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 (17) 목자 없는 설움_정창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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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 (17)

고린도전서 1장 10절

목자 없는 설움

정창균 목사_합신 교수, 남포교회 협동목사 

흔한 일이 아니기는 하지만 요즘에도 싸우는 교회들이 종종 있습니다. 정치
판에 흔해빠진 표현대로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지만 교
회 안에서도 드러내 놓고 편을 가르고, 맞붙어서 충돌을 하는 그런 “쌈박
질”이 가끔씩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싸움은 대부분의 경우 교회 
지도자들 사이의 싸움이기 일쑤입니다. 

교회 싸움 대부분은 지도자들이 원인

저는 역사가 꽤 오랜 교회에서 자랐습니다. 사실은 아랫녘 지방에서는 역사
가 가장 오래된 교회입니다. 40년도 더 지난 60년대 중반, 제가 중학교 2-3
학년 때 우리 교회는 큰 싸움을 하였습니다. 일간 신문에 교회의 싸움이 중
계되고, 교회는 큰 아픔을 겪었습니다. 
제가 중 2이던 여름 어느 주일날이었습니다. 예배를 드리러 11시 예배에 갔
는데 가서 보니 그것은 예배가 아니
었습니다. 목사님이 강단에서 기도를 시
작하려 하는데 어디서 난 데 없이 찬송이 터져나오고 한 젊은 집사님이 나와
서 손을 휘저어 지휘를 하면서 그 찬송을 인도하였습니다. 소위 ‘장로파’ 
사람들이었습니다. 목사님은 그 방해의 찬송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가만히 
서 계셨습니다. 
그런데 찬송을 마친 그분들이 기도를 하려하자 이번에는 또 다른 데서 찬송
이 터져나왔습니다. 소위 ‘목사파’로 분류되는 무리들이었습니다. 서로 자
기 파 사람들에게 찬송가 장수를 알려주기 위한 수신호가 오갔습니다. 시간
이 갈수록, 서로 상대방에 대한 악감정에서 터져나오는 여러 행동들이 행해
지고 예배는 모독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양쪽 모두가 자기들 나름대로는 교회를 지키기 위하여 하는 어쩔 수 없는 일
들이었습니다. 차라리 “굳세어라 금순아”를 불러대든지, 아니면 “눈물 젖
은 두만강”을 불러댈 일이지 왜 이런 목적으로 찬송가들을 불러대는가? 분
노와 두려움이 범벅이 되어 석고상처럼 굳어있는 저를 저의 학교에서 윤리도
덕을 가르치시던 염 선생님께서 어깨를 툭툭치며 불러내시더니 “오늘은 그
냥 가거라” 하셨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며 저는 왠지 서럽고, 분이 차서 통곡을 하며 눈물범벅이 되
어 걸었습니다. 중 2 어린 것이 뭘 알아서 그랬을 거냐구요? 저는 그랬습니
다. 그 충격이 그렇게 컸기에 40년도 더 세월이 흐른 지금도 이렇게 또렷이 
그 경험을 기억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이후 상당한 기간을 목사님이 안 계신 채로 우리는 지내야 했습니다. 물
론 머리 허연 연세 드신 목사님이 주일마다 손님 목사님으로 오시기는 하였
습니다. 그러나 우리 아버지와 같은 우리 목사님은 아니었습니다. 학교에 가
서도, 교회 연합행사에 가서도 나는 내놓고 이야기 할 “우리 목사님”이 없
었습니다. 목자 없는 교회 교인의 사무치는 서러움이었습니다. 교회 안에 있
었던 목사님 사택에는 쥐가 질주를 하였습니다. 
후에 미국으로 가신 최 선생님께서 우리 고등부 학생 몇 사람을 모아서 주
일 새벽이면 그 사택 방에서 개인적으로 가끔씩 코피를 쏟으시면서 성경공부
를 시켜주셨는데, 그 집에 들어갈 때마다 저는 목사님이 안 계셔서 비어있
는 그 집이 얼마나 썰렁하게 느껴졌던지…. 제가 고 2 때인가, 드디어 목사
님이 오셨습니다. 처음 목사님이 오셔서 강단에 서
시고 가족을 불러내어 교
인들에게 소개하실 때 제 속에서 터져나온 탄성이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
도 아버지가 있다!” 
제가 담임목회를 시작하고 몇 년이 지났을 때, 외국에 갔다가 한 달만에 돌
아오니 여러 교인들이 “목사님이 안 계시니 주일날 교회를 와도 왠지 쓸쓸
하고 허전하고 그랬어요” 하면서 그렇게 반가와 하였습니다. 어렸을 때의 
그런 경험 탓인지, 저는 그것이 무슨 말인지 얼른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필리핀 단기선교를 마치고 돌아와서 “이번에 가서 피곤한 모습으로 우리 앞
에서 왔다갔다 하시는 목사님 장로님을 보면서 저 분들이 나의 아버지다 하
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고 간증하던 한 청년의 말을 들으면서도 그것이 
무슨 말인지를 저는 얼른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이유로든지 교회의 지도자들이 편이 갈리어 싸우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은 편이 갈리어 싸우는 교회를 향하여 정말 간곡
한 어투로 분쟁하지 말라고, 싸우지 말라고, 다투지 말라고 거듭거듭 말씀합
니다. 그리고는 “온전히 합하라”고 권면합니다. 이 시대 교회의 지도자일
수록 고린도전서 전반에 걸친 
사도 바울의 교회 안에서의 다툼에 대한 염려
와 단호한 권면들을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에선 없어야 할 ‘분쟁, 싸움, 다툼’

교회의 지도자 여러분. 싸우지 마십시오. 죄 없는 양들의 가슴에는 피멍이 
들고, 주인이신 주님의 이름은 당신들 때문에 세상에서 능욕을 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