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27, 성경 66권 말씀으로 살아 가기를” 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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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7, 성경 66권 말씀으로 살아 가기를”

신다혜_진성교회 중등부3년

처음으로 가보는 기독교 관련 수련회, 더군다나 큰 교회에 1,500명이 모이
는 꽤나 대규모의 수련회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에 부풀어 출발했던 수련회였
다. 청소년은 여덟 명이 전부인 작은 교회를 다니는 나였기에 예수님을 믿
는 많은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약간의 긴장감 섞인 설레임을 
가지고 있었다.

개최장소인 할렐루야 교회에 도착하고 강당에 들어서서 찬양과 공연을 드린 
후 처음으로 접한 프로그램은 ‘예끼’의 뮤직 퍼포먼스였다. 동양적 분위기
의 영상으로 시작해서 북과 막대기 등을 리듬감 있게 연주하고 춤을 추는 모
습이 인상적이었다. 가락 연주는 거의 없었으나 다양하고 정교한 박자만으로
도 흥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모든 장면 장면들이 역동적으로 흘러갔고 또한 
동시에 웃음을 듬뿍 선사했다. 

수련회를 다녀온 지 조금 시간이 흘러간 지금, 그들의 공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꼽으라고 한다면 무대 조명을 껐을 때라고 대답하겠다. 알 
수 없는 말과 손동작으로 공연을 하던 중에 유일하게 똑똑하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했던, 그리고 넓은 강당을 울렸던 한 마디, “하나님은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라는 그 한 마디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설교는 김신근 목사님의 설교였다. 김 목사님
의 설교 제목은 ‘주님 안에서 성공하는 청소년’이었는데 그때 말씀하신 많
은 문장들 중에서 지금 기억에 남는 한 문장이 있다면 그것은 “당당하라”
이다. 

왜 크리스천인 것을 당당해 하지 못하느냐는, 조금쯤 질책섞인 목사님의 말
을 들을 때 나는 충격을 받았다. 항상 교회에 다닌다고, 나는 크리스천이라
고 말하면서 과연 그 사실로 인해 어디에서나 당당하고 떳떳했던가? 예수님
을 알리는 데 적극적이었던가? 그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
었다. 부끄럽지 않을 수 없었다. 반성의 계기를 주었던, 그래서 그 한 마디
만으로도 내게는 충분히 값진 설교였다.

박영선 목사님의 설교도 기억에 남는다. ‘반석 위에 지은 집’이라는 제목

로 하셨던 이 강의는 ‘하나님과 만나는 비밀번호, 3927’이라는 이 수련
회의 주제와 가장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자칫 착각하기 쉬운 성경 구절을 풀이해 주시는 설교를 들으면서 성경을 올
바르게 이해한다는 것이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집의 모양새와 상관
없이 그 기반이 모래인가 반석인가가 심판날에 천국과 지옥을 결정한다는 내
용의 설교였다. 어떤 나무, 즉 어떤 열매를 맺는가로 심판을 받는 것이지 열
매의 갯수가 얼마나인지는 심판과는 무관하다는 설교였는데, 어쩌면 조금 어
려웠다고도 할 수 있는 강의 주제였음에도 목사님께서 설교를 재미있게 해 
주셔서 편안하게 들었던 강의였다.

그 외에도 많은 강사분들께서 훌륭한 주제로 설교를 해 주셨다. 강의의 전체
적인 분위기는 엄숙하고 딱딱하기보다는 익살이 있고 즐거운 분위기였다. 대
부분의 강사님들이 강의를 재미있고 많이 웃을 수 있도록 진행시켰고 나로서
는 그런 분위기가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즐거웠다.

수련회에 참가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찬양과 기도 시간이었다. 우리 교회
의 성격상 항상 앉아서 찬송가만을 보며 찬양에만 익숙해져 있던 
나로서는 
율동하고 춤추는 찬양 시간에 대한 낯선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찬양을 부
르며 율동을 따라 하고 때때로 춤추며 뛰어오르는 모습들과 통성기도 시간에
는 기도를 드리면서 눈물을 흘리는 친구들도 드물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
다. 

사실 나는 지금껏 교회 내에서를 제외하면 일상 속에서 신앙이 깊은 또래 친
구들을 만나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찬양과 율동이 낯설었다기보다는 
1,500명이 함께 하나님께 한 마음으로 예배를 올린다는 사실, 오직 한 분을 
위해 한 목소리로 찬양을 부른다는 그 사실에 놀랐다. 나와 비슷한 또래들과
의 집회였기에 더더욱.

다만 강의 시간에 주변을 돌아보면 졸고 있는 사람들이 간간히 눈에 띄었던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림돌이 된다. 찬양 시간에는 열성으로 찬송하면서도 정
작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에는 마음을 다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약
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찬양을 담당했던 블루파이어의 피아노 담당 연주자가 수련회 첫날에 했던 말
이 있다. 꼭 이 수련회에서 하나님을 만나기를 바란다고. 하나님을 만났다
고 감히 확신할 수는 없지만 하나님을 보다 더 많이 
알 수 있었던 계기가 
된 수련회였다. 

3927. 철저히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66권의 신구약 성경에 기초하여 알아
가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던 기회였고, 여러 의미로 좋은 강사들과 은혜로
운 말씀들을 많이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이런 기회가 내게 주어졌다는 것
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