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되세요” 신드롬 성주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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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되세요” 신드롬

성주진 교수(합신 구약신학)

“여러분, 부~자 되세요. 꼭이요.” 
얼마 전 B사의 TV광고에 출연한 탤런트 K양이 설경을 배경으로 간절하게 외
치는 이 광고 문안은, 설날 이후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신년 메시지
가 되었습니다. 

몇 해 전만 해도 ‘나를 어떻게 보고?’ 하며 불쾌하게 느껴졌을 이 ‘덕
담’이 이제는 사람들의 귀에 친근하게 들리는가 봅니다. 이제 이 광고 카피
는 점차 공감대를 넓혀 가면서,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하나의 기호
가 되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교회와 상관없는 세상일만은 아닌 듯 합니다. 얼마 전에 우연
히 보게 된 한 문안 편지는 “목사님 사모님..!! 올해는 부부부부부부자 되세
요” 라고 끝맺고 있었습니다. 교회 건축중인가 보다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구하는 자리에서 ‘부자 되라’는 당
부를 보는 것은 충격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부자’ 신드롬이 이제 교
회 밖의 
현상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외환위기가 들이닥쳤을 때는 정말 어려웠습니다. 당시 필자는 어떤 모임에
서 목사답지 않은 질문을 던져 본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1억원이 생긴다면 
그 돈으로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대답은 각양각색이었지만, 하나같이 절실
한 필요를 담고 있었습니다. 

적지 않은 경우, 자녀교육이나 부모봉양, 경조사 챙기기 등 통상적인 ‘사
람 노릇’도 쉬운 일이 아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상심한 어떤 성도가 “돈이 
곧 인격이다” 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당혹스러운 중에도 그분의 아픔
이 어느 정도 전달되어 왔습니다. 

지금은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고 말들 하지만, 어려운 분은 여전히 
어려울 것입니다. “여러분, 부자 되세요” 라는 당부는, 외환위기의 광풍에 할
퀴인 생채기가 아직 아물지 않은 성도들이 한 번 가져 볼 수 있는 소박한 꿈
을 반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이제는 부자 되기 신드롬의 무차별적 공세 앞에서 우리의 신앙을 
되짚어 볼 때가 되었습니다. 경제적 난관을 통과하는 동안 어떤 분은 주님에

게 더 가까이 나아갔습니다. 이들에게 난관은 은총의 수단으로 사용되었을 것
입니다. 반면에 난관 때문에 주님에게서 더 멀어진 분도 있을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 신앙이 흐트러지고 식어지게 되었을까요? 나름대로 믿고 헌신
했는데 주님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낙심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 재물
은 믿음의 정도에 따라 비례적으로 주어지는 반대급부가 아닙니다. 빈부는 여
러 요인의 복합적 작용의 결과로 빚어지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그릇된, 기계적인 보응 사상의 굴레를 벗어나 복음의 원리를 새롭
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질 중심의 세속적인 상급의 논리가 해체된 자
리에서 주님의 은혜가 왕노릇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개인의 주머니 사정
을 신앙의 온도계로 오인하게 됩니다. 자기 경건이 물질로 보답 받지 못한다
고 생각될 때 하나님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것으로 단정하고 믿음이 식어
질 것입니다. 

하나님의 창고에는 물질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훨씬 더 고귀하고 아름다
운 선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때로는 기적적 방법을 동원해서 자녀
의 물질적 필요를 채워주시기도 하시지만, 
흔히 물질적 축복을 유보하면서까
지 사랑하는 자녀에게 더 귀한 선물들을 주시기 원하십니다. 자녀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는 것은 자녀를 망치는 지름길이라지요.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
이십니다.

또한 지금은 신앙적 중심 이동을 단행해야 할 때입니다. 어려움을 거치는 
동안에 우리의 신앙이 상당히 개인적 필요를 채우는 쪽으로 기울어 진 것이 
사실입니다. 이 치우침이 타성으로 굳어지기 전에, 그 동안 접어 두었던 사랑
과 헌신의 내용들을 회복할 때가 되었습니다. 자기 연민을 벗어 던지고 신앙
의 무게중심을 예배와 섬김과 헌신 쪽으로 옮겨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먹고사는 문제에 치중하는 동안 우리의 심령은 피곤해졌고, 우리의 교회학
교 학생들은 줄어들었습니다. 우리의 전도와 선교는 위축되었으며, 우리의 기
도와 헌신은 약해졌습니다. 이제 우리 앞에는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습니
다. 

“여러분, 성령 충~만하세요. 꼭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