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위의 노래, 찬송
신 혁 목사(예랑교회)
찬송이라는 단어가 성경에서 신약에는 48회, 구약에는 351회 가량 나오는데
이 단어의 전후에는 반드시 “하나님을”, “하나님께”, 또는 “여호와께”, “여호
와를” 등의 말이 있다. 이것은 찬송의 대상이 하나님밖에 없고, 찬송을 받으
실 이는 오직 하나님 한 분뿐이심을 강조하는 말씀들로써 우리가 참으로 위엄
있으시고 거룩하신 하나님께만 찬송을 드려야 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따라서 찬송은 제사라 했다. ‘이러므로 우리가 예수로 말미암아 항
상 찬미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리자 이는 그 이름을 증거하는 입술의 열매니
라'(히13:15). 찬송이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라는 이 말은 여러 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으나 그중 무엇보다도 우선되는 사실은 찬송을 받으실 분이 여호
와 하나님이시라는 데 있다.
하나님께 드린다 할 때 그것은 우선 그 가사가 하나님께 드리기에 합당한 것
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가령 찬송가 395장같은
경우 가사가 ‘너 시험을 당
해 범죄치 말고 … ‘ 이렇게 나간다. 이런 종류의 노래는 하나님께 드린다
고 하기에는 적합치 못하다. 이 노래의 대상이 하나님이 아니라 곁에 있는 사
람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 찬송드립니다”라는 말을 하고서 이런 노래를 부
른다면 실제로는 하나님께 불경죄를 짓는 것일 것이다. 이런 류의 노래들은
엄밀히 말하면 ‘찬송’의 범주에서 제외된다. 그 대상이 하나님이라 할 수 없
기 때문이다. 찬송은 주로 찬송가의 앞쪽에 많이 배치되어 있다.
곡조도 마찬가지이다. 음악의 선택도 중요하다. 음악은 가사처럼 명백히 드러
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세히 들어보는 수고를 기울이면 구별이 된다. 왜냐하
면 음악이라는 것도 그 색깔에 따라서 그것이 품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음악이란 그것이 표현하고자 하는 그 내용을 따라 형식을 달리하기 마련이
다. 가령 빠름과 느림, 슬픔과 기쁨, 장엄과 초라함, 불안과 평안함, 경건과
연애 등은 그 음악적 표현이 절대 같을 수가 없다. 따라서 행진곡이나 춤곡,
또는 조곡이나 명상곡 등이 소리만으로도 구별된다. 그 때 그런 음악의 요소
를,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를 생각하고 그분의 성품에 합당하다 여겨지는 최
선의 음악을 선택해서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찬송이다. 여호와의 이름에 합당
한 영광을 그에게 돌려야 하는 것이다(시96:8). 성경은 그 영광을 ‘아름답기
도 하고 거룩하기도 한'(시96:9) 예물로 표현한다. 찬송은 아름답기도 하고
거룩하기도 한 요소가 동시에 요구된다는 것이다. 여러 음악들 중에서 우리
는 그 점을 유의해서 택해야 한다.
그런 것들과 함께 본질적인 것이 또 필요하다. 찬송의 본질이란 다름아닌 찬
송자 자신의 마음이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께 드려
야 한다. 예배와 마찬가지로 찬송 또한 입술로 나오기 이전에 마음이 먼저 요
구된다. 사람이 입으로는 찬송 부르면서 마음은 얼마든지 다른 곳에 가 있을
수 있다. 마음의 기울임 없이 습관적으로 따라 부르면서 그저 노래에 취해 있
거나, 아예 딴 생각으로만 채워질 수 있다. 그것은 찬송자의 바른 자세가 아
니다. 찬송한다고 하면서 마음이 하나님을 향하지 않고 다른 곳에 가 있는 것
은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로써 합당치 않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베풀어
주신 구원에 진심으로 반응하여 하나님께만 향하는 감사와 기쁨의 마음을 드
려야 한다.
찬송의 가장 우선되는 조건은 이처럼 모든 것이 하나님께 향하는 것이라는 점
에 있다. 이외에도 여러 중요한 원리들이 있겠지만 이 점이 무엇보다 우선한
다고 하겠다. 이 점에서 찬송은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노래들과 구별된
다. 세속음악은 말할 것도 없고 복음성가나 다양한 교회음악, 또는 성도의 삶
에 위로와 힘을 주는 여느 노래들과도 구별된다. 어떤 노래에 기독교적 요소
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다 찬송은 아니다. 찬송은 노래위의 노래이다. 찬송
은 하나님께 드려지는 것이며, 하나님을 칭송하며, 온 마음이 하나님을 향하
는 것이다.
때에 따라 사람들이 여러 다른 교회음악들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찬
송은 그것들과 엄연히 구별되어야 하는 최상의 음악이다. 그래서 옛제사장들
은 정성과 두려움을 가지고, 흠 없는 자신과 흠 없는 제물로 하나님께 나오라
고 했던 말씀을 철저히 지키려 했었다. 그 정신은 오늘날의 찬송에서도 요구
된다. 우리의 교회는 이와 같은 영광의 찬송을 하나님께 드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