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신경해설(6) 김영재 교수

0
4

사도신경해설

김영재 교수/ 합신 역사신학

11. 십자가 혹은 그리스도의 피를 어떻게 이해합니까?

십자가는 본래 극형의 형틀이었으나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뜻하
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화목 제물이 되셔
서 우리의 죄를 속하시고 우리의 죽음을 대신하셨습니다. 유대인에게는 거리
끼는 것이고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지만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지혜이므로, 바울은 예수의 십자가에 죽으심을 전하며 십자가만을 
자랑한다고 했습니다(고린도전서 1:22∼24; 갈라디아서 6:14). 그렇다고 십자
가의 형상 자체가 무슨 신비한 능력을 지닌 것은 아닙니다. 십자가를 부적처
럼 사용하는 것은 미신입니다. 종교개혁의 교회는 그런 뜻에서 십자 성호를 
긋지 않습니다.

피는 곧 생명입니다(창세기 9:4, 5). 그러므로 피 흘림은 죽음입니다. 하나
님께서는 구약에서 짐승을 희생함으로써 범죄한 사람이 용서함을 받으며 죄에
서 정결함을 얻는 길을 
여셨습니다. 제사장은 피를 제단 사면에 뿌리거나 사
람에게 뿌려 정결하게 하고 거룩하게 했습니다(출애굽기 24:1-8; 레위기 
3:2, 13; 4:7 등). 출애굽 때는 양의 피를 문설주와 인방에 발라 재앙을 면
케 하셨습니다(출애굽기 12:7). 

그러나 피 역시도 그 자체가 무슨 능력을 지닌 것은 아닙니다. 뿌려진 피
는 생명의 희생이므로 하나님께서는 그 희생을 값있게 보시고 사람의 죄를 사
하시고 생명을 보존케 하시는 것입니다. 

예수의 피는 우리 죄를 사하고 우리를 구속하십니다(요한1서 1:7). 그러므
로 우리는 “주의 보혈 능력 있도다”(찬송가 202) 하고 찬송합니다. 그러나 
피 자체가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당신의 아들이 
제물이 되셔서 흘리신 피를 보시고, 즉 생명을 희생하신 것을 보시고 우리의 
죄를 사하시며 새 생명을 주십니다(히브리서 9:12∼22). 그러므로 우리는 그
리스도께서 흘리신 피를 귀하게 여기며 그의 피로 인하여, 다시 말하면, 희생
의 제물로 죽으신 그의 죽음으로 인하여 주께 감사하며 주를 찬양합니다. 

12. 왜 예수께서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셨다고 고백합
니까 

로마의 총독 본디오 빌라도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사형을 언도하는 것은 여
론에 따르는 것일 뿐 자신과는 상관이 없다는 뜻에서 손을 씻기까지 했습니다
(마태복음 27:24).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도신경에서 왜 그리스도께서 빌라도
에게 고난을 받으셨다고 말하느냐고 의문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빌라도가 당시에 시리아와 팔레스타인을 다스리는 행정 책임자이며 
예수를 핍박하고 정죄하며 그분을 십자가에 못박은 모든 사람들을 대표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허락이나 지시가 없이는 아무도 판결을 받거나 
처형될 수가 없었습니다. 죄 없으신 예수, 의로운 재판장이신 하나님의 아들
이 물욕과 권세에 눈이 어두운 불의한 권력자에게 재판을 받고 십자가에 달
려 죽으셨습니다. 

역사에서 기독교 신자들이 박해를 당한 경우를 보면 정치적인 권력자는 늘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초기의 그리스도인들은 유대교인들과 로마 제국 
내의 여러 종교와 사상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받고 핍박을 받았습니
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회적이며 문화적인 마찰과 갈등의 성격을 띠
었습니다만, 정치
적인 권력자가 이런 핍박을 묵인하거나 허용하거나 스스로 
주도했을 때, 사소한 핍박은 대규모의 박해로 발전했으며 수많은 신자들이 순
교하게 되었습니다. 

네로를 위시하여 절대 권력을 가졌던 로마의 여러 황제들, 사법권을 부여받
아 이단과 신실한 신자들을 종교재판으로 고문하며 처형하고 학살한 중세와 
종교개혁 시대의 교권주의자들과 이를 방조하거나 주도한 군왕들이 곧 본디
오 빌라도의 후예입니다. 8세기부터 10세기까지 한 때 부흥했던 기독교의 
한 종파인 경교(景敎)로 하여금 자취를 감출 정도로 심하게 박해한 당나라의 
무종(武宗), 카톨릭 신자들을 혹독하게 박해한 일본의 도꾸가와(德川) 및 조
선의 대원군이 다 본디오 빌라도의 후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