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 (42) 하나님의 영광은목적인가 수단인가? _정창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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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 (42)

고린도전서 10:31-33 

하나님의 영광은목적인가 수단인가?

정창균 목사_합신 교수,남포교회 협동목사 

미국에서 여론 조사를 해보니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서 국민들에게 가
장 존경받는 대통령은 링컨 대통령이고, 최악의 대통령은 현재의 부시 대통
령이라고 합니다. 

존경받는 링컨과 최악의 부시

그런데 이 두 사람의 같은 점은 ‘둘 다 기독교인’이라는 점이고, 다른 점
은 링컨은 “내가 하나님의 편이 되기를 기도”했고, 부시는 “하나님이 내 
편이 되기를 기도”했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부시 대통령의 행태가 못마땅한 누군가가 지어낸 이야기 일 것입니다. 그러
나 “신앙”이라는 똑 같은 포장 안에 얼마나 판이하게 다른 내용이 담길 
수 있는가에 대한 예리한 지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의 신앙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자주 하나님을 
입에 올리고 하나님의 영광을 부르짖는가에 있지 않습니
다. 우리의 신앙적
인 멋진 구호와 비장한 각오가 곧 우리의 신앙이 그러함을 드러내주는 것이
라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착각이기도 하고 매우 무지한 오해이기도 
합니다. 
말을 신앙적으로 멋있게 하는 것과 실제로 신앙적으로 멋있게 사는 것과는 
얼마든지 동과 서처럼 서로 각각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지식으로도 알고 
경험으로도 압니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멋진 신앙적 구호와 헌신적인 비장한 각오를 표명하는 
의도가 사실은 자신의 야망을 성취하기 위한 계산된 전략에서 나온 수사학으
로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도 우리는 현장에서의 숱한 경험을 통하여 확
인해오고 있습니다. 
부시를 가리켜 “하나님이 내 편이기를 기도한 사람”이라고 하면서, 조사
해 보니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가장 존경하지 않더라는 부시에 대한 빈정댐
의 진정한 속셈은 사실은 하나님을 위하여 쓰여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위
하여 하나님을 써먹으려는 원리로 살고 있는 세상의 모든 “부시형 신앙인”
을 향한 비웃음과 도전일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그가 하나님의 영광을 말하면 할수록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영광
이 비웃음거리
가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가 교회의 유익을 위
한다는 말을 입에 올릴수록 오히려 교회가 곤경에 빠지고 손상을 당하게 되
는 사람이 있습니다. 
정치가들이 정치적 발언을 하는 장소에서 공공연하게 자신의 신앙적 태도의 
어떤 점을 선포하는 것은 그리 순수해 보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정치
적 손해를 감수한 결단에서 나온 순교자적 신앙고백이라고는 아무도 받아들
이지 않습니다. 
다른 종교인들을 신경 써야 하는 다른 상황에서 그들이 취하는 행동이나 발
언을 보면 그가 교회와 기독교 신앙에 대하여 그렇게 단호하고 수준 높은 신
앙인의 안목을 드러내는 발언을 한 것이 순수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럴 바에는 정치 마당에서는 그냥 자신의 개인적인 신앙을 공표
할 필요 없이 정치에 열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흔
들림 없는 신앙인의 모습은 자신의 삶을 통하여, 그리고 정치적 이해득실을 
계산할 필요가 없는 다양한 개인적인 활동영역에서 진솔하게 드러나게 했으
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0장에서 여러 말을 길게 진
술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들의 마지막 결론을 이렇게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너희가 먹
든지 마시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30절). 이렇게 함으로써 
사도는 사실상 그리스도인의 삶의 전반을 지배하는 근본적이고 중요한 원리
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물론 밥 먹을 때도 물을 마실 때도 반드시 주여 삼창을 하거나,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라고 팔을 뻗고 외친 후 마시라는 말씀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일상의 삶속에서 하나님이 드러나도록 삶을 살라는 말씀
일 것입니다. 삶의 우선순위와 가치부여의 기준을 하나님의 영광과의 관련성
을 앞세우는데 두고 일상을 살아가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너의 먹는 것과 마실 것과 잇속을 위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써먹지 말고 그 
반대로 하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그러한 삶이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내
는 모습은 다른 사람에게 혹은 교회에 거침이 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유
익을 끼치고, 그리하여 결국 다른 사람이 구원에 이르고, 하나님을 알게 되
고, 하나님을 좋아하게 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는 것이라는 것이 
사도의 말씀인 것입니다(32-33
절). 

불신자와 다를 바가 없어서야

“신자나 불신자나 삶의 목적도 추구하는 바도 똑 같은데 다만 세상은 세상
의 방법으로 그것을 이루고자 하고, 신자들은 하나님을 이용하여 그것을 이
루고자 하는 것이 다를 뿐”이라며 오늘 날 신자들의 잘못된 신앙행태를 안
타까워하시던 어느 목사님의 말씀이 아픔으로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