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칼럼|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교회는? _ 이승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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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칼럼|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교회는?

 

<이승구 교수 | 합신, 조직신학>

 

진정한 교회 공동체 회원들은 항상
어느 사회 속에서든지 성숙한 시민의 모습을 드러낸다

 

* 최근 기독교보(2월12일자)에 실린 글로 필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다.-편집자 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적인 위협을 주는 상황 속에서 각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이 증상의 확산 위험에 대해서 처음으로 경고하면서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던 우한시 중심병원의 34세 젊은 의사 리원량(李文亮)이 환자들을 치료하다 감염되어 결국 세상을 떠났다. 각국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다들 최선의 노력을 한다고 하는데, 어떤 나라는 좀 더 잘 하고, 어떤 나라는 그야말로 허둥지둥 뒷북을 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중국의 경우에는 정부가 주도하여 교회 공동체의 모임도 금지하고 있다. 적어도 칭다오(청도)에 있는 교회의 상황은 전화 통화로 전해 들었으니 분명한 사실임에 틀림이 없다. 우한에서 상당히 먼 칭다오의 상황이 그러하다면 우한의 상황은 어떨지 짐작된다.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아마 다른 나라,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정부가 나서서 교회 공동체의 모임을 제재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든다. 제발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상황이 심각해지면 각 교회 공동체가 스스로 공동의 집회를 얼마간 열지 않고 다른 방책을 제안할 수는 있다. 절대로 정부가 교회 공동체에 간섭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교회가 스스로 자제할 때, 이럴 때 인터넷 매체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요즈음 새벽 기도 때의 말씀을 공유하는 그런 방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그런 사태가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우리 모두 이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늘 그래야 하지만, 특히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의 교회 공동체는 공동의 기도와 각 가정과 개인의 기도에 더욱 힘써야 한다. 기도한다는 것은 우리가 인간의 가장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인간들의 노력이 상당히 무력해 보이는 이런 심각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살아계신 삼위일체 하나님께 기도해야 한다. 창조주이시며 구속주이신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일반은총 가운데서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시기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기도의 내용은 여러 가지이다. 일단 지금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확진된 사람들이 죽음에 이르지 않기를,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치유되기를 기도해야 한다. 감염자를 위한 치료 방책을 잘 찾고, 이들을 치료하시는 선생님들을 주께서 붙들어 주시고 보호하시며, 그들의 손길을 사용하셔서 치료해 주시기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그리고 각국이 일반은총 가운데서 잘 대처하고, 이 증상이 더 번져 가지 않기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이렇게 과학이 발달했다고 하는 상황 속에서도 이런 일이 왜 발생했는지 우리는 정확히 모른다. 인간의 무력함을 절감하며 하나님 앞에서 오만함을 가지지 않고, 삼위일체 하나님의 뜻을 잘 깨달아 가는 데로 돌아오기를 위해 간구해야 할 것이다. 이런 근본적이고 정상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중국을 비롯해서 온 세상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대로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자신들의 꿈을 꾸는 한, 계속해서 이런 문제 앞에 설 수밖에 없음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이런 인간의 연약함을 인정할 때만이 아니라, 인간이 무엇인가를 잘 하는 듯이 보일 때도 인간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의식하는 태도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기도는 연약할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강한 힘이 있다고 느끼는 그 순간에도 해야 한다. 우리 삶의 한가운데서 우리의 모든 것을 아뢰고, 피조물로서 우리가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모든 사람이 가장 정상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서 하나님께서 우리네 인간들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심각하게 묻고, 그분의 뜻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위한 가장 기본적 행동은 기도하는 일이다.

교회 공동체는 기도만 하는 공동체는 아니다. 이번 사태를 비롯해서 우리들의 많은 문제를 우리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할 때, 그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교회 공동체가 해야 한다. 우리 공동체에 속한 많은 사람이 의사와 간호사가 되어 사람들을 돌아보는 일에 힘써 오던 것이, 우리가 안정된 직업을 가지고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와 같은 때를 위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전문가로서 일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의료진뿐만 아니라 행정 기관에 있는 사람들도 이 문제 앞에서 우리 사회를 잘 보호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 자기의 일을 잘 감당함으로 이 증상의 전파를 막도록 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만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의 이런 노력이 의미 있게 드러나려면 수많은 비전문가가 전문가들의 인도를 따라서 자기 자리에서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그리하여 사회 전체가 스스로 판단하고 접촉을 줄임으로 이런 증상의 전파를 막기 위해서 노력하는 때에 교회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이 앞장서서 불편을 감수하며 실천해야 한다.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이런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데 자기들은 별문제가 없다고 좋아하거나, 그저 자신들만의 안위를 위하는 소시민적인 태도는 비방 받아 마땅한 것이니 (우리가 얼마나 이런 상황 속에 있기 쉬운지 생각하면서 우리는 회개해야 한다!), 우리는 그런 태도를 가지지 말아야 한다. 그저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 상황의 해결을 위해서 여행을 자제하고, 혹 불가피한 여행이 있었으면 혹시 있을 수 있는 확산을 대비하여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내가 내 마음대로 다닌다는 데 누가 무엇이라고 할 것이냐는 식의 태도를 가지지 말아야 한다. 이런 데서 성숙한 시민됨이 무엇인지, 시민 의식을 가지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가 드러난다. 이런 성숙한 시민됨의 드러남은 이 사태의 해결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그러므로 진정한 교회 공동체 회원들은 항상 어느 사회 속에서든지 성숙한 시민의 모습을 드러내게 되어 있다. 그들의 정상적인 모습은 항상 그 사회 속에서 가장 건전한 판단력을 지닌 성숙한 시민들의 모습이 된다. 그러지 못한 교회 공동체는 그야말로 부족하고 연약하며 자기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교회 공동체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 한국 교회의 민낯일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상황 속에서 우리는 모두 회개하면서 진정한 기도를 계속하며, 이 사태의 해결과 이 사태 너머에 있는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항상 힘써야 한다. 주께서 이 참상 가운데 있는 우리를 참으로 불쌍히 여겨 주시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