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 앞둔 마음으로 편지 쓰기_박해두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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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앞둔 마음으로 편지 쓰기

박해두 목사/신촌국제교회

사회적으로, 부부란 법률상 혼인관계가 이루어진 남녀의 신분을 말한다. 사회
는 이들에게 상호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나, 사실 부부란 오직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는 관계일 뿐이다. 주님은 성도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신랑신부의 밀
접한 사이에 비유하시기도 했다.

이처럼 각별한 사랑의 관계인 부부가 각기 지금, 인생의 종말을 맞는다고 ‘가
정’하여 90/90 이라는 특별한 ‘느낌’ 편지를 쓰는 것이다. 이는 기도와 묵상 
가운데 90분 동안 쓰고 90분 동안 그 편지를 교환해 읽으며 깊고 진지한 대화
를 하는 것을 말함이다. 인생의 종말을 바로 눈 앞에 둔양, 부부는 설정 된 
상황에서 오직 자신의 정직하고 자연스런 ‘느낌’을 토로해야 한다, 이 특별
한 편지쓰기 만으로도 변화된 부부가 많다.

남편의 글: 여보! 결혼 당시 우리는 죽음이 갈라놓기 전에는 결코 헤어지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었지요? 그런데 지금 
나는 ‘주님’의 부름을 느낍니다. 당
신을 생각하면 싫지만, 시간이 임박한 것 같습니다.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여보! 그간, 없는 살림에 까다로운 어머니 모시고 아이들 키우며 무심한 나
와 철없는 시동생 대학원까지 보내느라 고생 많이 했구려. 그 사이에 당신은 
희생이었습니다. 다 압니다. 그동안 당신이 눈물 흘린 것은 모두 다 못난 나 
때문었어요. 어쩌자고 좋은 사람도 많았으련만 하필 나 같은 사람을 만났습니
까. 여보! 정말 미안 합니다.

변변한 외출복 하나가 없어 외출을 꺼리던 당신을 무심히 보아 넘긴 나는 참 
이기적인 남편이었구나 하고 이제야 겨우 깨닫는 구려. 내 입장을 생각해 섭
섭함을 삭이며 말 없이 수고해준 당신의 표도 나지 않는 헌신에 진심으로 감
사합니다.

여보! 너무 슬퍼말아요. 당신이 슬퍼하면 나는 더 힘든 마음으로 가야 합니
다. 비록 내 육신은 죽지만 영혼은 천국에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아! 돌
이켜 보니 얼마나 소중한 날들이었는지.. 당신에게서 베어나는 향긋한 냄새, 
미소, 부드러운 감촉, 초롱한 눈동자, 그러나 이 아름다운 일들이 이제는 추
억으로만 남게 되었구려.

n
여보! 앞으로 나 없는 세상을 아이들 데리고 당신 혼자 헤쳐가야 한다는 생각
에 가슴이 아픕니다. 혹시 너무 힘들어 내가 원망스러울 때엔 내게 욕도 하세
요. 착한 심성으로 참지만 말아요. 그러나 너무 울거나 슬퍼하지 마세요. 당
신 건강을 해칠까 두렵습니다. 갈 사람은 가야 하지만 남은 당신은 또 살아
야 하지않소?

당신에게 생활에 대한 부담까지 지우는 나를 용서하세요. 내가 없어도 씩씩하
게 살아주기 바래요. 행여 생활을 위해 비굴해 지지 마세요. 가난해도 당당하
고 떳떳하게 사세요. 이 집과 내 명의의 모든 것을 당신과 아이들을 위해 남
김니다. 천국에서 기도할게요.

여보! 당신을 믿어요. ‘힘들겠지만’ 내가 임종하면 우리 약속대로 6시간 안
에 바로 00의대에 연락해 주세요. 그래야 내 안구로 두사람이 눈을 뜰수 있습
니다. 나머지 시신은 필요한 곳에 쓰여질겁니다. 당신 심정 알지만 썩어질 육
신 좋은 일에 쓰는 것 아니요? 너무 슬퍼말아요. 여보 미안해요. 미안해요!
그간 당신에게 친절하고 착하게 대하지 못한 것을 다 용서해 주세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주님의 위로에 의지하세요. 그럼 천국에서 
만나요. ‘못난 남편
이…’

정말 정직하게 써야 한다. 사실 ‘느낌’이란 아무런 윤리성도 없고 유치하기 
까지 하다. 더구나 인생의 종점에서 나누는 부부의 대화가 아닌가. 이런 속 
깊은 대화를 통해 부부는 진정 거듭 태어난다. 다음은 아내의 글을 소개해 드
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