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 (52) 화합이라는 이름의 혼합_정창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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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 (52)

사도행전 3:13-21

화합이라는 이름의 혼합

정창균 목사_합신 교수,남포교회 협동목사 

“배타적, 독선적 교리만은 양보할 수 없는 것”

근래 한국교회는 다양한 국면에서 도전과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그 가운데서
도 가장 심각한 위기는 이 사회와 다른 종교로부터 받는 압력입니다. 

실용적 화합 명분의 도전 심각해

그 압력의 핵심은 예수님만이 유일한 구원자라는 우리의 신앙, 하나님만이 
유일하신 참 하나님이라는 우리의 믿음을 버리라는 강하고 과격한 요구입니
다. 이것은 다름아닌 반그리스도운동, 그리고 반유일신운동이기도 합니다. 
재작년에는 개신교와 천주교를 비롯한 불교 원불교 천도교 등 한국의 종교대
표자 7명이 종교문화행사를 펼치면서 서로서로 다른 종교의 제의(가운)을 바
꾸어 입고 손을 꼭 잡은 모습의 사진이 주요 일간지에 높은 평가를 암시하
는 기사와 함께 실리기도 하였습니다. 이것이 우리 개신교
회가 이 사회와 다
른 종교로부터 직면하고 있는 도전입니다. 
예수만이 유일한 구원자라는 배타적 교리와 오직 하나님만이 유일하신 하나
님이라는 독선적 교리를 버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의 화합과 평화, 종
교간의 화해와 상생의 장으로 나아와서 다른 종파들과 손에 손을 잡고 화합
하여 이 사회에 기여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 기독교의 독특한 교리에 대한 밖으로부터의 이러한 도전
은 생소한 것도 아니고, 치명적인 것도 아닙니다. 이것은 교회가 이 땅에 
그 모습을 나타낸 이래, 교회가 교회이고자 할 때는 언제나 직면해야 했던 
도전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도전으로 말미암아 무슨 큰 위기가 닥친 것처
럼 놀랄 일도 아닙니다. 
정말 큰 위기는 그 도전 자체에 있지 않고 그 도전에 대한 교회의 반응에 있
습니다. 적지 않은 수의 교인들, 심지어 교회의 지도자들 가운데도 이제 우
리도 사회의 화합과 종교간 상생을 위한 이 사회의 요구들에 부응해야 하
며, 그것이 한편으로 기독교가 이 시대에 이 사회에서 직면하고 있는 침체
와 소외의 위기를 극복하고 생존할 수 있는 길이라는 의견을 스스럼없이 개
진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사회의 윤리와 도덕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여러 종파들이 함께 협력하여 
캠페인을 벌이고 계몽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빈곤 문제를 구제하기 위하여 
종파를 초월하여 손에 손을 잡고 함께 구제 사업을 펼치는 것은 가능할 뿐 
만 아니라,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모든 종파가 자기됨의 
독특성을 포기하고 한데 섞여 혼합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라는 논리는 대단히 
잘못된 것입니다. 그것은 화합(reconciliation)이 아니라 혼합(syncretism)
입니다. 
그런데 이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기독교적인 저항들에 대한 기독교의 이
미지를 개선하기 위하여 기독교만의 독특한 신앙고백이나 구원관을 버리든
지, 아니면 최소한 그것을 드러내놓고 강조하는 것을 삼가고 서로 화합하자
는 생각을 기독교인 자신들이 스스럼없이 하고 있다는 것이 심각한 위기 상
황인 것입니다. 
신앙은 도덕과 윤리의 증진을 언제나 포함합니다. 그러므로 종교적 부패는 
반드시 도덕적 부패를 수반하게 됩니다. 그러나 도덕이나 윤리가 신앙은 아
닙니다. 그것이 도덕수준과 윤리수준이 아무리 높아도 그것을 놓고 신앙수준
이 높다
고는 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2013년에 열릴 WCC 제10차 총회를 한국에 유치하게 되었다고 일부의 교회지
도자들과 일부 기독교 언론들이 연일 흥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한
국교회를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까지도 “온국민과 더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축전을 보내면서 “국
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이 이미지를 높이고 국위를 선양하는 기회가 되기를”기
대하였습니다. 그러나 WCC 의 주장이 무엇이고, 어떤 입장들의 혼합인지를 
아는 사람들은 많은 염려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초대 교회의 사도들, 그리고 그 이후 사도들이 전하여준 그리스도 예수의 복
음을 지키고 그 복음을 따라 살고자 하는 사람들은 세상과 다른 종교들에 의
하여 배타적이고 독선적이라고 비난받는 그 고백을 바꾸지 않기 위하여 자기
들의 목숨을 기꺼이 내놓기도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고백을 통하여 참교회의 역사를 진행해 오셨습니다. 본문
인 사도행전 4장에서 사도들이 목숨을 위협하는 권력 앞에서도 당당하게 자
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도 바로 이 문제였습니다. 

참교회 역사 결코 떠날 수 없어

실용적 화합을 빙자하
여 이루어지는 교리적 혼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
는 것이 이 시대에 진정한 기독교가 되고자 하는 우리의 가장 중대한 문제 
가운데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