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45)  불순종의 시대_정창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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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45) 

불순종의 시대

사도행전 8:26-40 

정창균 목사_합신 교수,남포교회 협동목사 

“빌립의 순종은 사마리아 대신 이디오피아를 얻어”

하나님은 자기 백성의 순종을 통하여 언약에 근거한 인격적인 관계를 확인하
시며, 그들의 순종을 통하여 당신의 역사를 진행해 나가신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때로는 하나님께서 하시
는 일이 참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신앙은 사람들 생각을 초월해

어느 때는 하나님께서 우리만큼도 세상 물정을 모르시는 것 같다는 불만이 
생기려는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서운하고 야속하고 그러다가 원망
스러워지기도 합니다. “하나님이 안 계시는 것 같아요. 혹시 계신다 하여도 
저를 사랑하지 않는 것만은 확실해요. 그래서 이제 교회 그만 다니려고요!” 
목회하는 동안 이런 종류의 말을 가끔씩 듣곤 하였습니다. 
그들의 불신앙이 아니
라, 현실에서 당하는 일을 놓고 하나님께 대하여 느끼
는 서운함과 아픔의 표현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 어떤 말씀들은 받
아들이기가 참 어렵고, 어떤 요구들은 순종하고 따르기가 참 어렵습니다. 더
욱이 자기 소견에 옳은 것을 자기 행동 결정의 최우선의 기준으로 삶고 살아
가는 것에 익숙해 있는 이 불순종의 시대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사마리아 땅에 복음이 들어갔을 뿐 아니라, 그 복음이 마치 불을 붙인 듯 왕
성하게 확장되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사마리아에서의 
그 놀라운 복음 확장 역사의 선두에 빌립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빌
립에게 주의 사자가 나타나서 새로운 지시를 내리셨습니다. 
“일어나서 남으로 향하여 예루살렘에서 가사로 내려가는 길까지 가라!” 마
치 약도를 손에 쥐어주듯이 지명을 언급하며 사마리아를 떠나서 새로운 곳으
로 가라는 그 길은 알고 보니 광야였습니다. 
복음은 사람이 있는 곳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입니다. 그런
데 불길처럼 복음이 확장되고 있는 황금어장과 같은 현장을 버리고 사람이 
없는 광야로 가라는 어처구니없는 명령이 주어진 것입
니다. 더욱이 빌립에
게 주어진 주의 명령은 가사를 향하여 가라는 방향지시만 있지 목적지가 어
디인지, 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는 언급이 없는 참으로 막연한 지
시였습니다. 
그러나 빌립은 일어나 그 길을 가고 있습니다(27절). 이해할 수도 없고, 납
득할 수도 없고, 합리적이지도 않고, 효율적이지도 않은 이 명령, 전혀 현실
적이지 않아 보이는 바보스럽게 보이는 그 명령에 빌립은 순종하고 있는 것
입니다. 
이 사건을 통하여 본문이 우리에게 하고자 하는 말은 분명합니다. 그리스도
인의 순종은 우리에게 주어진 말씀의 내용의 합리성과, 타당성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고, 그 말씀을 하시는 그분에 대한 신뢰 때문에 이해할 수 없고, 
납득할 수 없는 말씀임에도 불구하고 그 말씀을 따라버리기로 작정을 하는 
것임을 생생하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순종하여 어리석게도 황금어장을 버리고 광야로 길을 떠난 그는 그곳에서 사
람 하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알고 보니 단순히 사람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이디오피아라는 국가 하나가 거기 가고 있는 셈이었습니다. 
그는 이디오피아라는 거대한 국가의 제
2인자였습니다. 
빌립은 성령의 지시를 따라 그에게 복음을 전하고 세례까지 주었습니다. 이 
내시가 이디오피아에 돌아가서 무엇을 하였을까는 자명합니다. 이 권력자가 
소위 “이디오피아 복음화”에 앞장섰을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리
고 이디오피아에 퍼지기 시작한 복음이 국경을 넘어 아프리카의 다른 지역에
까지 확산되어 갔을 것은 불을 보듯 확실한 일입니다. 
지금도 심지어 남부 아프리카에 있는 흑인 부족 가운데는 자기들이 크리스천
이라는 표현을 “우리는 이디도피아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디오피아 출신이라는 말이 아니라, 이디오피아에서 온 복음을 믿는 사람이라
는 의미로 그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순종해놓고 보니 결국 빌립은 어리석게도 사마리아의 황금어장을 버리고 광
야 길로 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마리아라는 한 동네를 놓고 아프리카라는 
대륙을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이것이 순종의 능력이고 순종의 결과
인 것을 본문은 암시하고 있습니다. 

순종의 결과는 언제나 탁월해 

모두가 자기 소견에 옳은 것을 최고의 판단 기준으로 삼고 살아가는 이 불순

n종의 시대에 주시는 말씀의 내용이 납득이 가서가 아니라, 그 말씀을 하시
는 그 분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 때문에 그냥 그대로 순종해버리는 그 순종으
로 한해를 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