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와 신앙 ] 사람의 치료법 주님의 치료법_여봉구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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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치료법 주님의 치료법

여봉구 장로(남포교회)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을 실천하며 살아가면 코로나19 이후에도 하나님 나라는 완성될 것

수련을 마치고 선배님 병원에 봉직의로서 1년 근무 후 개원하여 지금까지 28년간 한자리에서 정형외과 의원을 개원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의사들처럼 의과대학생 때부터 주말마다 무의촌 의료봉사를 해왔고 여름방학 때는 벽지 의료봉사를 따라 다녀서 환자와 1차 의료 의사와의 관계에 익숙해 있었으나 5년간의 대학병원 수련기간과 1년간의 봉직의 생활 때는 주로 수술대나 입원병상과 같은 데서 만나는 비인격적 만남에 익숙해져야 했습니다. 지금도 전공의 시절 호랑이로 소문난 은사님들 밑에서 기죽어 지내던 시절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미소 짓곤 합니다. 
모자란 수면시간에도 짬을 내서 흘리던 눈물이 생각나면 그때로 돌아가기 싫어도 그 고생이 저를 성숙시켰다는 감사함에 찬양이 저절로 나옵니다. 다시 1차 의료 의사로서 개원 하던 날 그 엄격하시던 은사님이 제 등을 토닥이시면서 “흠 의사의 본업은 개업이라구, 이제 자네와 나는 동료 일세”하셨습니다. 후학이 황홀하게 들을 이 말씀 속에는 오랜 세월 의학에서 정진하며 전체적인 무지와 개인적인 무지, 사회적인 편견을 넘어서 의업의 장성한 분량까지 인격도야를 하고 얻은 겸손함이 담겨있었습니다.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원칙에 충실할 수밖에 없는 의사들은 기준이 없이 모호함을 매우 싫어할 수밖에 없어서 항상 판단의 근거를 찾습니다. 그 근거는 객관적일수록 좋지요. 의학적 실험과 달리 의료현장에서 명확한 근거와 성공에 대한 확신 없이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처방을 주장하는 것은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제가 개원 후 한 8년쯤 지났을 때, 주변에 7년간 누워 지내는 사람이 하나 있다는 소리를 듣고 왕진을 갔습니다. 단칸방에 누워있는 그 분과 인사 후 병세를 묻는데 거의 저를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기대할 것이 없었던 것이지요. 합기도, 태권도, 유도 등 공인 단수만 10단이 넘는 체격이 좋은 중년이었는데 병 수발하는 여동생 말이 오토바이 사고로 엉덩이를 다쳤는데, 침을 놓으러 오신 침술사가 ‘내 평생 이렇게 심한 경우는 처음이고 앞으로 걸을 수 없을 거라’고 판단하셨다 합니다. 진찰해 보니 좌측 고관절이 전혀 움직여지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대퇴골 골절인데 수술시기를 놓쳐 굳었겠구나 생각하고 일단 병원으로 옮겨서 방사선 촬영을 해 봤더니 아니! 골절 선은 전혀 없고 고관절 앞부분의 연부조직이 골화되어 움직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침술사의 제한된 경험으로 내린 성급한 판단에 그 분이 절망하여 치료를 포기한 것이죠. 그 가정에서 수입원 역할을 하던 식구가 일 손 놓고 희망도 놓으니 병석에서 말라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서둘러 여수 애양병원에서 나환자, 소아마비 환자를 위해 평생을 헌신하고 계신 선배님께 연락하여 수술을 받게 했습니다. 수술 받은 후 그분이 자신의 발로 걸어와서 만났을 때 보여준 희망찬 모습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환자에게 병세를 설명할 때 불가능이 없는 하나님의 권능을 인간이 제한하지 않도록 매우 조심하게 되었습니다.
의학은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페스트, 천연두, 폐렴, 스페인 독감 등 역사상 매우 무서웠던 전염병도 한 시대를 지나 소멸되고 암, 치매, 유전병 등도 병리가 연구되며 치료법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와 권력, 명예의 우상화와 우리 주위의 작은 자를 섬기지 못하는 교만과 사망권세에 굴복하는 절망이 더욱 무섭습니다. 우리 주님은 벌써 이 질병들에 대한 치료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많은 돈과 명예와 권력을 쌓아 놓고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바라던 오늘, 안락함과 고귀함을 누리지만 외로워하는 사람과 달리 많은 성도들과 교제하며, 못 가진 것을 비교하며 아쉬워하지 않고 주신 것에 감사하며 살아간다면 의사가 많아서 건강한 나라가 아니라 치료건수가 많은 나라가 되는 역설적 현상이 사라질 것입니다. 병에 걸리더라도 병이 주는 공포에 삼켜지지 않으며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살아가면 코로나19 이후 바뀐 세상에도 하나님 나라는 완성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