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 (67)| 신앙의 전수가 단절된 시대_정창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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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전수가 단절된 시대  [열왕기상 22:51-53]

 

< 정창균 목사, 합신 교수, 남포교회 협동목사 >

 

 

“하나님 두려워하는 사람은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아”

 

 

3년쯤 전이었습니다. 평소에 존경하며 따르는 선배 목사님께서 혼자말로 중얼거리듯이 제게 말씀 하셨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앙을 주제로 다음 세대와 대화가 될 수 있을지 걱정이예요.” 신앙의 세대간 전수가 단절되고 있음을 염려하는 신음소리로 들렸습니다.

   

사실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신앙이 전수되는 것은 일관된 하나님의 뜻이었습니다. 사실은 그것이 “나는 너희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되리라”는 말로 요약된 언약관계의 핵심의도 가운데 하나이기도 합니다. 출애굽 이후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전까지 그 백성의 아버지들에게 일관되게 하신 말씀의 핵심은 “너희 자손에게, 자손의 자손에게” 여호와 신앙을 전수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 강가에서 모세가 품었던 가장 큰 염려도 그들이 여호와 신앙을 잊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평생 그 백성과 함께 살던 여호수아가 죽기 전에 품었던 가장 큰 근심도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여호수아가 죽은 후에 모세와 여호수아의 염려는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여호수아가 죽은 후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삿 2:10)라는 말로 이름 붙여진 여호와 신앙이 전수되지 않은 세대가 350년 이상 엮어 가는 역사가 바로 사사시대입니다.

 

여호와 신앙이 전수되지 않으면 그냥 그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반드시 불신앙과 하나님에 대한 배역이 전수됩니다. 불신앙이 전수된 세대가 이끌어가는 역사가 얼마나 참혹한가는 사사기를 보면 금방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가정에서도 여호와 신앙이 전수되지 않고 불신앙과 하나님에 대한 배역이 전수될 때 얼마나 비참한 상황이 초래되고 마는가를 우리는 우리 주위에서도, 성경에서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아하시야 왕은 선지자 엘리야가 한창 활동하던 시대에 이스라엘을 통치한 왕이었습니다. 그는 할아버지가 이스라엘의 왕 노릇을 시작하여 아버지를 거쳐 3대째 이스라엘의 왕위에 오른 사람입니다. 그의 할아버지는 오므리 왕이고 그의 아버지는 아합 왕입니다.

 

오므리는 그동안 이스라엘의 모든 왕들 가운데 하나님 앞에서 가장 악한 왕이었다는 판결을 받은 사람입니다. 그의 아버지 아합은 아버지의 기록을 깨고 다시 그동안의 모든 이스라엘 왕들 가운데서 가장 악한 왕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한 사람입니다(왕상 16장). 그의 아들 아하시야는 단 2년 통치하고도 그의 아버지만큼 악한 왕이라는 판정을 받으며 가장 악한 왕 공동기록보유자가 되었습니다(왕상 22장). 이스라엘 왕실의 가문에서 하나님에 대한 불신앙과 여호와 신앙에 대한 반역이 3대에 걸쳐 전수된 것입니다.

 

사실 오므리와 아합은 정치적으로 외교적으로 큰 성과를 거두면서 나라를 융성하게 하는 업적을 쌓았습니다. 그러나 그 업적을 위하여 그들이 택한 삶의 방식은 하나님 앞에서 가장 악한 자들이라고 판정을 받을 만큼 철저하게 불신앙적이고, 반신앙적이었습니다.

 

아하시야는 자신의 문제를 하나님을 무시하고 다른 이방신을 의지하여 해결하려 하다가 하나님으로부터 세 번 씩이나 경고를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까지 불신앙과 배역으로 고집을 꺽지 않고 자기 길을 가다가 하나님이 말씀하신 대로 죽고 말았습니다. 삼대에 이어지는 이 왕들은 영적으로는 가장 처참한 시대를 만든 것입니다. 아하시야가 아들이 없어서 망정이니 그에게 아들이 있었다면 아마도 4대째 불신앙이 전수되었을 것입니다.

 

자신을 소위 교회 지도자라고 여기며 이런 저런 일들에 나서고 있는 이 시대의 교회지도자들은 다음 세대의 교회지도자들에게 무엇을 전수하고 있는지 두려움으로 자신의 처신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우리 귀에 들려오는 교회연합단체장 선거에 동원되었다는 금권타락선거니, 교회단체의 지도자들이 권력기관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펼친다는 이런 저런 부정한 로비 활동이니, 이런 저런 모양의 야합이니 하는 소문은 다음 세대에 전수되어서는 안 되는 일들입니다.

 

신앙인의 가정에서 아버지들은 그리고 어머니들은 지금 자녀들에게 무엇을 전수하고 있는지 두려움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신앙이 전수되지 않으면 반드시 불신앙이 전수되고 만다는 사실을 두려움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이 시대 신앙인들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여호와 신앙의 세대간 전수가 단절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여호와 신앙을 어떻게 다음 세대에 전수할 것인가에 우리의 고민과 기도와 희생과 투자 등 모든 것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그리하여 다음 세대에도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신앙이 전수되게 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모든 것을 두려워하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하나님 외에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