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 사랑의 대화 꼭 필요해
박해두 목사 <신촌국제교회>
모든 일이 그렇듯, 부부라 할지라도 깊은 ‘사랑의 대화’를 위해서는 점진
적 단계가 필요한 법이다. 그러므로 깊은 대화로 들어가는 5단계 역시 수학공
식 같은 의미는 아니지만 가능한 지키는 것이 좋다.
4,5회에서 말씀드렸던 90/90분이든 2,3회에서 언급했던 10/10분 매일의 대화
에서든 다음 사항을 지키며 쓰는 훈련을 한다면 ‘느낌대화’를 훨씬 잘 이해
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부부의 사랑은 더 깊어질 것이다.
깊은대화 5단계중 1,2,3단계는 ‘인식의 단계’이다. 예를들어, 10/10분에서
그 날의 주제가 ‘우리 부부가 부정적 느낌이 들었던 경우는 무엇이며 그때
의 내 느낌은?’이라고 가정한다면, 제1단계에서는 사건에 대해서 간단히 언
급하고 ‘느낌’에 대하여는 가능한 자세히 묘사를 해야 한다. 그리고 긍정
적 느낌은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부정적 느낌은 부드럽게 표현하되 비난은 없
어야 한다.
2단계에서는 이 사건 이후,
어떤 생각을 했으며 어떤 판단을 했느냐의 여부인
데 이것은 부부간에 매우 민감한 부분이므로 옛일을 연관 짓거나 과장된 표
현, 비난 등은 자제하면서 부드럽고 솔직한 느낌이 배어나오도록 써야 한다.
3단계에서는 부정적 느낌 때문에 반사적으로 일어난 자신의 행동을 살펴본
다. 그리고 그 행동이 평소, 자신의 습관적 유형인가 어떤가를 잘 살펴야 한
다. 알게 되면 해답은 자연히 나오게 되어 있으므로 이 단계는 매우 중요하
다.
다음 4단계에서는 지난호에서 말씀드렸던 사랑, 가치, 소속감, 자율성 중에
서 보상받고 싶은 것이 있는지, 포기했는지, 억지로 참고있는지, 아니면 절실
한 네 가지의 필요가 엉뚱한 방향으로 분출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충족
되어야 할 필요조건이 하나이거나 그 이상이거나 아무튼 정확한 식별이 필요
한 단계가 바로 4단계인 것이다.
5단계는 책임의 단계이다. 여기서는 부부 서로가 더 잘해 나갈 수 있는 성숙
한 태도나 행동이 무엇일까를 연구하고 결론지어야 한다. 평소, 자신이 배우
자에게 대하는 태도보다 더 좋은 행동양식은 무엇일까? 혹시 배우자에 대해
부정적 느낌을 강하게 품고
있다면 그것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인
가?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아울러 배우자의 부정적 느낌도 변화시키거나
없애는 방법을 함께 찾아야 한다.
슬픔, 분노, 억울함, 두려움 등의 부정적 느낌이나 기쁨, 흐믓함, 달콤함 등
의 긍정적 느낌도 ‘원인’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결코 배우자
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깨달아야 한다. 거듭되는 훈련을 통해서
독자가 이 정도의 ‘깨침’에 도달했다면 이후에는 어느 경우라도 배우자의
변화를 요구하기보다는 자신의 변화와 성숙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대개, 인격의 기초는 ‘이성’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인
격의 바탕은 느낌이다. 정서적 바탕이 바로 인격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이처
럼 느낌이란 부부관계뿐만 아니라 인격이 지배하는 일상생활에서도 중요한 것
이다.
독자 여러분의 일상적 느낌은 ‘화창한 어느 봄날’처럼, 여유있고 부드러운
가? 아니면 소화불량에 걸린 것처럼 묵직하고 계속 트림을 하고 싶은가. 인생
은 아무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부디, 부부간에 깊은 느낌대화를 통하여 서로를 더 깊이 이해
하고 사랑하여
아름답고 자신감이 넘치는 그리스도인이 되시기를 바란다. 안다는 것 만으로
‘인격’은 변화하지 않는다. 거듭 거듭 행동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것 역
시 경건의 훈련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