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신총장메시지| 이와 같은 때엔 _ 정창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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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신총장 정창균 목사

|합신 총장 메시지|

 

“이와 같은 때엔”

 

<정창균 목사 | 합신 총장 | 남포교회 협동목사>

 

나라는 전염병 때문에 난리고, 교회들은 예배 때문에 혼란을 겪고 있다. 예배를 위한 교회의 집회가 사회적 위험요소로 주목을 받는 이와 같은 때엔 우리 신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처신을 해야 되는 것일까?

 

  1. 직면한 현실

코로나 바이러스 하나가 온 세상을 뒤집어 놓았다. 코로나 확진을 알리는 재난경보는 전쟁터에서 울리는 경보같이 시도 때도 없이, 하늘이 아니라 각자의 핸드폰에서 요란하게 울려댄다. 세상이, 모두가, 모든 것이, 갑자기 부동자세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그 놈 하나가 흔적을 나타내면 모두가 “동작 그만”이다. “취소”되고 “폐쇄”된다. 질병으로 치부되던 ‘대인기피’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명분으로 국가적 캠페인이 되고 말았다. 마스크는 이 시대의 상징적 아이콘이 되었다. 당신과 나는 상관없고, 우리는 서로 관계를 맺지 말고 각각 살아야 한다는 각자에 대한 선언이다. 이번 사태에서 무엇보다도 확실하게 확인하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별 수 없는 인생인가 하는 것이다. 신자들은 마침내 소속 교회로부터 예배중지와 예배당 폐쇄 공지를 받고 있다. 국가와 질병관리본부와 사회는 교회들이 더 많이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이 강하다.

 

  1. 사안의 본질

교회가 직면한 사안의 본질은 분명하다. 감염병이 온 나라를 뒤집어 놓고 있는 위급한 상황속에, 감염병을 증폭시킬 위험성을 가진 집회를 계속해야 하는 교회는 어떻게 할지 처신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당연히 예배가 문제가 된다. 교회는 무엇보다도 예배 때문에 한 곳에 모이기 때문이다. 답은 간단하다. 예배를 중지하고, 예배당을 폐쇄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교회의 예배신앙교리와 정면으로 대립된다는 점 때문에 교회에는 심각한 문제가 된다. 예배를 중지하고 교회당을 폐쇄해야 한다는 요구가 권력이나 특정 세력의 신앙에 대한 핍박과 억압으로 오는 것이라면 교회의 대응은 간단하다. 순교할 각오로 그것을 거부하고 교회에 모여 예배를 드리다가 죽으면 죽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은 사안이 다르다. 감염병 때문에 발생한 사태다. 교회가 양보할 수 없는 교리와 회피할 수 없는 사회 안전에 대한 책임이라는 문제가 얽혀 있다.

여러 단체와 교단들이, 신학자와 교회지도자들이, 이런 경우에 온라인 예배로 드리는 것은 성경적으로도, 신학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온라인 예배의 정당성과 유효성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아직도 논의 중인 교회도 있다. 끝까지 예배를 폐쇄할 수는 없다는 교회도 있다. 그러나 초대형 교회들을 포함하여 숱한 교회들이 당분간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고 교회당은 폐쇄하기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공권력을 발동한 긴급명령에 의한 종교집회 장소 폐쇄 등을 운운하며 교회들을 향하여 으름장을 놓듯이 한 어느 도지사의 판단은 전혀 명석하지 않다. 그가 그것을 실행에 옮기면 자발적으로 폐쇄했던 교회들을 다시 교회당으로 불러내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1. 걱정

예배를 인터넷으로 드려도 좋은가,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드리는 것이 신학적으로, 성경적으로 정당한가, 아니면 목숨을 걸고라도 예배를 평소대로 드려야 하는가, 이것이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구름은 흘러가도 하늘은 남듯이, 코로나는 지나가고 그 상황을 전제로 내린 결론만 보편적 원리로 둔갑하여 살아남아 작동하게 된다면 교회는 심각한 후유증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단순히 온라인 예배의 성경적, 신학적 근거 찾기에 매몰되면 한국교회는 머지않아 특수성의 보편화 오류에서 오는 심각한 후유증에 휘둘릴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예배당에 모이는 예배여야 한다는 주장에 집착하면 한국교회는 걷잡을 수 없는 비난과 무책임에 대한 책임추궁에 휩싸일 수 있다. 세월이 흐른 후에, 위기 때에도 마스크 쓰고 나와서 예배드린 소수 교인들과 예배에 나오지 않은 다수 교인이 있었다는 사실만 역사로 살아남아서 목숨 잃을 각오를 하고라도 예배는 드려야 된다는 순교적 신앙과 현실 타협의 편의주의적 신앙의 표본으로 프레임이 짜지고 교인은 마스크 파와 온라인 파로 분류되는 후유증을 앓게 되면 어쩌나. 이래저래 장래 걱정이 많다.

 

  1. 가장 중요한 일

이와 같은 때엔, 예배 폐쇄에 대한 논의와 필연성과 정당성 확보를 위한 논리구축 정도가 우리가 열심 내는 전부여서는 안 된다. 감염병을 방지하기 위한 교회적 방책을 세우는 것이 관심의 전부여서도 안 된다.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믿는 신자라면 그 이상의 것을 해야 한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이고 신학적으로 정당한 처신이 아니라, 신앙인의 처신을 취해야 한다.

“혹 내가 하늘을 닫고 비를 내리지 아니하거나… 혹 전염병이 내 백성 가운데에 유행하게 할 때에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대하 7:13-14).

하나님 앞에 나아가 자기를 낮추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회개하고 손을 들고 부르짖어 하나님의 얼굴을 찾아야 한다. 재앙이나 전염병이 닥치면 성전에서 혹은 성전을 향하여 손을 들고 하나님께 기도하라고 하셨다. 목회자 혼자라도 새벽마다 나가고 저녁마다 나가서 한국교회를 대신하여, 이 나라를 대신하여 재 가운데 앉은 자의 심정으로, 굵은 베옷을 입은 자의 마음으로, 우리를 당신의 이름으로 일컬어지게 하신 하나님의 얼굴을 찾기로 결단해야 한다. 그런데 재앙과 전염병이 번지니 성전으로 나아오라고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외면하고 성전을 비워놓고 도망가는 형국이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흩어놓으시는 시대의 징조를 보아야 하고, 시대의 징조에 반응해야 한다. 거기에 이 시대 신자와 교회지도자들의 지혜와 믿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