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편지| 굽은 어머니 _ 박부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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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편지

 

굽은 어머니

 

밭일 하다 영감 생각

길을 가며 딸 생각

골목에선 아들 생각

밥상에선 손주 생각

 

생각의 무게가

등에 얹힌 어머니

땅으로만 구부러졌네

 

이응자로 태어나

일자로 살다

기역자가 되고

니은자도 되고

시옷자로 굽어

다시 이응자로

돌아와

하늘 보는 날

 

어머니는 그제야

온 가슴을 펴고

 

우리 등에

생각의 무게를 얹네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