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斷食)과 삭발(削髮) _조석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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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단상<10>

단식(斷食)과 삭발(削髮)

조석민 목사_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교수

“항의와 투쟁의 수단으로 삼지 말아야” 

단식과 삭발은 언제부터인가 한국 사회 안에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
한 투쟁의 수단과 무기 또는 항의의 구체적인 표현으로 등장하였다. 한국의 
정치 현장과 노동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한국의 민주화 투쟁과 노동 운동 
속에서 단식과 삭발은 빠지지 않는 투쟁과 항의를 위한 단골 메뉴로 등장했
다. 

항의의 표시로 사용되는단식과 삭발

최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하여 소수의 사람들이지만 자기의 머리털
을 밀어 삭발하며 항의하였다.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법률적으로 분명히 
대한민국의 영토이다. 그런데 일본 정부가 일본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학습지
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했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훼손
한 도발행위이며 역사 왜곡이다. 
이 분통이 터질 일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광우병 쇠고기 문제로 
시끄러운 나
라에 살고 있는 국민들의 속을 긁어서 뒤집어 놓은 것이다. 일본의 과거 잘
못에 대하여 다시 사과하라고 요구하지 않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 사그
라져 가던 불씨에 기름을 부은 결과는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러나 분명한 사
실은 일본의 과거 불치병과도 같은 독도 영유권 주장이 치료되지 않고 다시 
재발한 것이다.
단식과 삭발은 항의와 투쟁을 위한 전투적 수단의 전형으로 사람들의 뇌리 
속에 자연스럽게 인식되고 있다. 최근까지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해
서 단식을 하는가 하면,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 집회를 반대하기 위하여 
삭발로 항의하기도 했다. 
지난 해 한국과 미국 사이의 자유무역협정(Free Tread Agreement)에 대한 협
상이 이미 끝나서 지금은 국회의 비준 동의를 기다리고 있다. 그렇지만 한미
(韓美) 간의 자유무역협정의 과정에서도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삭발로 투
쟁했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지난번 사학법 개정이 되었을 때에도 이
것에 반대하는 목회자들이 삭발을 했던 장면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
얼마 전에는 도롱뇽의 생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경부 고속 전철의 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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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터널을 막겠다는 의지로 지율이라는 여성 승려가 100일간 단식을 하였
다. 이 일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어 환경 문제에 커다란 화두를 던지기
도 했다. 환경 파괴를 이유로 터널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를 단식이라는 수단
으로 무기를 삼아 투쟁한 실례이다. 이렇듯이 단식과 삭발은 어떤 주장을 관
철시키기 위한 투쟁의 수단과 무기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삭발에 대한 성경의 기록은 욥기 1:20(“욥이 일어나 겉옷을 찢고 머리털을 
밀고 땅에 엎드려 예배하며”)과 사사기 16:19(“들릴라가 삼손에게 자기 무
릎을 베고 자게 하고 사람을 불러 그의 머리털 일곱 가닥을 밀고 괴롭게 하
여 본즉 그의 힘이 없어졌더라”)에 나타난다. 
욥의 경우는 극한 고통과 슬픔을 표현한 경우로 하나님께 투쟁한 것이 아니
고 오히려 그 후에 하나님께 예배를 드린다. 삼손은 자기 머리털을 스스로 
삭발한 것이 아니다. 성경은 제사장들에게 머리를 삭발하여 대머리처럼 하
지 말 것을 요구한다(참조. 레 21:5; 겔 44:20; 미 1:16).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단식과 삭발보다는 금식이 익숙한 단어이다. 단식이나 
금식은 모두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을 의미한
다. 그러나 금식은 기도의 다양
한 모습 가운데 한 가지 형태로 자기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한 투쟁의 수단
과 무기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는 것이다. 
야곱이 얍복 나루에서 하나님과 겨루어(?) 축복을 얻어냈다는 내용을 오해하
여 하나님과 투쟁하듯이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금식하며 끈질기게 
매달려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금식하며 기도하는 것은 하나님과 
싸우는 투쟁의 도구가 아니다. 금식은 전적으로 내 뜻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려는 겸손하고 경건한 행위이다.
예수께서 “너희는 금식할 때에, 위선자들과 같이 슬픈 기색을 띠지 말아
라. 그들은 금식하는 것을 남에게 보이려고 얼굴을 흉하게 한다. 내가 진정
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네 상을 이미 받았다”(마 6:16)고 말씀
하셨다. 
그리스도인들에게 금식은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한 수단과 무기로 사용되지 
않아야 한다. 금식은 하나님과 투쟁하기 위한 무기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전폭적으로 하나님께 투항(投降)하는 것이다. 금식은 우리가 하나님께 항복
하는 것, 우리의 의지를 포기하는 것, 하나님의 뜻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

다.

삭발은 하나님께 항복하는 표시여야

그리스도인들에게 금식이 하나님과 투쟁의 도구로 오용(誤用)되지 않기를 소
망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삭발과 금식 또는 단식을 너무 감정적으로 항의와 
투쟁의 수단으로 삼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