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가 미덕인가? 유화자 교수

0
3

소비가 미덕인가?

유화자 교수_ 합신 기독교교육학

한때 우리나라에서 ‘소비가 미덕’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전문적
인 경제 원리나 논리에 대하여 문외한인 사람들에게는 어떤 경제 상황에서 
‘소비가 미덕’이라는 경제 원리와 논리가 적용되는지 잘 모른다. 그러나 
소비가 미덕일 수 있는 경제 상황이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있음을 알고 있
다. 

사업을 하거나 상업을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현 경제 사정이 
IMF 당시보다 더 어렵다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또 현실의 삶속에서 계속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고는 이런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현실감을 우리나라 국민 대
부분이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 생활을 경험한 어느 외국인이 “한국 사람은 여름은 겨울처럼, 
겨울은 여름처럼 사는 사람들이다”라고 하였다. 한국에서 기름 한 방울 나
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 외국인은 특히 한국 사람들
의 아파트 생활
을 보면서 놀라움과 염려에 휩싸이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은 겨울
에 난방을 덥게 하여 방이 더워서 내의 바람으로 겨울을 보내고, 여름에는 
냉방 때문에 긴소매 옷을 입고 여름을 보내고 있다”라는 것이 그 외국인의 
설명이었다. 

굳이 이 외국인의 말을 인용하지 않아도 이런 현상은 삶의 현장 도처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일반 가정이나 사무실, 공공 기관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을 예사롭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냉방이 너무 잘되어서 여름에 냉방
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들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으며, 공공 기관이나 일
반 사무실을 방문한 사람들이 겨울에는 더워서, 여름에는 추워서 힘들었던 
경험을 하였을 것이다. 

독일이나 영국에서는 겨울을 지내려면 집 안에서도 스웨터를 입어야 한다고 
한다. 전력 요금이 싼 심야에 예열(豫熱)을 하여 난방을 하기 때문에 이른 
저녁 시간에는 실내 온도가 추워서 겉옷을 두껍게 입어야 추위를 견딜 수 있
다는 것이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 살면서 우리는 에너지 불감증에 걸려 있다
고 할 수 있다. 각 가정에서 가전 제품을 사용하
지 않을 때 TV나 여러 가전 
제품들의 플러그를 뽑아 놓으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
다.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들의 플러그를 뽑지 않은 상태로 두면 5%의 전력
이 계속 소모된다는 것이다. 가정이나 사무실, 공공 기관 등 대부분의 생활 
현장에서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들의 플러그만 제대로 뽑아 놓아도 일년에 
수조 원의 전력이 한국에서 절약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우리의 관심
과 작은 수고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국가적 에너지 절약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절약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엔진 예열이 필요하지 않는 자동차
들의 공회전으로 소비되는 아까운 에너지, 엘리베이터 안에서 몇 초를 참지 
못하고 계속 버튼을 눌러대는 조급증 대신에 가까운 거리 걷기와 대중교통 
이용하기, 카풀제 시행과 승용차 요일제 운영 등 우리가 자신과 나라를 사랑
하는 마음으로 지혜를 모으고 작은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면, 이 고유가 시대
에 가정은 물론 한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는 초복이 며칠 전 지났고 대서와 중복, 말복 더
위가 다가오
고 있다. 또 금년 여름은 100년만의 더위일 것이라는 일기 예보
도 있었다. 이런 여름을 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양의 전력이 필요하며, 고
유가 시대의 한국 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염려를 하
고 있다.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망한 후 독일 경제가 많이 어려웠다는 것은 모두
가 아는 사실이다. 남자들이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 혼자서 마음대로 피우
는 것이 아니라 서너 사람이 모여야 비로소 성냥 한 개피를 이용하여 담뱃불
을 붙였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또 당시 독일 여성들이 “독일의 부흥은 부
엌에서부터”라는 프랭카드를 부엌 벽에 붙여 두고 물 한 방울도 아끼면서 
개인과 국가 경제를 도왔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런 생활 습관이 몸
에 배어서 많은 독일 여성들이 지금도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
다. 

물론 아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며 절약이 항상 미덕만은 아니다. 아끼는 중
요성 못지 않게 필요할 때 과감히 쓸 수 있는 지혜와 용기 또한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 의식없이 살면서 습관적으로 낭비하며 아낄 줄 모르는 생활 자
세는 개인적 경제 생활은 물론 국가 경제
에도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
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자연재해 현상이 빈번히 발생되고 있
지만, 그럼에도 해마다 여름이면 전력 수요가 기록을 갱신하며 급증하고 있
다. 또 앞으로 많은 양의 남한 전력을 이북에 보내야 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있는 때에, 우리 모두가 특별히 기독교인들이 이 여름에 필요한 관심과 작
은 수고를 통하여 개인과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생활을 할 수 있기를 기
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