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살려주셨지_추둘란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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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살려주셨지

추둘란 집사_수필가, 홍동밀알교회

“숨쉬는 순간마다 보호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하고 있어”

얼마 전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습니다. 세 살배기 남
자 아이가 콘센트에 젓가락을 꽂아 감전사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한순간의 사고로 운명을 달리해

조금 전까지 함께 밥을 먹던 아이가 등 돌린 몇 초 사이에 주검으로 변했으
니 사고를 당한 엄마의 가슴이 얼마나 저리고 아팠을까, 그 마음이 열 번도 
더 헤아려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달에 우리집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1
월 1일 오전이니, 잊어버리지도 않습니다. 자정에 송구영신 예배를 드린 터
라 여느 때보다 늦잠을 잤습니다. 나와 남편, 민해는 여전히 이불 속에 있는
데 부지런한 민서는 혼자 일어나 놀고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이었습니다. 나는 잠에서 깰락 말락 한 상태였기에 ‘퍼퍼벅’하
며 폭죽이 연달아 터지는 듯한 소리에 용수철처럼 잠자리에서 
튀어 나왔습니
다. 눈썹 몇 번 깜빡거릴 정도의 짧은 순간이었지만 민서가 있는 곳에서 불
꽃이 튀고 있었고 연기가 군데군데 자욱하게 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순간 비명을 지르며 남편을 부르는 한편 민서를 찾았습니다. 민서는 불꽃에 
놀라 소리를 지르고 내 비명에 놀라 한번 더 소리를 질렀습니다. 다행히 민
서는 무사했습니다. 말 그대로 순간이었습니다. 1초와 2초 사이에 일어난 일
이었습니다. 그러나 불꽃과 연기 사이에서 민서를 찾는 그 시간은 한없이 길
고도 무서운 시간이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민서를 살피니 손바닥에 좁쌀만한 화상만 여남은 군데 있을 
뿐이었습니다. 또 주위를 살피니 콘센트에 젓가락 두 개가 나란히 꽂혀 있
고 불꽃 때문에 하얀 그릇장의 표면에 탄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방바닥에 높낮이가 다른 장난감 상자들이 둥그렇게 줄지어 놓여 있는 것을 
보면 평소처럼 드럼놀이를 한 게 분명합니다. 부침개를 부칠 때 쓰는 스테인
레스 뒤집개를 드럼 스틱 삼아 상자를 두드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젓가락을 두 개나 꽂을 때까지 민서가 멀쩡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따름입니다. 민서가 
상황을 설명할 수 없으니 이렇게 저렇
게 추측해 볼 뿐이지만 이번에도 하나님이 지켜주셔서 민서를 살려낸 것이
지, 그 어떤 추측으로도 달리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민서는 이번뿐 아니라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습니다. 뱃속에서 8개월 되
었을 때부터 하나님은 민서를 지켜주셨습니다. 그날 남편과 함께 차를 타고 
가려다 무슨 마음에선가 외출하지 않고 집에 남았는데 아마 함께 나갔더라
면 민서는 지금 이 세상에 없을지 모릅니다. 
집과 멀지 않은 곳에서 남편의 차가 충돌사고를 당하여 길가 밭으로 추락하
는 사고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남편의 눈썹에 남아 있는 흉터가 아직도 그날
의 사고를 말해주고 있는데 그때는 남편이나 저나 하나님께로 돌아오기 전이
라 죄인 되고 원수 되고 연약했던 우리를 살피시고 사랑하신 하나님의 손길
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어느 해 설 연휴에는 친정 가는 길에 좌회전하는 학원차량과 충돌하여 우
리 차를 폐차시키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빙판길이었고 맞은편에서는 덤프트
럭이 달려오고 있었지만 민서를 비롯한 우리 가족은 머리카락 하나 상하지 
않았으며 더 좋은 차를 렌트하여 친정
으로 무사히 갈 수 있었습니다. 
그 후에도 서울에서 온 손님과 함께 태안 바닷가에 나들이 갔을 적에는 운전
자가 졸면서 운전하는 바람에 국도에서 논둑으로 미끄러지는 사고가 났었습
니다. 무게중심이 위태로운 차에서 가만가만 내려 눈으로 확인하여 보니 몇 
십 센티미터 차이로 경운기 진입로에 걸쳐지는 덕택에 논둑 아래로 곤두박질
치지 아니하였습니다. 
또 있습니다. 바닷가에 석굴구이를 먹으러 갔던 날 민서가 식당 안팎을 드나
들며 뛰놀았는데 어느 순간 기분이 이상하여 민서를 찾았습니다. 주차장 바
닥에 앉은 민서를 보자마자 내가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들었더니 그제야 흰
색 승용차가 민서를 보고 놀라서 차를 세웠습니다. 
움직이던 그 차의 바퀴가 정지된 곳은 다름 아닌 민서의 외투자락이었습니
다.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순간이었고 생각할 때마다 소름이 쫙 끼쳐오는 것
을 느끼곤 합니다. 그날 찍은 사진만 보아도 “하나님이 살려주셨지”하는 
고백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부모이지만 언제 위험이 닥칠지 알 수 없고, 알았다 하더라도 어떻게 해 줄 
수 없는 그 숱한 상황에서 하나님의 손길이 아니었으면 어찌 민서가 
무사했
겠습니까? 이 육신의 눈으로 영이신 하나님을 볼 수는 없으나 그 크신 손길
로 충돌해오는 상대편 차량을 밀어내고, 미끄러져 추락하려는 우리 차를 멈
추게 하시며, 심지어 흐르고 있는 전기를 일순간 막아주시는 그 손길을 절실
히 느낍니다. 
세상 사람들은 다운증후군으로 인한 정신지체 3급의 장애아가 무어 그리 소
중하고 자랑스러우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민서 덕분에 우리 가정이 하나님께
로 돌아왔고, 민서 덕분에 관심도 없던 장애인들을 만나고 이해하게 되었고 
장애인부모운동을 하게 되었고, 민서 덕분에 연고도 없는 마을에서 이웃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살고 있으며, 민서 덕분에 날마다 웃고 감동하며 살기
에 다른 가정이 아니라 우리 가정에 민서를 보내주신 것이 바로 복 중의 복
으로 여겨집니다. 
이즈음에는 남편과 나의 입술이 아니어도 마을 사람들과 성도들의 입술에서 
“이 가정에 민서가 없었다면 이 같은 복을 어찌 누릴까?” 하는 고백이 흘
러나오고 있습니다. 민서를 감당할 수 없을 것같아 두려워 흘리던 눈물이, 
숨 쉬는 순간마다 보호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하고 감사하여 흘리는 눈물로 바
뀐 지 오래
입니다. 
지금까지 민서를 지키시며 민서를 통해 이루신 하나님의 일이 크지만 앞으로
는 또 무슨 일로 민서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실지, 민서의 키가 자
라고 속내가 자란 것을 볼 때마다 기대도 함께 커져 갑니다. 

순간마다 하나님의 돌보심 보여

나는 민서의 엄마입니다. 하나님이 그 자리를 선물해 주셨고 그 자리가 만족
스럽고 좋습니다. 행복합니다. 그 마음은 민서를 친히 지켜주시는 하나님만
이 아실 터입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