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삶은 진정한 믿음이다
신현수 교수/ 평택대학교
오늘날 우리는 대중 매체를 통해서 우리 마음을 어둡게 하는 소식들을 자주
보고 듣게 된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많다. 삶의 짐이 너무도 무겁
게 느껴져 그리했겠지만, 그렇다고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포기하는 행동이
이해될 수 없어 못내 가슴 아프다. 또한, 보통 사람이라면 도무지 믿기 어려
운 부정부패 사건들이 흔히 터지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사건들에 남
들의 부러움을 사는 그리스도인이 많이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며칠 전 추적 60분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서울역 노숙자들의 실태를 보았는
데, 이들이 인권 사각지대에 살고 있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
이 비참한 생활을 하는 것은 두말 할 필요없이 그들의 책임이다. 하지만 그
들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고귀한 존재이기에 그들 역시 사람다운
삶을 살 권리가 있지 아니한가!
영국이나 프랑스의 경우
와 비교해 볼 때, 같은 현상을 바라보고 대처하는 한
국정부의 사회복지정책이 과연 사람을 위한 민주적 가치 실현에 뜻을 두고
있는지를 의심하게 한다. 이들의 인권은 한 마디로 사회로부터 ‘내버려졌
다’. 그러나 그들은 대한민국 사람이 아니며 우리 믿음의 공동체가 돌아보
아야 할 사람들이 아니란 말인가!
인간의 기본권 존중되어야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 한국교회가 성도 일천만을 자랑하고 4만의 교회를 내
세우고 있으나 한국사회의 어두움을 밝히는 빛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
하고 있는 하나의 분명한 증거이다. 오늘날 한국교회에는 믿음이 세상적 가
치관에 뿌리를 둔 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농후하다. 또
한 믿음을 단지 죽어서 천국 가기 위한 수단으로만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그래서 한 순간의 어떤 일정한 종교적 형식에 초점을 둔다. 이러한 믿음 이
해에는 자연스럽게 주님과 인격적 관계를 맺는 것이나 주님의 뜻을 따라 사
는 삶에는 관심을 그다지 두지 않는다.
그러면 예수 잘 믿는다는 것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하는 것일까? 교회에서 어떤 직분을 갖는
것일까? 교회에서 어떠한 봉사
를 하는 것일까? 기독교 문화에 익숙한 것일까? 두말 할 것도 없이 이러한
것들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 위에 가장 본질적인 것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것이 무엇일까?
믿음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누구를 어떠한 분으로 믿느냐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은 한 마디로 예수님을 주로 믿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어떤 정해진 종교
의식을 행해서 구원을 받으려 하기 때문에 구원을 주시는 그리스도 자신을
놓치고 구체적 삶의 터에서 그와 함께하는 삶의 역동성을 잃고 만다.
구원의 은혜는 그것을 베풀어주시는 주님 자신과 떼어 생각할 수 없다. 구원
의 은혜는 믿는 사람이 예수님과 바른 관계를 가질 때 자연적으로 따라오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구원의 은총이 큰 가치를 갖는 것은 그것이 하나님의 아
들이 주시는 선물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구원의 은혜는 그것을 받은
사람의 삶과 떨어질 수 없다.
구원과 그 삶은 동질적이다
성경이 구원을 말할 때, 믿는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그들의 삶
의 터에서 계속적으로 구체화시켜 가는 것을 강조한다. 예수님은 당신을 주
님으로 믿는 사람을 하나님과 새로운 사랑의 관계를 갖도록 이끌 뿐만 아니
라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그분의 다스림을 받아가도록 한다. 종교개혁자들에
게 있어서 구원에 이르는 믿음이란 언제나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라 사는 거
룩한 삶과 같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그가 사람을 지으시고 죄에서 구속한 주
님으로 고백하고 그분과 사귐을 갖는 것이다. 이 사귐은 어떠한 종교의식을
행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삶의 모든 분야에서 그분의 말씀을 순종해 가는 것
을 말한다. 그것의 한 구체적 모습은 남을 섬기고 사랑하며, 그리고 정의로
운 사회를 위해 헌신함으로써 어둡고 절망에 찬 사회에 소망의 빛을 비추는
한 알의 썩는 밀알이 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이땅에 이루
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이땅에 살아가는 한 중요한 이유이고 목표이며 기본원리이
다. 이러한 바른 믿음의 모습이 한국교회 더 나아가 이 세상 구석구석에 나
사렛 예수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의 구체적 삶에서 힘있
게 실천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