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와 교회
안만수(화평교회 담임목사)
미국의 미래학자 다니엘 벨(Daniel Bell)은 21세기가 첨단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류에게 새로운 발전과 가능성을 줄 후기 산업사회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 이 시대는 어떠한 특징을 가질까? 이 시대는 무엇보다도 컴퓨터의
대량 보급으로 정보의 혁명이 가속화될 것이다. 유전 공학의 발달로 식량 및
불임등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산업사회가 초래한 생태계의 파괴 및 위기
의 반작용으로 환경을 중시하게 될 것이다. 고도의 기동성을 기반으로 하는
여가의 시대가 될 것이다. 기존의 가치와 권위가 무시되는 개인주의가 주된
삶의 방식이 될 것이다. 다양한 정보의 교환으로 다양한 가치와 삶의 방식
이 받아들여지는 다원화된 사회가 될 것이다. 또한 21세기는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인류에게 혜택을 끼친 과학 문명은 이제는 도리어 인간을 지배하
게 되었고 인류의 내일이 보장받지 못하도록 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뿐
만 아니라, 새로운 세기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간 소외가 더욱 깊어지게
될 것이다.
과학의 지배, 합리적 사고, 발전의 신념 및 낙관주의로 특징되는 현대를
지나는 이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사람들은 불안과 고독 및 삶의 무료감을 극복
하기 위해 말초적 쾌락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향락 추구에로 치닫게 될 것이
다. 이러한 삶은 자연히 성의 개방을 불러 올 것이고 이것과 더불어 전통적
인 윤리와 도덕은 무너지게 될 것이며 마침내 결혼 질서와 가정이 무너질 것
이다. 이러한 삶을 살아가는 데에 필요로 되는 것이 물질이기 때문에 물질 만
능주의로 흐르게 될 것이다.
특히 새로운 세기는 기독교 신앙을 위협하는 여러 요소들이 만연할 것이
다. 예를 들면, 인간이 구원받는 길이 기독교 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에
도 있다고 하는 종교다원주의, 성적쾌락과 물질에서 채우지 못한 정신적인
공허를 뉴에이지운동 등과 같은 초자연적 신비주의 종교 행위들에서 찾으려
고 하는 움직임, 그리고 전통적 교리와 교회 의전을 부정하는 해체주의 등이
다.
이러한 시대에 교회는 먼저 종교개혁자들이 물려준 신앙의 전통인 하나님
영광 중심의 기독교적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 이 영성은 하나님의 뜻과 어
긋나는 가치관을 높이고 따르는 세속주의를 극복할 때에 회복할 수 있다.
21세기 교회는 이 세속주의의 주 형태인 쾌락주의와 물질만능주의를 물리쳐
야 한다.
또한 이 영성을 되찾는 일은 그리스도가 인류의 유일한 구세주라는 성경
적 진리가 받아들여 질 때에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21세기의 교회가 종교
다원주의와 해체주의 및 혼합종교적 신비주의 등을 물리치기 위한 신학
적 목회적 문화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한 걸음 나아가, 이 영성은 하나님 말씀의 실천을 요구한다. 새로운 세
기에 한국교회는 말씀을 듣는 것에 그치지 말고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선
포된 말씀을 따라 살 때에 사회의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다. 이러
한 실천의 항목들 중에 중요한 것을 들면, 첫째 노인에 대한 섬김의 일이
다. 경제논리는 노인이 사회의 짐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
을 행동과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교회는 이 경제 논리를 넘어가야 한
다. 노인은 여전히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이루는 일에 막강한
자원이며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실천하는 대상이다. 둘째는 이웃에 대한 사랑의 실
천이다. 한국교회는 이제 그것의 담을 헐고 이웃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모
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재로서 그 존엄성을 인정받고 인
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이러한 사회 봉사를 통해
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사회에 나타내지 않으면 이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따
라서 선교의 문도 닫히고 만다. 셋째는 청소년 신앙 교육이다. 청소년들
이 죄악된 가치관이 범람하는 사회에서 믿음의 전통을 지키고 바른 믿음의
삶을 살아가도록 교회는 온갖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교
회의 미래는 기대할 수 없다. 마지막은 환경 보호이다. 교회가 자연과 조화
롭게 사는 일에 실패하면 전인 목회의 기반을 잃어버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