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강좌|역사와 구원역사(3)_김영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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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강좌

역사와 구원역사(3)

김영재 교수_합신 역사신학

편지자 주 | 역사에 대한 이해는 단순하지 않다. 그러나 단순히 역사를 시간
의 흐름 정도로 생각하는 막연한 지식만으로는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통치하
시는 경륜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 이에 “역사와 구원 역사”라는 제목 아
래 3회에 걸쳐 지상강좌를 연재한다. 연재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성경에 나타난 역사의 동인(動因)
2. 구원 역사의 의미
3. 구원 역사와 기적의 의미
4. 역사와 구원 역사
5. 기독교 종말 신앙의 특이점
6. 그리스도인의 역사 의식
7. 한국 그리스도인과 역사 의식

6. 그리스도인의 역사 의식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시간과 공간의 세계를 지으신 하나님께서 만물
을 운행하시며 인류의 역사를 주관하시는 것을 믿습니다. 이런 믿음을 가진 
하나님의 백성이라야 옳은 역사의식을 가지게 됩니다. 다니엘서 2장에 보면,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왕위에 있은 지 2년에 꿈을 꾸고는 잊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다니엘이 그 꿈을 알아내고 그 뜻을 풀이했습니다. 왕이 꿈에 본 것
은 큰 우상이었습니다. 그것은 느부갓네살 이후 제국들의 역사와 종말을 상징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상의 머리는 정금이고 가슴과 팔은 은, 배와 넓적다리
는 놋, 종아리는 철이고 발은 철과 진흙이 섞인 것인데 사람의 손에 의하지 
아니한 돌이 날아와 우상을 다 부수어 버리는 광경을 본 것입니다.

기이한 느부갓네살의 꿈

느부갓네살이 전에 없었던 권력과 영광을 누리고 있지만 그의 뒤로 그보다는 
못한 다른 나라가 일어나고 또 그 뒤를 이어 나라들이 일어난다는 뜻이었습니
다. 먼저 있던 나라를 쳐부수고 새로운 나라들이 일어나지만 종국에는 세상 
나라들은 다 멸망하고 영원히 멸망하지 않는 하나님의 나라가 세워질 것을 보
여주시는 꿈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역사를 주관하신다는 것을 보여 주시고 
왕이 누리는 권세와 영광이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려주시는 꿈이었습니
다.
느부갓네살은 역사의 미래를 알게 된 왕답지 않게 금으로 우상을 만들어 백성
들로 하여금 거기 절하게 했습니다. 권력자들은 역사를 이루는 역할을 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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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대체로 역사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설사 있
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무슨 업적을 쌓아 역사에 오래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가 일쑤입니다. 그것은 바벨탑을 쌓던 사람들이 가졌던 부
질없고 하나님 보시기에 가증스런 욕망이지 역사의식은 아닙니다. 그런 야망 
때문에 일을 저지르거나 그르칠 경우가 많습니다. 정복자가 되고 독재자가 되
어 사람들을 억압하거나 도탄에 빠트리기가 일쑤입니다.

역사를 모르면 바벨탑 쌓게 돼

역사에 관심을 두고 역사의 뜻을 묻는 사람들은 정복하고 다스리는 권력자나 
정복자 혹은 그 통치 아래 있는 민족보다는 압제 당하는 사람들, 곤경에 처
해 있는 사람들이 역사의 의미를 묻고 역사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관심
을 가집니다. 현재에 그들이 처해 있는 압제와 고난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의 
도래를 바라는 데에서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가집니다.
그러나 역사에 관심을 둔다고 하여 누구나 다 역사의 의미를 아는 것은 아닙
니다. 시간과 공간의 세계를 창조하신 전능하신 하나님을, 역사를 주관하시
는 하나님을 알지 못한다면 아무도 역사의 시작
과 종말에 관하여 진정으로 알
지 못합니다. 창조주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 헬라인들이나 옛날 게르만들이나 
혹은 이스라엘 주변 나라 사람들처럼 역사를 그저 운명으로 알거나 아니면 수
레바퀴처럼 돌고 도는 것이라는 순환적인 역사관을 가질 뿐입니다.
인류 역사에서 역사의 의미를 가장 많이 묻고 역사에 관하여 가장 많이 말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구약의 선지자들입니다. 그들이 계시를 통하여 알게 된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이시오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구원하
셔서 당신의 백성으로 삼으신 하나님이시며, 당신의 뜻을 말씀을 통하여 나타
내실 뿐 아니라 역사를 통하여 나타내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역사에 깊은 관심 가진 선지자들

