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교훈과 한 해의 마무리_조석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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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교훈과 한 해의 마무리

< 조석민 목사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교수) >

“그리스도의 말씀을 삶 속에서 실천하며 살아가야”

성탄절과 함께 묵은해를 보내고 2010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신앙생활의 새로
운 도약을 기원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며 아쉬웠던 점
은 여전히 다 이루지 못한 일들과 좀 더 성실하게 예수님의 말씀대로 살지 
못한 삶의 흔적들 때문이다. 

지난 해 돌아보면 아쉬운 일 너무 많아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심을 축하하는 성탄절
에 아름답게 장식된 성탄나무를 보면서 마음속에 잔잔한 기쁨과 감사가 솟아
났다. 아울러 지난 한 해를 돌아볼 때 그 어느 해보다도 많은 일들이 있었
던 것을 기억할 수 있었다. 

첫째, 우리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일로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그
리고 기억하기조차 끔찍스러운 용산 철거민 참사 사건이다. 언제쯤이면 이 
땅에 정
의와 평화가 강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을지 생각하면 벌써 
한숨과 함께 눈물이 고인다.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살아간다고 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있지만 너무도 무기력하고 나약한 모습이기에 더욱 가슴이 쓰리다. 더욱 안
타까운 일은 나와 관련이 없다는 한 가지 이유로 이 사건이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서 망각의 늪으로 빠져버리는 것이다. 

둘째, 전직 대통령 두 분과 사랑의 사도라는 별명을 가진 김수환 추기경의 
죽음이다. 금년에 우리는 진보적 가치와 함께 민주주의를 실천하려고 했던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 행동하는 양심을 호소하며 민주주의 정부를 이룩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을 떠나보냈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과 그리스도인의 삶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한 마디로 대답하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삶이 하나님
의 섭리가운데 운행되는 세상 속에 존재하는 것이라면 세상에서 일어난 그 
어떤 일도 의미가 없는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수환 추기경의 죽음은 우리와 신앙이 다른 천주교의 성직자이기에 
쉽게 무시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 
분은 천주교 신자들에게 예수님을 가
장 많이 닮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은 분이기에 그의 죽음이 더욱 기억에 남
는다. 그리스도인이 예수님의 말씀대로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라
면 그의 죽음은 그렇게 살지 못한 그리스도인들에게 많은 도전과 함께 부끄
러움을 주기 때문이다. 

셋째, 헌법재판소가 미디어관련법에 대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하여 국
민들이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했던 일이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가 지난번 
국회에서 논란 끝에 본회의에서 통과된 신문법, 방송법, IP TV법 등 모든 미
디어관련법에 대하여 IP TV법을 제외한 신문법과 방송법은 표결절차에 있어
서 분명히 위법을 인정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적인 결론에서는 이해
할 수 없는 논리로 합헌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을 존중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법 정신
과 상식에 어긋나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스도인들은 헌법재판소의 결
정과 함께 우리 교회의 이러 저러한 일들은 불법이지만 하나님의 영광과 교
회의 유익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성도들을 호도하는 일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
펴볼 사건이기
에 기억 속에 남아있다. 

넷째, 또 다른 정치적인 사건으로 세종시 수정 논란이다. 국무총리의 발언으
로 점화(點火)된 세종시 수정 논란은 아직도 진행 중인 사건으로 그 해결이 
그렇게 쉽지 않을 것 같다. 정부는 온갖 방법을 모두 동원하여 국민들, 특
히 충청도민들을 설득하려고 하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과 정부를 국
민들이 앞으로 어떻게 신뢰할지 문제는 그렇게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정부와 청와대는 이미 세종시 수정이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그것을 어떤 방법
을 동원해서든지 끌고 가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가 풀리기 보다는 더욱 꼬이
고 있다. 국민들이 원하지 않으면 원안대로 실행한다는 말은 했지만 이제는 
그것도 거짓임이 드러나 버렸다. 
이 일이 기억 속에 지워지지 않는 이유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이유뿐만 아니
라,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가치를 무시하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국민들
을 호도하며 진실을 가리고 있는 대통령과 이 정부의 모습이 대형교회를 꿈
꾸며 성도들을 무시하는 소수의 목회자 모습은 아닌지 염려되기 때문이다.

다섯째, 현재 진행 중인 국회의 2010년도 정부 예산안 통과 문제이다. 문

의 핵심은 정부가 제출한 4대강 사업의 예산안이다.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추
진한 것은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절대 다수 국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었기 때
문에 그 대안으로 ‘녹색성장’이라는 구호아래 제출된 사업이다. 
이전까지 어느 정부도 환경을 정치적 구호로 내세운 적이 없었고, 녹색이란 
단어는 시민단체를 통해서만 들을 수 있는 지극히 NGO적 구호였다. 이 정부 
초기에 747, 대운하, 공기업 선진화 등등의 경제적 단어가 주로 언급되어 왔
었는데 갑작스럽게 녹색이란 단어가 불쑥 튀어나온 이유를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제는 모든 것이 ‘녹색’ 일변도이다. ‘녹색’이란 이름만 붙이
면 모든 환경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국민들을 호도하는 모습이다. 
이 정부 초기에 추진한 대운하가 4대강 사업으로 대체 되면서 꿩대신 닭이라
고 대운하는 안되겠으니 4대강 정비 사업이라는 명분 아래 ‘녹색성장’이
란 구호로 대운하를 덮어서 진행하고 있다는 의심이 지워지지 않는다. 그 이
유는 정부가 제출한 4대강 사업의 예산이 처음 제출한 예산의 두 배가 되어 
대운하의 예산과 거의 같기 때문이다. 이 문제로 국회에서 정부의 
예산안이 
아직도 통과 되지 않고 있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올바른 생각과 역사
가 주는 교훈을 망각하지 않기를 다짐해 본다. 

역사를 교훈삼아 남은 생애 살아 가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우리의 삶 속에 구체적으로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우
리들의 남은 생애가 되길 소망하며, 주님의 은혜 가운데 새해를 맞이하는 기
쁨이 독자들에게 가득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