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총회의 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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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총회의 직무

 

우리는 지난 821호 사설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노회 직무의 수행에 대하여 살펴보았는데, 이번 호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는 총회의 직무를 교단 연합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합신 교단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교회가 있었지만, 모든 지교회들이 코로나19 감염 정도에 따른 정부의 다양한 방역 지침을 존중하며 실행해 왔다. 이런 면에서 정부가 교회들의 소모임을 통해 확진자가 발생한다며 교회의 소모임과 단체식사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린 것에 대하여 합신 교단은 억울함을 느낄 수 있다. 그 어떤 단체나 회사나 모임보다 더 엄격하게 방역을 실천했고, 실제로 확진자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은 개신교 내의 다양한 교단들에 대하여 잘 모른다.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 순복음, 구세군, 루터교, 성공회 등의 구별이 없고, 모두 개신교로 인식하고 있다. 심지어 대구에서 신천지를 통하여 확진자들이 대량으로 발생하기 전까지 일반인은 신천지도 개신교로 오인하였다. 우리는 이런 사태를 통하여 합신 교단이 자체적으로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이란 모토로 바르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신교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다른 교단들과 교파들도 범개신교라는 한 범주 하에서 잘 되어야 함을 깨닫게 된다.

코로나19 사태는 신천지와 같은 사이비의 정체를 드러냈고, 개신교 내에서도 비신학적이고 비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예배드려지는 교회들을 드러내었다. 건전하지 않은 교회들의 다양한 양태들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긍정적 면이 있다. 그런데 일반인은 그 문제 있는 교회들마저도 개신교의 보편적인 모습인 것으로 오해해버린다.

이런 면에서 우리 교단은 자체적으로 바른 신앙생활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다른 교단들과 교파들과도 연합체를 유지하여 개신교의 모든 지교회들이 건전함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일반 언론은 코로나19 감염이 심한 사태 속에서도 개신교 일부가 예배를 드리는 이유에 대하여 “전국 교단이 수백 개를 헤아릴 만큼 많다 보니 모든 교단이 통일된 운동방침이나 공동보조를 맞추기도 쉽지 않다. 교단 연합체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한기총 등으로 갈려 있다.”(2020년 4월 7일 연합뉴스 기사)라고 분석한다.

이것이 일반인의 개신교에 대한 인식이다. 합신 교단은 우리만 잘 하면 된다는 의식을 넘어서야 한다. 헌법은 총회의 직무 제10항에서 “규칙에 의하여 다른 교단 교회들과 연락하며, 그 교회들과 더불어 성결의 덕을 세우기 위하여 힘쓴다.”라고 말한다. 이런 면에서 합신의 총회장이 한교총의 대표회장이 되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다양한 교단들이 모인 한교총인지라 높은 수준의 일치된 신앙고백을 기대할 수 없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점에서 그리고 최소한 사도신경의 기준에서는 일치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일치된 수준에서 성경에 근거한 의견을 사회를 향하여 상황에 맞추어 표명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치리협력위원회와 신학연구위원회는 총회장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사회의 중요한 이슈에 대하여 성경적 견해가 무엇이고, 사회에 어떻게 현실감 있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신학적 토대를 제공하여야 한다. 중요한 사안일수록 진영 논리와 이념이 첨예하게 대립하기 쉬우므로, 합신 교단이 사람의 소견과 유행에 치우치지 않고 긴 안목에서 성경의 견해를 제시하도록 두 위원회는 깊이 있는 연구와 논의로 현실감 있는 제안을 정무적 감각으로 총회장에게 제시하여야 한다.

코로나19 대감염 사태에서 각 지교회의 충실한 방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두세 교회들만 방역에 실패해도 개신교 전체가 사회의 비판을 받는다. 모든 지교회가 철저하게 방역을 하려면, 이것을 독려하고 관리할 수 있는 행정력이 있어야 한다. 합신 교단은 자체적으로 이러한 행정력을 노회와 긴밀한 협조 속에서 갖추어야할 뿐만 아니라, 한교총과 같은 연합체를 통하여 개신교의 모든 지교회들에 대해서도 갖추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것을 위해서는 재정 지출이 요하는데 이러한 비용 없이 어떻게 좋은 결과를 기대하겠는가? 합신은 건전한 교단 연합체의 탄생과 유지를 위해서 여러 노력과 지출을 기꺼이 감당해야 한다.

언론은 일치된 연합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개신교가 하루아침에 분열상을 극복하고 몇 개의 교단으로 통합을 이루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연합체 대표든 교단 총회장이든 방역 대책에 협조하라고 지시할 권한도 없다. 그러나 전 세계 인류가 코로나19의 공포에 휩싸인 이때 교회가 이웃 사랑과 생명 존중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기성 교회가 신천지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란 지탄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라고 부정적으로 내놓는다.

일치된 연합은 매우 힘들 것이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성경의 가치이므로 합신 교단은 이 노력을 포기하면 안 된다. 개신교가 이웃 사랑과 생명 존중을 그 누구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실제로 실천하고 있음을 사회에 드러내야 한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린다고, 실제로 몇 지교회들이 개신교 전체에 대한 이미지를 흐리고 있다. 이런 일부의 지교회들을 관리하는 행정력을 교단 내와 교단들 간에 갖추는 노력을 지속하고 제12항의 총회 직무처럼 사회사업 등 선한 사업에 봉사할 때에 개신교는 백성에게 칭송을 받고, 구원받는 사람이 더하여질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를 노회와 총회의 직무가 살아나는 기회로 선용하면 합신 교단과 개신교는 더욱 튼튼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