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노회의 순기능과 목회자의 자세_정요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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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의 순기능과 목회자의 자세

< 정요석 목사, 세움교회 >

 

목사들은 지교회들에 대하여 균형과 절제 어린 건전한 관심 가져야

 

하지(J. A. Hodge)가 쓴 “교회정치문답조례”(What is presbyterian law?)의 제28문에서는 “목사가 노회의 허락 없이 지교회를 세울 권리가 있느냐?”라고 묻고, “장로회 정치에서 교회를 세우는 일은 노회가 행할 일이요, 목사라도 개인의 자유로는 행할 수가 없다”라고 답합니다.

노회는 어느 지역에 지교회가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하고, 그 지교회의 목사는 누가 적절한지를 판단합니다. 목사는 자신의 물질과 노력과 리더십으로 지교회를 개척하고 성장시켰을지라도 그 교회는 노회에 속한 지교회이고, 노회에서 공교회라는 넓은 관점에서 자신으로 그 교회를 목회하게 한 줄로 알아야 합니다.

저도 세움교회를 개척한 16년간을 살펴보니 그간 쏟아 부은 것이 많습니다. 교회당 건축 때는 부모님의 집을 팔아 일부 헌금도 했습니다. 이렇게 개척교회 목사가 자신이 가진 많은 것들을 쏟아 부으니 교회에 대한 소유권 의식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은퇴를 할 즈음에는 본전 생각이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소유권 의식을 방지하기 위해서 개척교회 목사는 자신의 인격과 신앙을 넘어서는 헌신을 너무 많이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지교회 목사들을 10년과 같은 적당한 기한을 두어 순환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세움교회는 교회 설립일이 1999년 4월 24일입니다. 원래는 1998년 9월 27일에 한 성도의 가정에서 첫 예배를 드렸지만, 노회의 허락을 받은 후에 설립예배를 드린 날짜를 교회 설립일로 정하는 것이 좋다고 노회의 선배들이 권면해 주셨습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교회 설립일에 세움교회는 남서울노회에 속한 지교회임이 드러나고, 보다 크고 넓은 교회가 노회이고, 모든 지교회들이 하나님 앞에서 하나이고 모두 소중하다는 것이 나타난다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사업가가 기업을 세워 모든 열과 성을 쏟아 부어 성장시키고 자신의 소유권으로 삼듯, 개신교 목사들은 이런 개척과 도전 정신으로 교회를 성장시킨 면이 있지만, 동시에 사유화를 비롯한 여러 부작용도 적지 아니 발생했습니다.

요사이 적은 성도수의 교회로 장로가 없는 경우 견제세력이 없어서 그런지 목사 독재가 더 강하게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목사가 은퇴를 할 때 후임자를 두는 대신에 아예 교회를 폐쇄하고, 교회의 재산을 목사가 상당 부분 차지하려는 일들이 종종 벌어집니다.

교회의 규모가 크나 작으나 사유화라는 유혹은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유혹을 건강하게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공교회의 개념은 더욱 강해져야 하고, 이런 의미에서라도 목사들은 노회 정치에 건전하게 참여하여, 다른 지교회들에 대하여 균형과 절제가 어린 건전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모두가 부족한지라 건전한 관심이란 명목으로 오히려 지교회에 지나치게 간섭하고, 때로는 불순한 정치까지 하며 사욕을 채우려고 하지만, 그래도 장로 정치 체제를 택한 우리는 서로가 참여하여 서로를 격려하고 권면해야 합니다.

성경을 보아도 교회의 이름은 “갈라디아 교회”, “고린도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 등으로 지역명을 썼습니다. “교회”라는 단어에 이미 사랑, 소망, 믿음, 평안, 에덴, 세움 등의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에 지역명을 지교회들의 이름으로 써서 지교회들을 구분하는 것 이외에, 교회의 이름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이러한 원칙을 로마 가톨릭은 대부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신교는 지교회들이 너무 많아져서 그런지 언제부터 지역명 대신에 다양한 교회명이 쓰이고 있습니다. 갈수록 교회 이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볍고, 민망하고, 자극적인 단어들이 쓰이고 있습니다.

지교회가 목사나 성도들의 자유로운 결정이 아니라 노회의 결정으로 설립된다는 원칙이 유지되면 교회 이름도 자연스럽게 지교회가 세워지는 지역명을 쓸 가능성이 높습니다. 노회는 이런 결정을 통하여 어느 지역에 지교회들이 편중되지 않게 지역 안배도 하고, 목회자의 균등한 사역에도 어느 정도 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 개인이 자본주의에서 회사를 세우고 자신의 소유로 삼듯이 지교회의 설립도 목사나 몇 성도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소유권도 그 목사와 성도들에게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히 교회 이름도 목사와 성도들의 취향에 따라 결정되고 있습니다.

세움교회는 처음에 서초동에서 설립되어 10년간 있었습니다. 그때 교회 이름이 “서초교회”였습니다. 6년 전에 상도2동으로 이사 오며 “상도교회”, “상도제일교회”, “상도중앙교회” 등으로 하려고 했는데 주변에 이런 교회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래서 부득이 “세움교회”로 했습니다.

우리 교회처럼 이런저런 이유로 지역명을 쓰지 못한 교회들이 많을 것입니다. 또 지역명을 썼다고 해서 꼭 공교회성이 높은 것도 아닙니다. 어떤 경우에는 노회의 순기능이 역기능보다 현실적으로 얼마나 높은가도 조금은 의문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성경에 따라 장로 정치 체제를 택했으므로 순기능이 풍성하게 펼쳐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