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잔소리 들으며 행복할 수 있다면” 장인선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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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잔소리 들으며 행복할 수 있다면”

장인선| 시인,염광교회 집사

엄마는 만고 땡 할머니 시고 나는 만고 땡 아줌마다. 엄마와 나는 세상에서 
가장 편한 모녀다. 나에게 있어서 주님이 주신 가장 큰 복은 엄마 딸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엄마와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서 먼 훗날 추억만으로도 행
복하길 바란다. 
나는 엄마에게 매일 야단 맞고 끊임 없이 잔소리를 들으면서 산다. 그러나 
이것이 전혀 싫지가 않다. 야단칠 엄마가 계시고 또 야단치는 원인 제공을 
내가 하기 때문에 싫지가 않다. 내 성격이 좋은 건지 아니면 내가 어디가 모
자란 사람이라 그런지 엄마에게 야단 맞는 것은 싫지가 않고 그냥 내 생활
의 한 부분이다. 엄마가 야단치면 대부분 내가 그냥 웃는다. 그러면 엄마도 
기가 막혀서 웃고 지나간다. 엄마는 잔소리가 심한 할머니시다. 나는 일을 
정말 못 하고 모든 면에서 어설프지만 엄마의 잔소리를 이 세상에서 제일 
잘 들어 준다는 자부심으로 산다. 아마 이것이 
엄마가 나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예를 들어 엄마가 같은 이야기를 100번 해도 나는 흥분해
가면서 재미있게 들어준다. 
작년부터 고궁에 엄마를 모시고 같이 간다. 엄마는 나와 같이 그런 곳에 가
는 것을 무지 좋아하신다. 갈 때 메고 가는 가방에 사이다와 초콜릿 등 먹
을 것을 많이 가지고 엄마와 나의 소풍을 간다. 그러면 엄마는 피곤해 하지
도 않으시고 무척 좋아하신다. 그리고 어버이날과 엄마 생일쯤 해서 엄마 옷
을 사러 언니와 엄마 나 셋이서 가족 쇼핑을 하러 큰 시장에 간다. 언니는 
돈을 쓰면서 사 드릴 엄마가 계셔서 너무 행복하다고 한다. 
나는 언니를 사랑하지만 많이 무섭고 두렵다. 그래서 언니에게 말을 잘 못한
다. 언니와 나는 자매라기보다는 무서운 선생님 앞에서 잘못을 저지른 학생 
같다. 그래서 나는 언니에게 받은 것이 너무 많지만 무서워서 전도를 못한
다. 다만 울면서 기도를 할 뿐이다. 
나는 누워서 엄마의 꿀렁꿀렁한 배를 만지면서 “엄마가 있어서 얼마나 행복
한데…” 하면 엄마가 “서로 행복하지…” 하신다. 
나는 많은 일을 엄마와 같이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엄마가 귀찮아서 운동

을 안 하려고 해도 꼭 같이 모시고 아파트를 돌던지 시장에 갔다 오던지 대
형 마트에 간다. 엄마가 운동을 하시고 나서 꼭 하시는 말씀 “우리 막내 
딸 아니면 안 한다…” 하시면서 좋아하신다. 
내 소원은 지금처럼만 건강하게 엄마가 오래 사시고 꾸준히 좋은 글을 쓰는 
것이다. 아마 주님이 나를 사랑하셔서 내 소원은 이루어 질 것이다.

행복하지요

얼굴만 봐도 좋은 
엄마가 계셔
행복하지요

기댈 수 있는 
언니가 있어
행복하지요

많은 허물을 덮어 주는
이웃이 있어
행복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