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에 쓴 편지(45)
콜럼비아 강(Columbia River)
Mrs. Daisy Sung_미국 포들랜드 한인 문화방송실
“폭포들과 더불어 곳곳에 숨겨진 비경도 많아”
와싱톤 주는 미 서북부에 있어 북쪽으로는 캐나다와 국경을 하고 남으로는
오레곤 주가 있다. 그 두 주 사이를 콜럼비아 강이 동쪽으로부터 뻗어 흘러
주 경계를 가른다. 한국 동해안에서 시작된 태평양은 오레곤 주 그 밑으로
는 캘리포니아를 합한 3주가 미 서해안이 되는 태평양을 맞대고 있다.
와싱톤 주와 오레곤 주 경계 갈라
나의 제2의 고향이 되어버린 포틀랜드는 콜럼비아 강 입구를 따라 내륙으로
2시간여 거리 강 옆에 자리 잡고 있다. 국제선 선박들이 들어오기도 하는 강
이 크고, 바다로 나갔던 연어가 상류를 따라 매년 돌아와 알을 낳기도 하는
쓸모 있는 강이다.
좀 더 상류 쪽에는 댐도 있어 강폭이 넓고 강 양쪽에 높고 낮은 절벽과 산들
이 있다. 그 때문에 자연이 아름답고 시원한 폭포들이 여기저기
흘러내리며
수자원이 풍부하다. 시골 전원생활이 가깝게 느끼게 시외로 빠져나가기가 쉽
고 빠르다.
연내 낚시꾼들이 여가를 즐기고 특별히 원주민 인디언들만 허가받을 수 있
는 망으로 고기를 잡는다. 강가 도로 옆 차를 세워놓고 얼음상자에 담은 큰
커다란 연어나 숭어를 통째 팔기도 하는 인디언을 만날 수 있다.
미서부 영화가 한창 헐리우드에서 많이 만들어지던 나의 중고시절 그런 영화
를 보고는 미국에 가서 인디언들을 만나보고 싶어했던 생각에 즐거운 기억
이 있다. 그러나 그들을 대할 때면 측은한 생각이 든다. 이 넓은 땅이 모두
자기들의 땅인 줄 알고 경계선도 만들지 않고 안심하고 살다가 백인들에게
다 뺏겨버려 그들대로의 나라는 하나도 건립하지 못했다. 이젠 미국 정부에
서 정해준 여기저기 멀리 인디언 보호지역 동네에 대부분 모여 산다.
도시생활을 하며 백인 사회에 섞여 사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사
회적으로 별로 성공 못하여 그들만의 문화와 힘이 쇠퇴해 가는 것을 고민해
주는 이도 별로 없는 듯하다. 기차도 없고 차도 없던 그 시절 말을 탄 남자
들 외에는 더구나 여자들은 자기가 태어난 한
동네에서 살다 죽고 말았을 때
를 생각하면 지금 세상에 태어나 살게 된 것을 아주 천만다행으로 생각한다.
좀 높은 지대에서 내려다보면 살아있는 펼쳐진 대지가 멀리까지 보인다. 평
생을 살았어도 다 가보지 못했을 거리를 단숨에 달려가며 차창 밖을 내다
볼 때면 그 풍요로움이 나를 행복하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쉽게 찾을 수 있
는 강, 호수, 폭포, 산과 들은 그 편안한 아름다움에 끌려 “주 하나님 지으
신 모든 세계~”의 찬송가가 절로 나온다.
특별히 강변 고속도로 바로 가까이 높이 올려다 보이는 멀트노마 폭포
(Multnomath Falls)는 수십 번을 찾았어도 지루해지지 않는 그런 모습이다.
폭포 폭이 넓지는 않으나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더 높은 미국에서 2번째로
긴 폭포이다. 여름내 비가 안 와도 1년 내내 줄기차게 떨어지는 그 물은 끝
이 없다.
어떤 해 더 추운 겨울일 때면 절벽 옆으로 얼어붙는 하얀 얼음은 또 다른 장
관을 만들기도 한다. 산기슭 닦아놓은 좁은 등산로를 따라 폭포 위까지 올라
가다 보면 좋은 운동이 되기도 한다.
그 주변 강 옆을 따라 여러 폭포들이 여기저기 숨어있다. 그중 가장 작은 것
이라도 제
주도에 정방폭포만하다. 이 도시를 방문하는 이들에겐 관광으로 당
연히 먼저 폭포 쪽으로 차를 돌린다. 가까이 연어 부화장도 있다. 댐이 있
어 막아놓은 물길을 층층식의 물고기 사다리(fish ladder)를 힘써 역류하여
올라가는 알밴 연어들을 구경하는 것도 이색적인 구경거리다. 그
댐을 지나 작은 동네에서 강을 건너면 와싱톤 주가 있는 하늘가는 다리
(Bridge of God)라는 높은 다리가 있다. 차량이 많지 않은 날에는 다리 양쪽
을 번갈아 내려다보며 걷는 듯 천천히 운전해도 괜찮은 1달러짜리 유료다리
이다.
그 다리 밑에 필자가 좋아하는 조용한 오래된 식당이 있다. 음식도 미국의
대표음식 간단한 메뉴이다. 그 지역에서 100여 년 전 더 이전에 살고 갔을
이들의 생활소품들이 천장과 벽들에 붙어있어 그것을 보다 보면 음식을 다
먹어버린다.
갈 때마다 빠지지 않고 먹는 매운 콩 요리죽(Chili)은 그중 우리 입맛에 맞
다. 한참을 더 앉아 크게 열린 유리창문밖 강을 내다보는 정취는 그들의 뒤
를 따라 역사 속을 사는 듯한 느낌을 주어서 좋다. 그리고 입구 쪽에 있는
작은 기념품가게(gift shop)를 둘러보며 산 속 분위기에 맞
추어 만든 소품들
이랑 눈요기를 한 번씩 하고 나온다.
가게에는 눈요기 감 소품들도 많아
이 지역은 이렇게 평야에 흐르는 강이 아닌 산과 언덕이 연결되는 계곡이어
서 강 이름을 따라 콜럼비아 계곡(Columbia Gorge)이라 부른다. 480km의 긴
강은 태평양으로 흘러 들어가며 바다 입구에는 아스토리아(Astoria)라는 작
은 시가 있다. 이곳은 제방도 있고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낚시터도 있
다. 땅이 있으면 부자이듯 이 콜럼비아 강은 오레곤 주의 또 다른 재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