|목회칼럼| 고리1호기 재연장에 대한 입장_가정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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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1호기 재연장에 대한 입장

< 가정호 목사, 세대로교회 >

 

전력난 이유로 수명 다한 고리1호기 연장 운영은 참으로 안이한 대처

 

 

교회는 하나님의 땅에서 오고 오는 다음세대 후손들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살아야 할 땅을 보존하고 관리해야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오랜 세월동안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계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망가트렸다. 여러 이유로 피조세계를 망가뜨리지만 핵을 사용한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어난 사고의 피해는 너무나 크다.

고리원자력 발전소 제1호기는 1971년 11월에 착공해 1978년 4월에 상업 가동을 시작한 원전이다.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고리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이다. 연간 47억 K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고리1호기는 2007년 6월 30일 설계수명이 끝났으나 시설을 보완해 10년을 연장 가동하고 있다. 결국 현재까지 38년째 가동 중인 셈이다. 하지만 고리1호기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아직도 널리 알려져 있지 않고 있다.

고리1호기 원자로를 준공한 1978년 당시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 건설 기술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뒤떨어져 있었다. 원자로는 150기압 이상과 320°c 이상 열을 견뎌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원자로가 한 주물에서 견고하게 제조한 한 통이어야 한다. 하지만 고리1호기 원자로는 세 개를 따로 주물에 구워내 용접으로 붙여서 만들어야 했다.

이런 점에서 고리1호기의 견고성은 한 통으로 제조된 것에 비하여 약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또한 원전 가동 1년 만에 다른 원전에서는 말기에나 나타나는 취성화(온도변화에 재료가 변화를 일으키는 징후) 현상이 나타난 것도 위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원전 23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 원전들이 일으킨 크고 작은 사고들이 600여 회를 넘었다. 그 중에 고리1호기에서 발생한 사고가 120회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 2011년 신동아가 보도한 ‘고리1호기 사고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분명 고리1호기는 즉시 가동중지 조치를 내림이 옳다. 이 보도에서는 미 국방성의 전망을 근거로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가장 큰 대형사고인 7등급 사고가 나면 즉사 3,864명, 30일내 사망 1만 5천 200명, 10년 내 3만 9천 100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유전 질환 24만 6천명, 허용치 이상 피폭자 159만 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대형 사고들과는 비교가 안 되는 인명 피해를 목전에서 봐야하는 끔찍한 일이다.

우리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의 교훈을 통해 노후 핵발전소의 안전성 문제가 단순히 인근 지역 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핵발전소 사고로 인해 발생한 치명적인 오염물질은 발전소 주변 수십 킬로미터에서 수백킬로 미터까지 확산되고, 태풍을 비롯한 다양한 바다 환경변화에도 전혀 사라지지 않으며, 후세대는 물로 다른 생물 종에게까지 생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뿐 아니라 바다의 어자원을 황폐화 시키게 된다.

현재 고리1호기 수명연장의 가장 큰 이유를 폐쇄에 들어가는 재정적인 어려움과 전력난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것은 그 위험성에 비하여 참으로 안이한 대처이다. 전력 전체 생산량의 1%도 안 되는 고리1호기의 연장 가동은 오히려 계산조차 어려운 고준위 원전폐기물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있을 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는 고준위 방폐장을 가지고 있지도 못하다. 임시 미봉책으로 수조에 열을 식히고 있을 뿐이다. 이런 저런 정황으로 볼 때에 고리1호기는 마치 시한폭탄처럼 위험하다. 따라서 재연장은 재앙을 부르는 결정이 될 수 있다. 즉각 폐쇄해야 한다.

고리1호기의 경제효과 타당성 여부를 조사한 바에 의하면 오히려 폐쇄하는 것이 옳다. 한수원은 경제적 이득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수명을 연장했으나 블랙 아웃 사태로 인해 6개월가량 정지된 바 있고, 최근 계획 예방 정비 후 재신뢰 불충분으로 가동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바 이미 경제적으로 적자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므로 폐쇄하는 것이 옳다.

실제로 기장 지역 지역구 위원 하태경의원 국회보고에 따르면 ‘고리1호기 계속 운전 경제성 분석’ 결과 지난 10년 연정기간동안 무려 3,397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된바 있다.

원자력 전문가들조차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는 최신 기술 기준이 반영되지 않아 안전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으므로 자체 기술진에 의해서만 진단해서는 안 되고 국가와 관민이 함께 참여하여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 시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장기간에 걸친 예방 정비에도 불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이상을 일으키는 고리1호기는 노후 원전의 전형임으로 마땅히 폐쇄되어야 한다.

정부나 관은 고리1호기 폐쇄 주장에 대한 문제를 단지 지역이기주의에 의한 주장으로 치부할 일이 아님을 주지해야 한다. 만일 고리1호기에서 후쿠시마 사태와 같은 사고가 초래된다면 부산과 경북과 경남 시민들의 생존이 불가능하며, 이로 인해 삶의 터전을 버리고 오갈 데 없는 수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국가 경영에 심각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차제에 사태의 심각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며 고리1호기의 폐쇄를 적극 수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