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의 시대_변세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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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사색(四人四色)칼럼

목자의 시대

변세권 목사/ 온유한교회, 강원노회장

시간이 역사의 정점을 통과하며 말없이 흘러가고 있다. 강은 옛 강이라도 강
물은 늘 새롭듯이 눈물과 한숨, 영광과 좌절의 지난해를 냉정하게 결산하고 
눈처럼 하얀 저 새로운 시간 속으로 단정히 걸어간다. 보통 자신이 가진 재능
을 통하여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는 이차적 감정을 가진 많은 사람들은 흔히 
일차적인 감정, 즉 훌륭한 성품을 갖지 못한 경우가 많다. 가장 설득력 있게 
의사 전달을 하는 것은 바로 사람의 성품이다. 

메디슨은 ‘당신의 인격과 성품이 아주 큰 소리로 당신에 관해 말해주고 있
기 때문에 말로 하는 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물론 사람들이 성품
상으로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의사전달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원활한 대
인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후자가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이차적일 따름이다. 결국 인품이 우리가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설득력 
있게 우리 자신을 소개해준다. 예컨대 그 사람의 성품을 잘 알고 있
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이 같은 경우 그 사람이 
달변이든, 대인관계 기술이 훌륭하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그 사람을 믿고 함
께 성공적으로 일한다. 

새해가 밝았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의 매력으로 사람들을 교회 안으로 인도하
려고 계획을 세운다. 사람들은 실력 있는 설교자를 강단에 세우고, 대중집회
도 하고, 교회홍보도 하고, 교회조직을 잘 짜면 교회가 부흥하는 줄로 안다. 
그러나 교회부흥의 해답은 바로 목사가 가지고 있다. 

오늘날 세상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목양」이다. 세상은 다양한 문
화와 활동으로 가득 차 있으나 사랑은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찾
는 사랑은, 한 번의 설교나 한 시간의 예배를 통해 만족스럽게 채워질 수 없
다. 세상이 요구하는 사랑은 오직 어린양을 품에 안고 양떼를 온유하게 인도
하며, 날마다 양들을 위하여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목자의 사랑이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더 나은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
으로 돌봐줄 줄 아는 목자의 사랑이다. 교인
들은 예배, 교회정치, 신조, 교회
전통, 여러 예식과 활동에 그다지 큰 관심이 없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한 십 
년쯤 설교하면 더 설교할 게 없다. 그때부터는 인격으로 목회를 해야한다. 그
러므로 21세기는 ‘목자의 시대’로 불려져야 한다. 

어차피 교회는 흔들릴 것 같은 어려운 시험을 한, 두 번 겪으면서 하나님의 
깊으신 섭리와 뜻과 계획을 알게 되는 것이다. 나중에 지나고 나서 보면 적절
한 시기에 힘들고 지친 시험을 통해 교회는 안정되고 견고하게 그리스도의 몸
의 공동체로 세워지게 됨을 알게 되는 것이다. 

밀어붙이기 식의 공격적인 목회보다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더라도 함께 협력해
서 한 마음과 한 뜻이 될 때까지 기도하며 기다리는 기다림의 목회가 중요하
다. 이 시대는 자신의 성숙함과 함께 타인과의 연합을 할 줄 아는 겸손한 목
자의 시대이다. 먼 훗날까지 누군가의 그늘이 되어주는 목자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