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거룩한 섭리와 하나님의 자녀의 타락 <제5장 5항>_김병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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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거룩한 섭리와 하나님의 자녀의 타락 <제5장 5항>

 

< 김병훈 목사, 화평교회, 합신 조직신학 교수 >

 

5장 5항: “가장 지혜로우시고, 의로우시고, 은혜로우신 하나님께서는 때때로 그 자신의 자녀들을 다양한 유혹들과 그들의 부패한 심령에 잠시 동안 내버려 두십니다. 이것은 그들이 범한 이전의 죄로 인하여 이들에게 벌을 주기 위함이며, 또는 그들의 부패성의 숨어있는 강력함과 심령의 거짓됨을 그들에게 드러내 주기 위함입니다. 그리하여 그들로 하여금 겸비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더욱 가까이 그리고 끊임없이 도움을 바라며 하나님께 의지하도록 양육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그들로 하여금 장차 죄를 범할 수 있는 모든 계기들에 대해 더욱 경계하고, 여러 가지 다른 의롭고도 거룩한 목적들에 대해 더욱 유의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하나님께서 자녀로 택한 사람들일지라도 허물과 죄를 범할 수 있어”

 

하나님께서는 모든 일들을 그의 섭리 가운데 일어나게 하시며 또한 다스리십니다. 그의 모든 섭리는 앞에서 살핀 4항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전능하신 능력과 측량할 수 없는 지혜와 무한한 선하심에 따라 실행이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섭리의 목적은 하나님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거룩합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하나님께서 사랑하시어 자신의 자녀로 삼으신 신자들 가운데 죄를 범하는 타락의 사건들이 나타나도록 하시는 것일까요? 신앙고백서 5항은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고백을 합니다.

 

첫째,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녀들이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신앙의 교훈에서 떠나 유혹에 빠지고 부패한 심령에 이끌려 죄를 범하는 일이 있으며, 그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그러한 상황에 잠시 동안 내버려 두시는 섭리 가운데 일어나는 일입니다.

 

둘째, 하나님께서 그의 자녀들로 하여금 타락하는 일을 겪도록 잠시 동안 내버려 두시는 데에는 네 가지 목적들이 있습니다.

 

하나는 그들이 지은 죄로 인해 벌을 받도록 하기 위함이며, 둘은 그들의 심령이 심히 부패해 있으며 거짓되다는 사실을 드러내 주기 위함이며, 셋은 그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연약함을 진실히 깨달아 하나님의 도움을 더욱 의지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넷은 그리하여 앞으로는 죄를 범하지 않도록 더욱 유의하여 자신을 하나님의 자녀로 삼으신 하나님의 거룩한 목적을 이루어 가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상의 네 가지 목적들은 단지 개념상의 해석에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을 살피면 이러한 목적들은 실제로 하나님의 사람들이 겪은 삶 가운데 나타나고 또한 고백되고 있습니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그의 거룩한 자녀로 선택한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허물과 죄를 범하는 일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모든 선택한 사람들 각각이 옛 사람의 성품을 여전히 가지고 있으며, 새 사람의 성품에 따라 이것과 영적 싸움을 하여야 하는 부름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서 분명하게 확인이 됩니다. 모든 신자 각각은 옛 사람을 벗어버리고 새 사람을 입는 회개의 삶을 통해(엡 4:22-24) 그의 신앙을 증거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비록 하나님의 영원한 선택을 받은 참된 중생자라 할지라도 그는 다양한 유혹들에 넘어지고 그들의 부패한 심령에 끌려가는 일을 범하게 됩니다. 이를 테면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다윗의 간음 사건입니다. 하나님께서 “내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 내 뜻을 다 이루리라”(행 13:22)고 말씀하셨던 다윗이지만 그도 정욕에 무너진 때가 있었습니다.

 

나라 전체가 전쟁으로 온 힘을 쏟을 그 때에 다윗은 왕궁에 남아 있으면서 충성된 신하 우리아의 아내를 보고 정욕을 이기지 못하고 간음의 죄를 범하였던 것입니다. 간음의 결과로 아이가 잉태케 되자 이를 감추기 위하여 우리아를 불러 아내와 동침케 하려 하였으나, 전쟁 중에 아내와의 편안한 쉼을 거부한 우리아의 충성심으로 말미암아 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다윗은 우리아를 전투 중에 죽도록 꾀를 펴 악행에 악행을 더하는 죄를 범하였습니다(삼하 11장).

 

이 모든 소행을 하나님은 보고 계셨습니다. 이에 대해 성경은 “다윗이 행한 그 일이 여호와 보시기에 악하였더라”(삼하 11:27)고 말씀합니다.

 

일반적으로 말해,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좀처럼 있을 수 없는 커다란 죄악을 다른 사람도 아닌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다윗이 범하고 만 이 사건은 다윗에게 실로 커다란 영적 각성을 주는 교훈이었습니다. 다윗은 이 범죄로 인하여 하나님께 벌을 받았습니다.

 

당장에 “당신이 낳은 아이가 반드시 죽으리이다”(삼하 12:14)는 예언에 따라 아이가 죽었으며, 후에는 “내가 너와 네 집에 재앙을 일으키고 내가 네 눈앞에서 네 아내를 빼앗아 네 이웃들에게 주리니 그 사람들이 네 아내들과 더불어 백주에 동침하리라”(삼하 12:11)의 예언 또한 압살롬의 반역으로(삼하 16:22) 실행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벌을 내리시는 모든 일은 신앙고백서가 고백하고 있는 대로 네 가지 목적들이 하나씩 차례로 다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과연 다윗은 첫 번째 목적인 책망과 벌을 받았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자신이 얼마나 뿌리 깊이 부패한 자인가를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죄악으로 인하여 하나님에게 책망과 벌을 받으면서 두 번째 목적인 자신의 죄성에 대한 각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편 51편에서 다윗은 자신의 이러한 상태를 잘 드러냅니다. “무릇 나는 내 죄과를 아오니 내 죄가 항상 내 앞에 있나이다. 내가 주께만 범죄하여 주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사오니 주께서 말씀하실 때에 의로우시다 하고 주께서 심판하실 때에 순전하시다 하리이다. 내가 죄악 중에서 출생하였음이여 어머니가 죄 중에서 나를 잉태하였나이다.”(시 51:3-5) 다윗은 자신이 본성 상 부패한 자일뿐만이 아니라 전적으로 완전히 부패한 자임을 고백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고백에 이어 오직 자신을 구원하시고 새롭게 하실 분은 하나님 한 분이심을 말하고,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에 호소하여 용서를 구하므로써, 세 번째 목적의 성취가 이루어집니다.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나를 주 앞에서 쫓아내지 마시며 주의 성령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 …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시 51:10-11, 17).

<다음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