구약 성경의 여러 책을 우리말로는 보통 넷으로 분류합니다. 첫 다섯 권이 모
세오경입니다. 그리고 여호수아, 사사기, 사무엘 상하, 열왕기상하를 역사서
라고 합니다. 그리고 선지서와 시가서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히브리어 성경에는 우리가 역사서라고 하는 책들을 전선지서라고 하
고 선지서는 후선지서라고 부릅니다. 구약에서는 역사가 곧 하나님의 뜻을 알
리는 선지서라는 
뜻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선지자가 하는 일이 하나님께서 
직접 하신 말씀만 기록한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역사, 하나님께
서 당신의 뜻을 계시하시는 역사도 기록한 것이라는 뜻입니다.
선지자들은 이스라엘에 닥쳐오는 전운을 보고, 이스라엘과 유다가 강대국에
서 짓밟힐 것을 내다보았습니다. 아니 그런 계시를 받고, 택한 백성이 왜 그
래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아모스, 하박국, 말라
기 등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백성이 믿지 않으며 교만하고 포악한 통치자와 정
복자에게 압제를 당하게 될 것을 미리 알고는 왜 그래야 하는지 고민하고 전
율하며 울부짖으면서 하나님께 호소하는 한편, 징계에 대한 경고와 하나님께
서 알리시는 구원에 대한 복음을 백성에게 전했습니다.

역사 알면 하나님도 알아야

하나님께서 느부갓네살에게 보이신 역사의 환상만 하더라도 왕을 위해서보다
는 다니엘을 위해 보여 주신 것입니다. 포로로 이주하게 된 하나님의 백성들
의 귀향과 예루살렘 성의 수복과 성전의 수축을 위하여 하루 세 번씩 기도하
는 다니엘에게 하나님께서는 당신께서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이심을 다시
금 상기시켜 주신 것입니다. 바벨론의 포로 생활에서 벗어날 날이, 예루살렘
으로 귀환할 날이 머지 않은 것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곧 하나님의 구원을 바라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하여 주신 것
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심을 바라고 이 세상에서 신앙을 지키기 
위하여 때로는 핍박과 고난을 감수하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하여 주신 것입니
다. 이 세상에서 나그네와 같이 사는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새 하늘과 새 땅
에서 그리스도를 영원히 모시고 사는 것을 소망하도록 보여 주신 예언의 환상
입니다.

7. 한국 그리스도인과 역사 의식

우리 민족은 역사에서 외세의 침략을 많이 받아 왔습니다. 특히 19세기 말경
부터 열강의 식민 세력 팽창의 각축지가 되면서 고난의 역사를 살게 되었습니
다. 1905년에는 나라가 외교권을 박탈당함으로 말미암아 독립한 나라로서의 
주권을 상실했습니다. 1910년 우리나라가 치욕스럽게도 일본에 합병되면서부
터 1945년까지 온 민족이 포로 생활을 하듯이 일제의 압제 하에 살아야 했습
니다. 수탈을 당하고 이름까지 바꾸면서 말할 수 없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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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 된지 반세기를 자났는데도 우리는 분단국 민족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난의 어두운 역사를 살면서 역사의 의미를 물으며 예명을 기다리던 
우리 민족이 얻은 선물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입니다. 주변의 어느 나
라나 민족보다도 풍성하게 복음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이 땅위에 많은 교회
가 서고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시기를 기도하는 성도들, 하나님의 백성들이 
그 어느 이웃 나라보다도 많이 생겼습니다. 고난의 역사를 살아왔으므로 한국
에서는 오늘과 같이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 된 것입니다.

역사 속에서 그리스도 보아야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 땅 위에 있으나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 것을 기
뻐하며 사는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는 하늘나라의 시민권
을 가진 사람이지만, 이 땅 위에 대한민국의 시민으로 삽니다. 우리의 생명
이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원히 사는 생명을 덧입게 될 것이므로 귀하듯이 장
차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받을 하나님의 자녀로서 그 나라를 바라며 살도
록 부여받은 이 땅이 귀하고 내가 사는 나라가 귀합니다. 그리고 더불어 사
는 겨레가 귀합니다. 우리
가 사는 이 강산과 이 나라는 하나님께서 우리 조상
들을 통하여 주신 자연 은총의 선물입니다.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 이 세상을 인류에게 삶의 터전으로 주셨으나 마침내
는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 나라들을 심판하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께서 마침내
는 당신을 믿는 백성을 온전히 다스리실 그 날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바라봅
니다. 

하나님 통치 바라볼 수 있어야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역사의식을 가졌으므로 역사에 더 적극적으로 참
여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나라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
시는 자연 은총의 축복을 누리며 사는 한편, 겨레를 구원의 역사에 참여하도
록 안내하고 인도하는 삶을 사는 터전입니다. 아니 더 나아가서 이웃 나라의 
백성들도 구원으로 부르기 위하여 선교사를 보내는 본거지입니다. 복음은 민
족들로 하여금 화해와 평화를 도모하게 만듭니다. 복음을 통하여 민족들이 하
나님의 나라 건설에 참여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