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설/나누며섬기는교회
지난 5번째 칼럼에서 주일 예배의 의미에 대해 그리고 예배를 방해하는 요소
가 어떤 것이 있는지 이야기했습니다. 오늘은 우리의 눈을 예배 시간에 돌려
보겠습니다. 우리가 주일 예배를 드릴 때엔 일정한 예배 순서를 따릅니다.
이 예배 순서는 기원-성경낭독-찬송-신앙고백-목회기도-성경봉독-설교-설교
후 순서(찬송, 대표기도, 송영, 축도)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위의 순서
에 맞춰 그저 기계적으로 예배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살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예배 순서 중 몇 가지에 대해 이야기할
까 합니다.
예배 순서 중 성경낭독 시간이 있습니다. 성경 낭독 시간에 읽는 성경 말씀
은 설교 말씀과 다릅니다. 예를 들어 오늘 설교 말씀은 요한복음인데, 성경봉
독 시간엔 이사야서를 읽는 것입니다. 예배 순서는 설교 말씀에 더 비중을 둬
야 할 것 같은데 좀 이상하지요? 성경낭독 시간을 예배 순서에 집어넣은 것
은 성도들로 하여금 성경 전체를 읽게 함으로써 성경에 대한 지식을 늘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초대교회는 예배 중 성경 낭독을 적극 권장
했습니다. 이 시간엔 성도가 성경을 충분히 숙고할 수 있도록 배려되어야 합
니다. 매주 성경 이곳 저곳에서 추려낸 말씀 한 구절씩만 읽고 넘어간다면 전
체 맥락을 놓치기 쉬울 뿐더러 성경 낭독 시간 자체가 무의미해집니다.
신앙 고백 시간에 우리는 사도신경을 암송합니다. 사도신경을 암송하는 시간
은 1분도 안될 때가 많아 무슨 주문 외우는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어쩔 땐 ‘예배 순서에서 이 순서를 삭제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러
나 여기에도 깊은 뜻이 담겨있습니다. 사도신경은 초대교회(AD 430년경) 시
대, 삼위일체 하나님을 부인하는 이단들이 생기자 이들에 대항하여 진리를 보
호하기 위해 성경의 핵심을 잘 정리해놓은 신앙고백입니다. 성경의 전체가 담
겨있다고 할 순 없지만 중요한 내용들이 아주 분명하게 선포되어 있습니다.
신앙의 선배들이 이단에 의해 말씀이 손상되는 것을 얼마나 경계했는지 기억
하고, 사도신경 한 구절 한 구절을 진지
하게 묵상하면서 암송하는 마음이 필
요합니다.
자, 주일 예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설교에 대해서도 생각해볼까요? 이
날 목회자가 강단에서 선포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자리처럼 여
겨야합니다. 따라서 설교 말씀은 진리만을 선포해야합니다. 개인적인 에피소
드나, 건강, 성공 등의 세속적인 이야기들로 가득 찬 설교는 바르지 않습니
다. 말씀이 잘 이해되지 않는 성도들을 위해 예시나 예화를 들 수는 있지만
예시와 예화는 말씀의 본 뜻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보조 역할에 그쳐야합니
다. 한편 설교를 듣는 성도들은 설교 시간에 잘 집중할 수 있도록 기도와 준
비가 필요합니다. 또 그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에 위배되는 것인지 아닌지
잘 가려가면서 들어야할 의무도 있습니다. 목회자의 입에서 떨어지는 모든 말
씀이 다 하나님의 말씀은 아닙니다. 바른 성경 지식에 입각하여 설교를 살피
고, 진리를 받되 그것을 마음 깊이 새겨야할 것입니다.
주일에 드리는 예배는 사람의 감정보다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그 분을
경배하며 죄를 회개하고 용서와 확신을 얻는 시간으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예
배
순서를 시대의 유행에 따라 혹은 사람의 입맛에 맞추어 바꾸는 일은 적절
치 못합니다. 예배의 중심은 하나님이시며 예배의 모든 순서와 내용은 하나님
께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