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신부
정승진목사/시인
천년의 새 문을 열고
새해의 검붉은 태양을 끌어올리시며
여전히 변함없는 이름으로
다가오시는 당신이여!
새 천년 새해에는
그대 눈동자이고 싶어
그대 살이고
그대 피이고 싶어
탁한 눈동자였기에
정결하지 못한 손발이었기에
쭈그러지고 찢어진 심장이었기에
우슬초로도 아니되었던
지나온 날들을…
그대 가슴
멍들어 죽어가는 줄 알면서도
어디로
어디로
어디로
누구에게 마음을 주었었던지…
새천년이란 옷으로도
배옷으로도
돌아설 당신이 아니시기에
잿무덤이라도 좋을 걸
그때 거기서
흉한 몰골이지만
한번만이라도
내게 얼굴을 비춰 주신다면
옷고름, 치마끈이 풀어진들
버선발인들
그게 무슨 상관이랴!
새 천년 새해에는
그대 손발이고 싶어
그대 눈물이고 싶어
그대 심장이고 싶어
그대 관심
그대 기쁨이고 싶어
그대 영원한 사랑이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