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창의성 있는 교회 교육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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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창의성 있는 교회 교육을 기대한다

 

 

기독교문학을 연구하여 큰 공헌을 한 어느 문학평론가의 고백을 상기한다. 그가 신학대 시절 재능을 살려 문학 공부를 하고 싶다 했더니 담당 교수가 “자네 타락했구만”하고 핀잔을 주었다는 것이다. 신학대니까 신학에 몰두하라는 좋은 충언이었겠지만 이후 신학적 배경으로 혁혁한 문학 활동을 한 그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사건이었을 터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원론을 품고 산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극복되지 않는다. 상당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전인적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성숙을 지향하는 성경적 가치관의 교육과 함께 실생활 전반에 효과적 적용을 위한 창의적 실행 프로그램이 절실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프란시스 쉐퍼나 한스 로크마커 같은 이들은 예술과 그리스도인의 생활에 대한 가치관의 정립을 촉구했다. 그들의 결론은 그리스도는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의 주인이시며 그래야 온전한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문화 전반에 적용된다. 핵심은 성경적 세계관을 잃지 않고 그것을 적극 반영하는 문화응전적, 역동적 삶이다. 따라서 교회의 교육도 성경 본문과 아울러 우리 삶의 제반 가치에의 적용적, 실천적 교육이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창의적 상상을 토대로 창의성 있는 교육을 디자인하여 실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어느 한 계절에 그칠 일이 아니라 연중 준비하고 실천해야 하는 교육활동이다. 교회 교육은 이 일을 위해 존재한다. 어떻게 하면 성경적이면서도 창의성 있게 교육하고 학생들의 창의성을 더욱 발현하도록 키워 줄 것인가? 이런 목표를 지향하는 교육이 그리스도인들의 창의성을 계발, 추동하며 전인적 성숙에 도움을 준다.

그러므로 교회에서도 재능 깨우기 프로그램을 자주 가질 필요가 있다. 기독교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백일장, 그림, 서예 대회, 서각 만들기, 사진 콘테스트나 동영상 제작 발표회, 성경적 과학 공부 등 개인별 그룹별로 문학과 예술, 과학 관련 프로그램을 연구 실행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같은 성경 공부를 하더라도 체험적 활동은 여전히 유효하다. 가령 예전에 전통적으로 수련회 프로그램 중의 하나였던 천로역정이나 출애굽대행진 같은 것은 다소 어설픈 면도 있지만 첨단 기기가 없던 시대에는 뚜렷한 시청각적 체험 프로그램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것을 다듬어 이 시대에 걸맞게 변형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아울러 전국의 아름다운 수목원, 휴양림들을 활용하여 숲에서 진행하는 문자 그대로의 숲 캠프로 진행하는 수련회도 좋을 것이다. 개미에게로 가서 배우라는 말씀처럼 동식물들을 세세히 관찰하며 성경의 동물과 식물들에 얽힌 성경적 교훈들과 사건들을 결부하여 배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것은 예수님이 쓰신 교육법의 하나이다. 이는 하나님이 지으신 창조세계의 아름다움을 누리고 찬양하는 기회이고 만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치를 그 속에서 깨닫게 해 준다. 덧붙여 순교지를 비롯한 기독교 역사 현장이나 DMZ 탐방으로 한국교회와 나라를 위해 함께 기도하는 것도 같은 류의 효과적 체험 프로그램이다. 그 안에서 성경적 공동체 의식은 물론 성경적 가치관을 생생히 함께 고민하며 정리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가치관과 연관된 교육 방법 중, 학생들(교인들)의 질문들을 받아 그에 대한 응답을 중심으로 시간을 편성하여 평소 또는 계절 교육활동으로 교육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왕에 그런 책들이 나와 있긴 하지만 현 시점에서 학생들로부터 직접 받은 질문들은 또 다른 생동감을 주고 지금 여기에서의 그들의 고민과 궁금증을 파악하는 데 유익하다. 성경 해석 난제들을 포함하여 시의적인 문제들(예컨대 성평등, 동성애, 안락사, 전쟁과 평화, 난민 등 기독교적 윤리와 연관된 제반 사항들)과 교리나 성경의 내용에 대한 교과서적인 궁금증들을 백문백답 형식으로 정리하고 설교나 강의, 토론, 야외 체험학습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차례로 다루어 나가는 것은 언제든 실효가 있다. 교육 담당자는 연중 그 문제들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정리하는 학습의 기회를 갖는다. 심화된 연구와 실행 과정을 통해 전공인들에게 자문하거나 강사들을 초청하기도 하고 기왕의 자료들을 섭렵하며 더 좋은 답변을 위해 노력하다 보면 피차 큰 결실이 있다.

본보는 이미 748호 사설(‘교회 계절교육 활동의 지향점‘)을 통해 창조세계 교육, 역사 교육, 가치관 교육을 강조하였고 한국의 성경학교가 성경(text)을 가르치면서 삶(Context)을 함께 다루는 데 인색하지 말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반복하자면 삶을 다룬다는 것은 단지 인생의 근본적인 의미를 성경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지식으로만 습득시키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삶의 여러 영역과 실제적 양상들에 대한 성경적인 문답과 좋은 실습, 체험과 가치관 교육을 병행한다는 뜻이다. 이는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창의적 교육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능동적 교육이 있는 교회는 참으로 복된 교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