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뜨락| 일상의 감사와 나라를 위한 기도 _ 류진명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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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뜨락

 

일상의 감사와 나라를 위한 기도

 

<류진명 청년 | 도산제일교회>

 

하나님은 다양하고 세세한 영역에서

이 나라를 위해 일하고 계신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이례적인 상황을 선사하였습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무엇도 바꿀 수 없는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을 아는 모든 이들을 변화시키심을 느꼈습니다. 그 중 개인적으로 크게 변화되었다고 생각하는 영역이 있어 나누려고 합니다.

제가 이번 사태를 통하여 변화된 영역은 당연한 것에 대한 감사입니다. 가장 크게 구원의 은혜에 감사,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제가 짓고 있는 죄악을 깨닫게 하여주신 은혜에 감사, 필요한 공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해주신 은혜에 감사 등 하나님께서 저에게 허락하신 특별한 은혜에 감사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감사의 영역에서 매 주일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 맑은 하늘을 보고 맑은 공기를 맡으며 산책하는 것, 대중교통을 타는 것 등 반복적으로 주어지는 수많은 은혜에는 무감각했던 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가끔씩 주어지는 은혜보다 반복해서 주어지는 은혜가 비교할 수 없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감사하지 못했던 저의 모습을 알게 된 후 회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현 사태에 대해 의문과 불평만 가지기 보다는 더욱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힘썼습니다. 놓치고 있던 은혜가 더 있지 않은지 점검하면서 감사의 영역은 점점 확장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당연하게 누려오던 것들에 공백이 생겼습니다. 그때에야 비로소 주어진 것이 얼마나 다양하고 많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 깨달음을 지속적으로 묵상하여 깨달음이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사태가 종식되고 마주할 일상들에 다시 무뎌지는 것이 아니라 더 크게 감사하며, 기쁨을 누리기를 소망합니다.

또 하나 이번 사태를 통하여 변화된 영역은 하나님의 마음으로 이 나라를 바라보는 것에 힘쓰게 된 것입니다. 저의 중보의 제목들은 제 눈앞에 있거나 저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으로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눈에 보이지도 직접적인 관계를 맺지도 않고 있는 우리나라는 알아갈수록 저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습니다. 세상의 문화는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 타락하였고, 그것은 제가 몸담고 있는 대학교 캠퍼스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타인의 아픔을 모른 체 하고, 사랑과 거룩이 아니라 쾌락과 탐욕만을 따라가는 이들을 보면서 점차 세상의 영혼들을 향한 소망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이 나라에 관해 알게 되는 부분들은 대다수가 악하기만 한 영역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을 마주하고 품으려고 애쓰기보다는 버거워하며 회피하기만 하였습니다. 그러다 가끔씩 나라를 위해 기도할 때에는 이미 주어진 기도제목 혹은 아주 추상적인 기도만 할 뿐이었습니다. 나라를 향해 진심어린 관심도 알아가고자 하는 의지도 없으니 당연히 깊이 있는 기도가 심겨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확진자들, 의료진들, 관계자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을 바라보며 제 마음 가운데 이 나라의 영혼을 향한 애통한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기도할 수밖에 없어 기도를 시작하였고, 조금이라도 더 기도를 심기 위해 나라에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고자 하는 노력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일만 알아보던 것이 점점 이 나라의 전반적인 영역으로 확장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하나님은 제가 생각하지도 못한 다양하고 세세한 영역에서 이 나라를 위해 일하고 계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면서, 수많은 후원과 자발적으로 봉사하는 다른 지역의 의료진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때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영역에서도 이미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통하여 일하고 계시는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이렇듯 코로나19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의료부를 비롯하여 그로 인해 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교육, 경제, 연예, 정치, 나아가 일상에 이르기까지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영역의 모든 부분을 주관하고 계심을 바라보았습니다. 동시에 하나님의 일하심이 이 나라의 회복을 향한 간절한 마음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나라를 위해 기도할 때 무엇보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기를 붙듭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기에 힘쓰며 기도할 때 가장 간절하게 기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시선으로 볼 때 세상은 조금의 소망도 없지만, 하나님의 마음으로 볼 때 이 땅은 소망이 가득합니다. 함께 하고 있는 청년 공동체를 통하여 진행된 전국 50일 릴레이 기도에 동참하였을 때 50일이라는 긴 시간을 넘어서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기도할 수 있게 된 것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소망을 붙들며 기도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릴레이 기도를 통해 여러 청년들이 고백한 내용을 보았을 때 큰 감동이었습니다. 개인의 자리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기도의 능력이 무엇보다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고백, 그간의 무관심을 회개하며 지속적인 기도를 이어나가겠다는 고백 등 많은 청년들이 이번 사태를 통하여 애통하는 마음으로 나라를 바라보고 있음을 경험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마음이 단지 이번 사태로만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품고 기도하는 주의 청년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