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삶은 …” 유화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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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삶은 …”

유화자 교수_합신, 기독교교육학

매일의 삶 속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로 하는 일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
과 대화하며 서로의 필요에 따르는 어떤 요구들을 서로 충족시키는 일을 하
면서 인생을 살아간다. 그 만남이 정기적이며 지속적으로 이루어 질 수도 있
고, 단회적인 만남으로 끝나는 경우들도 있다. 그래서 인간의 삶은 사람들 
속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그 사람들과 여러 인연들을 맺으며 살아가는 과정
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아주 내성적인 사람이라도 일
생에 10,000여명 정도의 사람들과 인연을 맺으며 살아간다고 한다. 

이것은 인간의 삶이 대인관계에서 시작되고, 인간관계 속에서 진행되며, 그 
인간관계 속에서 생을 마치게 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 많은 사람
들이 제각기 다른 성격과 인품, 교육 수준, 성장과정, 생김새, 취미 등 다양
한 성품과 배경을 가지고 있어서 이런 다양한 사람들이 한 공동체 안에서 함
께 조화를 이루며 살
아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과거 농경시대나 인구가 많지 않았던 시절에는 지금처럼 그렇게 많은 사람들
을 만나지 않아도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하였다. 주로 농사를 짓고 살면서 대
부분의 생활필수품들의 자급자족이 가능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구의 증
가와 문명의 발달에 따라 사람들의 생활양식이 복잡하고 다양해지기 시작하
면서 삶 속에서 많은 사람들과의 접촉과 만남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한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삶에 지대한 영
향을 미치는 그 사람의 성격이나 기본 인격 형성은 대부분 어린 시절 가정에
서 부모의 자녀 양육방식에 의하여 결정된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태도와 부
모의 인생관, 가치관이 마치 하얀 백지와 같은 어린이의 감성과 성품 형성
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갓 태어난 어린이는 여러 면에서 하얀 백지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부모들은 
이 하얀 백지인 어린이의 켄버스 위에 여러 가지 빛깔과 갖가지 모양의 밑그
림을 그리는 인생 화가라고 할 수 있다. 이 밑그림 위에 어린이들은 가정생
활 속에서 부모에게서 듣고 보며 
가슴에 새겨진 색깔과 모양으로 그 밑그림
을 덧입히고 채색하면서 인생을 살게 되기 때문이다. 

모든 부모들이 자녀를 바르게 양육하고 싶어하고, 또 자녀 교육에 최선을 기
울이고 있다. 자녀 교육에 실패하고 싶어하는 부모는 이 세상에 아무도 없
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는 주변에서 자녀교육에 실패하였다고 표
현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더불
어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의 삶 속에서 최소한의 기본 상식과 인간됨의 기초
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런 인간의 기본 됨과 기초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람
들이 교육을 받지 못하였거나 기초생활 여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 속에서보
다는 최고의 교육과 경제력, 사회적 지위, 명예를 소유한 사람들 속에 의외
로 많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물론 거기에는 여러 요인들이 있을 수 있
다. 그러나 그 요인들 중 중요한 한 가지를 선택적으로 살펴본다면 먼저 부
모의 책임을 들 수 있다. 자녀가 너무 귀하고 소중해서 많은 부모들이 마냥 
그 아
이가 원하는 대로 하게 하고 그 아이의 거의 모든 요구 조건을 들어 준
다. 그러면서도 그 자녀에게 올바른 가치관이나 분별력, 책임감을 심어주는 
일에는 대부분 무관심하다. 

어린 시절은 아주 가르치기 쉽고(teachable) 모든 것을 잘 수용할 수 있는
(reachable) 시기이다. 일생 중 교육의 효과가 가장 극대화될 수 있는 이런 
중요한 시기에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올바른 가치관이나 분별력, 책임감을 
육성하는 일에는 무관심인 채 그 아이의 감성(emotion)이나 본능(instinct)
을 충족시키는 일에 주된 관심을 기울이다보니 이런 결과가 초래될 수밖에 
없다.

그 실례 중의 하나로 많은 한국 부모들이 아이들의 기(氣)를 아주 중요시한
다. 부모 자신은 물론이고, 행여 주위에서 다른 사람들이 자기 자녀의 기를 
죽이지 않을까 몹시 신경을 쓴다. 전철이나 여러 공공장소에서 어린이들이 
심하게 떠들거나 무례한 행동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이 주의를 주면 “당신이 
뭔데 참견이냐! 우리 아이 기 죽이지 말라”고 역습을 해온다. 

많은 부모들이 어린이의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대처 능력을, 무엇이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
는 ‘기’로 오해하고 있다. 삶 속에 필요한 ‘인내
력’이나 타인을 위한 당연한 ‘배려’와 ‘절제’를 ‘기를 꺾는 일’로 잘
못 생각하고 있다. 이런 부모의 오해와 그 오해에 기인된 잘못된 자녀 양육 
방법이 배타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이기주의적 사람들을 양산해 내고 있는 것
이다. 

기독교인의 가장 중요한 삶의 원리는 먼저 하나님 사랑과 경외이며, 다음으
로 이웃을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두 가지 큰 사랑의 원리 속에 담겨져 있
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천 부모들이 인생의 대 전제인 하나님 경외 
속에서, 자녀들이 자신과 다른 사람을 동일한 가치와 인격을 가진 귀한 존재
들로 여기는 인생관과 가치관을 갖도록 하나님 말씀 안에서 그들을 양육해
야 할 중요한 의무와 책임을 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