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제(羍濟) 선생과 혜령(惠嶺) _김영자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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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제(羍濟) 선생과 혜령(惠嶺) 

채석포교회 사모 김영자 

“지도자의 가르침 받아드려 따라 간다면 훨씬 쉬워”

삼한 사온이라고 생각했던 겨울 날씨가 라니뇨 현상으로 인하여 언제 풀어
질 것 같지 않았던 강풍과 추위가 유리창에 비쳐지는 햇빛으로 우울하던 마
음까지 밝게 해주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서예 교습 참여하게 돼

어릴 때는 노는데 정신이 팔려 하루해가 짧다고 생각했었는데 세월은 흐르
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
이하려고 많은 사람들이 해뜨는 것을 보기 위해 많은 곳으로 이동을 하게 됩
니다. 
이곳 채석포와 이웃 연포 해수욕장에서도 해맞이를 위해 이곳을 찾아 주는 
사람들에게 떡국과 함께 따뜻한 커피를 무료로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그 시
간 목사님들께서는 송구영신 예배 때 성도들에게 전할 메시지를 준비하느라
고 바쁜 시간들입니다. 
우리들에게 새해 해맞이는 항
상 텔레비전 화면 속에서만 보면서 왜 해맞이
를 꼭 새해 첫 날 봐야만 하는 가하고 생각해 볼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가 새해 소망을 교회에서 예배드리며 기도하는 것처럼 그들도 그 무엇인가 
원하는 것을 간구해보는 마음일 것이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2년 전 서예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서예를 통해서 신앙적인 원리를 깨달은 것
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인습적이고 습관적인 삶에서 
탈출하여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합니다. 가지고 있던 나쁜 습관을 고치지 못
하고 작심삼일로 끝날 수 있지만 또 새해가 되면 새로운 계획을 세워 도전
해 보기도 합니다.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꿈꾸고 소망하는 일이 있습니다. 남편과 나에게도 하
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서예”였습니다. 더구나 초등학
교 교사 시절에 제대로 배워 보지도 못한 채 아이들의 서예를 지도한 적이 
있었기에 더욱 더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도서관에 책을 빌려 보면서 그곳에서 “평생학습원”을 개설하여 서
예를 가르치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알고 등록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그
리고 두 시간이었습니다. 

등록한 후 첫 날 초등학교 입학생같이 설레는 마음으로 그곳에 갔습니다. 그
곳에 도착해 보니 이미 20 여명의 어르신들이 근엄한 얼굴로 자리를 메우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열심히 붓을 잡고 붓글씨를 쓰고 있었습니다. 이미 학습
이 시작된 시간이 2개월이 지난 뒤였고 그곳에 오신 분들은 직장에서 정년퇴
직하고 취미 삼아 오랜 시간을 학습한 분들이었습니다. 
처음 소개를 받고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연필을 처음 잡을 때처
럼 너무나 서투르고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그 곳에 모인 분들은 연륜이 있
어 붓놀림이 유연한 것을 보고 부럽기도 하고 욕심도 생겼습니다. 남편은 평
소에 한문을 많이 알고 써보았던 실력으로 일취월장하였습니다. 
우리가 배우는 서예교실에는 서예를 지도하는 선생님이 계십니다. 금년 춘
추 73세이지만 매우 정열적이며, 대한민국 서예비림협회 회장직을 맡고 계시
는데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다 전수해주고자 애쓰는 분입니다. 그곳
에 출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선생님은 남편에게는 달제(羍濟 : 잃어버린 
어린양을 구원한다), 그리고 나에게는 혜령(惠嶺 : 은혜의 동산) 이라는 호
를 지
어 주셨습니다. 
그곳에는 많은 분들이 서예를 학습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미 다른 곳
에서 배웠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남편과 나는 완전 초보였기 때문에 
붓 잡는 것부터 시작해서 그 모든 필법을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대로 흉내
를 냈습니다. 
어느 날 숙제를 내 주시면서 교본을 보고 그대로 써 오라고 하셨습니다. 남
편과 나는 그대로 써 오라고 하신 선생님의 말씀을 고지식하게 받아드려 자
를 가지고 글씨를 재어 보면서 오차가 없게 한문을 그려보았던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은 이미 습득한 서법으로 붓을 놀리고 있지만 남편과 나
는 선생님의 손놀림과 시키는 대로 학습한 결과 가끔씩 과제물 제출에서 장
원을 먹기도 합니다. 
옛 서예가는 백 번을 쓰면 본은 될 것이고, 천 번을 쓰면 잘 쓴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고, 만 번을 쓰면 명필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명필 소
리를 듣지 못한 다 하더라도 서예의 흐름과 글씨체의 모양, 그리고 거기에 
대한 역사를 다능 박식한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낍니
다. 
나이가 많은 선생님께서는 자기가 돌아가기 전에 본인이 알고 있는 많
은 학
문을 우리들에게 전수해 주고 싶어서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선생
님께서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성경 말씀을 한문으로 써 주면서 모두
에게 그 말씀을 읽어 주기도 합니다. 때로는 우리를 대신해서 복음 전도자
가 되기도 합니다. 
서예를 시작한 지도 벌써 2년이 되어 이제 조금은 붓을 잡게 되었음이 고마
워서 선생님께 크리스마스 때 카드를 드렸습니다. “선생님과의 만남은 축복
입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피아노를 배울 때도 그랬고 지금 서예를 
배우면서 설리반 선생님이 있어 헬렌켈러가 있듯이,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게 된 것이 나에게는 행복이었습니다. 
서예공부를 하면서 매 시간마다 강조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서예에 임하
는 9가지의 기본적인 마음 자세를 갖고 직필현완법으로 붓을 잡고 붓의 면
을 바꾸어야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서예의 요체라는 것입니다. 지도자의 
말씀을 따라서 그대로 실행하니 이제는 조금씩 체계가 잡히기 시작했습니
다. 우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우리에게 좋은 것을 가르치리라는 믿음으로 
가르침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서예공부를 하면서 신앙적으로 느
낀 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신앙을 지도하
는 신앙인들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원리라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처음 시작
한 신앙인뿐만 아니라 오래된 신앙인 역시 목사나 혹은 다른 지도자의 가르
침을 긍정적으로 받아드려서 가르치고 지도하는 대로 따라 간다면 그분의 신
앙이 바르고 잘 자라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가르치는 대로 따라 가는 것이 어리석게 보일 수도 있고 늦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길이 바른 길이며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은 얼마 지나지 않으
면 밝혀지게 됩니다. 어느 신앙인은 목사의 가르침을 가벼이 여기면서 신앙
생활을 함으로 뒤에 쳐지거나 신앙을 잃거나 시험에 빠지는 것을 볼 수 있습
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며칠 전 찾아 온 남편의 친구 부부와 팔봉산에 갔습니다. 이 근처에 있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정상에 올라오니 눈앞에 멀리 서해 바다의 망망대
해와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석양의 아름다운 풍광이 장엄하게 펼쳐졌
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포장되어졌던 생활들에서 벗어나면서 진솔함이 드러
나고 따뜻한 우정을 느껴 보기도 했습니다. 

꿈 있는 교회 세우는 것이 새
해 목표

많은 사람들이 해돋이를 보며 한 해의 소망을 원하듯이 남편과 나에게도 새
해의 소망이 있습니다. 서예선생님이 아끼는 마음으로 “달제”와 “혜령”이라
고 이름지어 주었듯이 성도들과 함께 주님의 가르침과 사랑 속에서 “믿음과 
사랑, 그리고 꿈이 있는 교회”를 세워 나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