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소중히 여기는 이들과 함께”
최주용
<새하늘교회 청년 최주용은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 봉
사하고 있다.>
신앙에 대해 고민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의 비전’을 찾고 싶어한다. 나
또한 학생 때 ‘나의 비전’을 찾기 위해 애를 많이 썼다. 하지만 비전에 대
해, 하나님 앞에서의 ‘인간’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면서 내가 찾기 원했던
‘나의 비전’이란 그다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젠 단지 ‘하나님의 비전’이 있고 나의 ‘소원함’이 있을 뿐이라는 생각
을 한다. 빌립보서 2장의 말씀처럼 하나님의 기쁘신 뜻(하나님의 비전)을 위
해 우리 안에 소원을 두고 하나님께서 행하신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그 소
원을 비전이라고 말하기도 하는 것 같다.)
하나님 앞에서 내가 소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영광스러
운 일인가 생각하게 된다. 내 안에 하나님을 향한 소원이 있다는 것은 하님
께서 당신의 일을 위해 나를 통해 어떠한 일을 이루
고 계신다는 의미가 아닌
가!
학교를 다니며 또한 직장을 다니며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을지, 무엇을
할 때 가장 만족하고 기쁨을 얻는지 고민하였다.
하나님께서 내겐 사람에 대한 관심을 주셨다. 특히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관
심을 주셨다. 천국 갈 사람이건 아니건 모두가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좋았
더라’라고 표현하신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피조물인데 이들이 사람대접 받
지 못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께서 얼마나 속상해 하실까 하는 생
각을 많이 하였다. 때론 눈물로, 때론 불공평한 사회에 대한 분노로, 하나님
을 향한 원망으로 그 마음을 주셨다.
그러면서 소원하는 마음이 생겼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인간을 인
간답게 대접받게 하고, 인간답게 살게 하자.’
첫째로 ‘인간답게 대접받게 하자’는 소원은 어려운 나라에 가서 지역개발
을 통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도우며 살고 싶다는 마음이고, 둘째
로 ‘인간답게 살게 하자’는 소원은 이들 대부분이 스스로를 가치 없는 존
재로 여기는 모습을 보며 이들에게 삶의 소중함을, 내 삶을 통해 예수를 통
해 알려주야겠다는 아음이다.
하지만 학생 때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직장생활도 전자 분야의 일을 한 나에
게 내가 하고 싶어 하는 분야는 너무도 상반된 소원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살고 싶다는 소원은 있지만 구체적인 길에 있어서는 너무나도 막연하였다.
이런 저런 자료를 찾다 젊을 때에 머리로 생각하기보다는 현장 속에서 몸으
로 느끼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찾고 싶었고 NGO(비정부기관)를 통해 해외자
원봉사를 가기로 정했다.
나라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아프간에 오고 싶은 것은 아니었지만 아
직 NGO 사업이 안정권에 있기 전인 곳이라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에 이곳에
오게 되었다.
그렇게 온 지 벌써 5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처음에 왔을 땐 빨리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싶었다. 어디로 가라 하시는 것인지 조급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찾았다. 하지만 이미 말했듯이 이것은 내 비전이 아니며 하나님께서 내 안
에 소원을 두시고 시작하신 당신의 일이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진행시키시
고 이루실 일이라 생각하게 된다. 지금은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최대한 모
든 채널을 열어놓고 하나님의 인도를 기다리려고 애쓰고 있다.
실제적으로
지역개발 일을 하면서 또한 여러 다른 사역을 하시는 분들을 만
나는 가운데서 조금씩 그 길을 보여주시는 것들을 보게 된다. 아직까지도 내
가 가야 할 구체적인 길은 모른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완벽하게 한 번에 모
든 것을 보여 주시기보다는 그 다음의 한 걸음을 보여 주시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땅에 오게 하신 것도 그 한 걸음이며 또 이 기간이 마칠 때쯤
이면 그 다음 한 걸음을 보여 주시리라 확신한다.
지금은 요셉이 그랬듯이, 나를 통해 이 기관이, 나와 함께 일하는 현지인들
이, 이 나라가 복을 받기 소원하며 주어진 일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때론
일에, 사람에 치어 하나님 앞에서 가졌던 소원함을 놓치기도 하지만, 이 글
을 쓰며 다시 한번 그 소원함과 하나님께 대한 감사함을 되새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