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계| 고신총회임원회가 주최한 고신 포럼 참관기_최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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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중계

고신총회임원회가 주최한 고신 포럼 참관기

최재호 기자·뉴스엔조이 

고신총회 임원회가 주관한 ‘고신포럼’이 지난 2월 14일 부산 삼일교회당에
서 열렸다. 
총회장 이한석 목사가 ‘초대의 말씀’을 통해 밝힌 것처럼, 이번 포럼은 고
신이 당면한 정체성의 위기와 학교법인 고려학원의 경영난에 대한 심각한 위
기의식에 의해 개최됐다. 그러나 주최 측은 물론 참석자들까지도 이러한 표면
적인 이유 외에도 더 깊고 근원적인 고신의 위기를 인식한 탓인지 사뭇 비장
하고 긴장된 상황을 연출했다. 
더 깊은 고민은 다름 아닌, 이대로 가다가는 심정적 내면적으로, 심지어 신학
적으로 갈라진 고신 교단이 실질적이며 외형적으로 쪼개질 수도 있다는 위기
의식이다. 물론 개중에는 고신의 신학적 정체성 확립보다, 자칫하다가는 학교
법인의 거대한 자산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에 더 큰 위기의식을 가진 이들
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총회장 이 목사의 
설교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이 목사는 “목적이 좋
으나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행동이나 진상을 알지 못하면서 성급한 판단을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전제하고, “오해는 불화와 분리를 가져올 수 있다. 
오늘 모임도 사전에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고 말하면
서 총회임원들이 인식하는 교단의 핵심적인 문제를 언급했다. 

그뿐이 아니다. 이날 주최측이 정한 표제가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
써 지켜라(엡4:3)”이었다는 점도 이번 포럼을 통해 교단의 분열을 막고 화합
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임원진의 의도를 읽게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
니 달라도 너무 달랐다. 

고신 교단의 시작과 정체성에 대해, 또 오늘날의 현실에 대해서 서로 다른 시
각을 가지고 있었다. 교회가 병원과 종합대학교를 운영하는 일에 대해 근원적
으로 잘못된 결정이라고 인식하는 이와 그렇지 않은 이가 대립했다. 서로 다
른 입장에서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 있었다. 심지어 삶의 전 영역에서 하나님
의 주권을 인정하는 개혁신학을 표방하는 고신에서 신학적 해석을 현실과 별
개로 인식하는 상황도 연출되었다. 

이른바 
고신 교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대를 가져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서
로 다른 입장을 가진다는 것은 오늘날의 고신이 ‘한 지붕 다가족(多家族)’
의 상황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고려신학대학원 변종길 교수는 고신 교단의 신학과 신앙의 정체성에 대해 발
제하면서 고신의 신학을 △하나님의 주권과 영광에 대한 강조 △ 축자영감과 
진리의 표준으로서의 성경관 △ 이신칭의와 칼뱅주의 5대강령(인간의 전적부
패, 무조건적 선택, 제한적 구속, 저항할 수 없는 은혜, 성도의 견인) △ 참
교회의 표지에 따른 교회관(순수한 말씀의 전파, 순수한 성례의 거행, 권징
의 시행)및 노회와 총회의 권위존중 △ 영역주권 사상에 따른 문화관 △ 무천
년설과 전천년설에 기반을 둔 종말관 △ 성경의 진리에 입각한 성령론 등으
로 정리했다. 

변 교수는 또 이 같은 고신의 신학은 우상숭배 반대, 회개강조, 말씀중심, 기
도생활, 주일성수, 십일조 등의 신앙형태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김영재 교수가 고신의 역사적 존재의의 측면에
서 고신의 정체성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고
신 교단의 정체성은 
개혁주의 신학의 전통을 존중하고 고수하며 교회의 부단한 쇄신과 개혁을 지
향하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1960년 승동 측과 합동했다가 1962
년 10월 환원함으로 인해 한국교회의 쇄신을 지향하던 고신 교단의 명분은 외
형적으로 또 법적으로 큰 손상을 입었다. (고신이 말하는 이유대로) 고신 교
단 운동과 고려신학교의 설립의의를 합동한 교단에서 실현하기 힘들다는 판단
에서 환원한 것이라면 정체성의 회복과 유지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야 한(했)다”고 주문했다. 

고려신학대학원의 최덕성 교수는 “하나님 앞에서 산다는 의식에 지나치게 집
착한 나머지 우리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홍보하지 않은 것이 고립화되는 결과
로 이어졌다. 또 신앙고백이 일치하는 교단과의 연대, 연합에 적극적으로 나
서지 못한 것이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미래를 위해 (교회의)역사교육을 철
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신의 대사회적 문화적 활동에 대해 발제한 손봉호 총장(동덕여대)은 
개혁주의를 표방하는 고신에 대하여 역설적이게도 “개혁주의에 충실하라”면
서 뼈아픈 충고를 곁들였다. 
손 총장은 “고신 교단은 허물어지고 있다. 특
히 교회가 수익사업에 관여하면 반드시 타락하고 만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경
험하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최대의 위기 상황 속에서 고신은 뼈아픈 자성과 
회복운동을 통해 교단의 초기 정체성을 회복하고 안팎으로부터 도덕적 권위
를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할 때 위기극복은 물론 사회와 문화에 유익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총장은 질의에 대해 답하면서도 고신이 뼈아픈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손 총장은 “이렇게 조금만 더 가면 고신 교단
이 사라질 수도 있다. 성경대로 돈 권리 명예 등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어
야 한다. 그러할 때 고신이 당면한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고
신 지도자들이 먼저 병원보다 바른 교회가 우선이라고 선언하면 병원은 살아
난다. 병원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겠다면 모든 것을 팔아 빚 갚고 자선병원을 
세우고 무료로 운영하는 것도 좋겠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