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석가리기(1)_김병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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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석가리기(1)

김병혁 목사_에드먼톤 개신개혁교회

“뉴스가 뉴스다워야 뉴스지~” 
얼마 전 인터넷으로 요즘 한창 뜨고 있다는 모 TV 코미디 프로그램에 관한 
기사를 접했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한 불량배들이 등장해서 뉴스를 진행하
는데 말끝마다 “뉴스가 뉴스다워야 뉴스지”라고 외친단다. 상황은 우습기 
그지없지만 말은 바른 말이다. 아니 지극히 상식적인 말이다. 뉴스의 “뉴스
다움”은 사건의 정확성과 보도의 진실성에 있다. 이 두 가지 사실을 담보
로 하지 않는 뉴스는 사회의 공해(公害)일뿐 공기(公器)가 되지 못한다. 

정확성과 진실성 앞서야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교회의 교회다움을 상실한 교회는 진실한 교회로서 인
정받을 수 없다. 제 아무리 높은 첨탑 위에 십자가를 걸어놓고, 화려하고 넓
은 교회 건물을 자랑하고, 예배 시간마다 수많은 인파로 북적댄다해도 교회
의 교회다움을 잃어버린 교회는 사람을 위한 종교 기관일 수 있어도 진리의 
터로서 교회는 아니다. 이것이 교회다움에 관한 신구약
을 관통하는 일관된 
진술이며 종교개혁을 열망하는 경건한 무리의 통일된 생각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적인 관점에서 볼 때 교회의 교회다움에 관한 이해는 그
리 녹록한 문제가 아니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교단과 교회와 성도가 존재한
다. 신학과 교리와 역사적 입장에 따라 차이가 있을지언정 “교회가 교회다
워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드러내놓고 반대할 이들이 없을뿐더러 대부분은 
자신들의 신앙과 신념에 대해 가장 성경적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기독교 역사를 돌아보면 성경에서 이탈한 교회나 이단의 속성이 강
한 집단일수록 이러한 종류의 확신은 더욱 자극적이며 광적인 모습으로 나타
나곤 하였다. 

어느 역사를 막론하고 교회 안에 거짓 사도와 거짓 선생과 거짓 무리가 있어
왔다. 이들의 활동 근거지는 교회의 뜰 안이다. 그들은 하나님의 심판의 때
에 도리어 심리적 평강과 육체적 안위를 선포하는 거짓 선지자로(렘 6장), 
허망하고 거짓된 말로 백성의 마음을 빼앗는 거짓 예언자로(미 2장), 그리스
도안에 있는 참된 자유를 빼앗는 거짓 형제로(갈 2장), 사단의 능력으로 큰 
표적과 기사와 능력을 
행하는 거짓 그리스도와 거짓 예언자로(마 24장), 멸
망케 할 이단을 끌어 들여 주를 부인하고 임박한 멸망을 스스로 취하게 하
는 거짓 선생(벧후 2장)으로, 그리스도의 다시 사심과 부활을 부정하는 거
짓 증인(고전 15장)의 모습으로 천연덕스럽게 교회 안을 활보하고 있다. 
주님의 말씀대로 하자면 그들은 양의 탈을 쓰고 나타나지만 속에는 사나운 
이리가 들어 있는 자들이다(마 7장). 그들은 주님의 말씀으로, 주님의 이름
으로 결국 주님의 교회를 농락하고 있는 셈이다. 

성경의 이 같은 교훈을 진실로서 받아들인다면 지상의 모든 교회를 아무런 
기준 없이 주님의 교회라고 단정해서도 안되겠거니와 세상의 모든 교회더러 
교회다워야 한다는 막연한 기대나 어설픈 환상은 버려야 한다. 교회의 교회
됨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것은 성경에 대한 확고부동한 인식과 냉철한 지식이
지 인간 중심의 이성과 감정이 아니다. 즉 참 성도로서 교회의 교회다움을 
인식하는 일은 마치 옥석을 가리는 일만큼이나 신중하고 절제된 자세가 요청
된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는 거짓된 교회와 참된 교회가 공존(共存)하고 있
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개
혁교회의 대표적인 고백서 중 하나인 벨직신앙고백서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우리는 마땅히 성실하고 주의 깊게 참 하나님의 교회
가 무엇인가를 말씀을 통해 알아야만 한다고 믿는 바인데 그 이유는 이 세상
에 모든 이단도 스스로 교회라는 이름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
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스스로 교회라고 부르는 온갖 이단들로부터 참 교
회의 하나됨이 반드시 구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벨직신앙고백서 29장 
中). 

칼빈을 비롯한 종교개혁자들은 거짓 교회와 참 교회와의 분별, 즉 교회의 옥
석 고르기야말로 교회의 교회됨을 향한 진정한 출발점이요 중요한 준거점으
로 삼았다. 칼빈의 경우 그의 기독교강요에서 4권 초두에서 이 사안을 매우 
신중하면서도 대담하게 접근하면서 “‘교회’라는 이름에 속지 않기 위해서
(필자주, 단지 교회라는 명칭을 갖고 있다고 해서 참된 교회가 되는 것은 아
니므로) 우리는 ‘교회’를 자칭하는 모든 집단에 어떤 표준을 시금석으로 
적용해야 한다”(기독교 강요 4.1.11)고 충고하고 있다. 
칼빈과 종교개혁자들이 언급한 교회의 교회됨에 적용할 어떤 표준을 가리켜 

역사적 개혁교회와 장로교회에서는 첫째,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참된 설교
(가르침) 둘째, 예수 그리스도의 세례와 성찬의 바른 수행 셋째,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한 교회의 정당한 치리(권징)를 거짓 교회와 참 교회를 구별하
는 세 가지 표지로 삼았다. 

16,7세기의 종교개혁이 참된 교회 개혁의 절정이었다면 거짓 교회와 참 교회
를 구별하는 세 가지 표지는 교회 역사 속에 가장 찬란하게 빛날 보석이다. 
하지만 이 보석을 돌처럼 여기는 자들이 있다. 칼빈은 교회의 표지 중 하나
라도 제거하거나 말살하려는 것은 사단의 최대의 음모라고 단언하였다. 불행
하게도 칼빈의 지적이 우리 시대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교회의 옥석 고르는 일에 대한 사단의 간계와 도전은 날로 거세지고 있지만 
교회의 분별력은 점점 흐려가고 있다. 자칭 교회들과 자칭 선지자와 선생들
과 자칭 성도들에 의해 교회의 옥석을 면밀하게 고르는 일은 특정한 사람들
의 유별난 관심사인 듯 매도되고 있다. 

교회다움 노력 아쉬워

하지만 옛적부터 지금까지 참된 교회라면 이 옥석 가리는 일을 간과하거나 
포기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밭에 감추인 진주를 발견한 후 
자신의 모든 소유를 다 팔아 옥석을 골라 낸 농부의 지혜와 진실이 그 어느 
때보다 요청되는 시기이다. 참 교회의 참 교회다움을 위하여… 

* vivavox(비바복스)는 ‘살아있는 목소리’란 뜻의 라틴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