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그늘 아래서_변세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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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그늘 아래서

변세권 목사/ 강원노회장, 온유한교회

유난히 정이 많아 미련만 남겨놓고 떠나기엔 너무 아쉬워하는 겨울이 봄볕
을 서성대며 아직도 산간에 눈발을 흘려댄다. 어떤 때는 안쓰러움마저 더해
간다. 그래서 그런지 길가와 정원의 하얀 목련이 이제야 막 피기 시작했다. 
문득 학창시절 목련꽃 그늘 아래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으
며 감정적 사랑이 무엇인지… 단테의 신곡을 읽으며 신의 은총이 무엇인
지… 문학을 논하고 철학을 논하고 감히 인생을 논하던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그리던 순간들과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 때문에 사는가? 어디로 가는가? 죽음 이후엔 어떻게 되
는가? 

플라톤의 이데아에서 아우구스티누스, 루소를 거쳐 임마누엘 칸트에 와서 그
의 순수성 이성비판과 논리학 강의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우
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인간이란 무엇인
가? 

인간 자
신의 질문에 마침내 인생의 방황이 종지부를 찍는다. 
톨스토이도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언제인가? 이 세상에서 가장 중
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라는 실천
적 대안을 제시한다. 

더 오래 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지만 사람이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다 ‘죄’ 때문이다. 활성산소가 세포를 늙게 하는 생리적인 원인이 되
지만, 활성산소를 차단한다고 해서 인간의 늙고 죽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예수님은 죽은 나사로의 무덤 앞에서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
라’ 선포하셨다. 

이렇듯 부활은 새로운 종류의 삶이며 현재와 미래를 갖고 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부활의 능력으로 살게 되고 미래에 몸의 부활을 그리스도의 재림 
때 영광 중에 경험하게 될 것을 기다린다. 

부활의 능력은 용서와 사랑과 의롭게 사는 능력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
기가 져야할 무게의 십자가가 있다. 특히 그리스도인에게는 남을 위해 져야 
할 십자가가 하나 더 있다. 고통 당하는 자, 가난한 자, 억
압받는 자, 탈선
한 자, 늘 고독한 자, 영혼이 죽어 가는 자들을 위해 더 깊은 사랑으로 십자
가를 기쁨으로 져야한다. 부활의 새 생명을 기뻐하는 사람들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를 지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마지막 숨을 거두기 전까지 자신의 
사랑의 몫을 다 찾아 한 움큼 가슴에 채우고 떠나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가는 길에 동반자가 절실히 필요한 법이다. 

마른 가지에 목련꽃이 터져 나오며 활짝 벌어지듯이, 무덤에 장사된바 되었
다가 사흘만에 환하게 부활하셨듯이 교회사역에 무거운 마음이 있었다면 
“주님, 부활의 환희와 감격으로 제 마음을 채워주소서” 기도하며 다시 용
기를 얻어야 한다. 

현대선교의 아버지인 윌리엄 케리도 늘 “나는 벌레요, 사람이 아니라”는 
다윗의 기도문으로 가득 찬 생애를 살았다. 단순히 오래 살려고만 하지말고 
모든 고난과 죽음을 이겨내신 주님의 진정한 부활의 능력을 우리의 인격과 
삶에 적용하며 겸손을 훈련하는 남은 생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