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내게 준 선물_김영자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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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내게 준 선물

김영자 사모_채석포교회

“가을 향기 나누어 마시는 기쁨에 초대합니다”

“ 가을 햇살이 살포시 비치는 창가에 앉아 투명한 찻잔에 말려둔 들국화 
꽃 잎 예닐곱 송이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니 노란 꽃잎이 제 모습을 드러
내면서 진한 국화향이 깊어 가는 가을을 느끼게 해 줍니다.

국화향 가득 찬 잔에 담기도

이번 가을 노회가 끝나고 교역자 모임에서 부부동반으로 2박3일의 여행을 가
졌습니다. 노회가 끝나고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몇 명의 자녀들과 함께 도
착한 곳은 치악산 아래 마을에 있는 팬션이었습니다. 거의 자정이 가까운 시
간에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목회자를 사랑하는 주인 집사님 부부의 사랑만
큼이나 따뜻한 방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그 곳에 가기 전에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변화되지 않는 우리 성도들의 믿음
을 볼 때마다 그 모든 것이 나의 무기력함과 연약함으로 인한 것 같은 자책
에 빠져 심적으로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빛깔의 가을 단풍이 
내 마음 속에 수 없이 물들여지면서 밖을 향해 나가고 싶었던 때였습니다. 
사모라는 이유만으로 아픈 마음조차도 내뱉지 못하고 안으로 삼키면서 차곡
차곡 쌓인 감정들이 나들이를 떠난 시간부터 나를 행복하게 했습니다.
신선한 아침 공기와 함께 경건회를 드리고 감악산 등산과 동강 어라연에서 
때늦은 래프팅을 즐겼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운 자연으로 들어가 하얗
게 솟아올랐다가 내리치는 급류 속에서 스피드와 스릴을 맘껏 즐기고 한 팀
이 된 목사님들과 협력하여 장애를 극복해나가는 소중한 체험도 했습니다.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는 한 폭의 수묵화였고 모든 스트레스는 흐르는 물살
과 더불어 흘러 보낼 수 있었습니다.
노를 저으며 물살을 가르는 일이 힘이 들고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 일행들은 
바비큐로 만찬을 즐겼습니다. 밤 시간에는 잔디밭에 무대가 설치되고 그곳에
서 작은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7명의 목사님과 4명의 스텝으로 구성된 팀이
었습니다.
깜깜한 밤하늘에는 별 하나 떠있지 않고 무서리가 촉촉이 내려 가로등의 불
빛이 처연하게 비췄습니다. 모닥불을 피워 놓고 주위에 우리 일
행과 마을 주
민들이 관객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10월의 차가운 밤공기로 인하여 기타
를 치는 목사님들의 손가락을 굳게 하였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로 하모
니를 이루는 찬양은 관객들의 마음을 활짝 열고 잊지 못할 행복한 시간이 되
었습니다.
복음송을 시작으로 간간이 10월의 마지막 밤을 노래하는 ‘잊혀진 계절’과 
‘그대 그리고 나’도 들려 줄 때는 즐겁게 따라 불렀습니다. 젊은 날에 고
뇌하며 시린 가슴과 마음 저리게 했던 날들을 회상하며 우리들 마음속에 수
많은 별들이 무수하게 빛나는 아름다운 밤이었습니다.
가늠할 수 없고 볼 수 없는 내일을 향한 우리들의 삶이지만 여호와 이레이
신 하나님이신 것을 새삼 깨달아 새 힘을 얻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어느 
목사님께서 사모님들은 남편을 잘 만나서 큰 차도(승합차) 많이 타고 좋은 
곳도 많이 다니며 맛있는 음식도 먹으니 시집 잘 왔다고 했습니다.
경건회 시간 때 선배 목사님께서 들려주신 말씀 중 동역자들의 애경사에는 
빠짐없이 참석하는 것이 좋다고 했습니다. 목회를 하다 보면 사회 친구들이 
다 떨어져 나가니 외롭지 않게 우리 모두 하나가 되자는 말씀에 
공감했습니
다.
가을이라 곳곳마다 들국화가 지천에 피어 있었습니다. 들국화 꽃잎을 하나하
나 따면서 감국차를 만들어 성도들과 정인들에게 나누어 줄 것을 생각하니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이 가을에 높은 하늘만큼 나를 낮추는 겸손을 배우며 
내가 기억을 잊어버리기 전에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 때 하나님께서 내게 
준 사랑을 성도들과 정인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노란 탱자 몇 
알을 바구니에 담아 거실에 놓으니 집 안 가득 향기롭습니다.

그윽한 탱자 향기 운치 높여

가을 나들이로 인하여 나의 나약함에 새 옷을 입고 김현승 님의 “가을의 기
도”를 음미해봅니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