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信賴)할 수 있는 지도자_조석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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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단상<9>

신뢰(信賴)할 수 있는 지도자

조석민 목사_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교수

“거짓된 속내와 말 바꾸기는 들통나고 말아”

지도자를 신뢰할 수 없을 때 그 공동체는 분열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며 결
국 신뢰받지 못하는 지도자는 더 이상 존재할 이유와 근거를 잃게 된다. 지
도자를 신뢰할 수 없는 공동체에 소속된 사람들은 그 자체로 이미 불행을 맛
보고 있는 것이며, 그 공동체는 식물인간처럼 기능이 마비된 채 겨우 생명
을 부지하고 있을 뿐이다.

신뢰 없는 지도자는 
불행 가져와

정치 지도자가 신뢰를 받지 못하면 그 나라의 백성은 이미 참담하고 비극적
인 삶에 허덕이게 되고 정치는 실종된다. 교회의 지도자를 신뢰할 수 없을 
때 성도의 삶은 비극 그 자체이며, 그 교회는 존재의 의미를 상실하게 된
다. 이런 점에서 신뢰는 지도자의 자질로서 하나의 덕목이기 이전에 가장 중
요한 필수 요소이다. 
공동체의 분열은 지도자를 신뢰할 수 없을 때 나타나는 
일반적인 초기 현상 
가운데 하나이다. 공동체의 지도자가 신뢰를 받지 못하면 그 공동체는 분열
되기 시작하며 결국 송두리째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인간의 역사 속에
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바울은 이미 1세기에 존재했던 고린도 교회가 사람 지도자를 따라 편을 가르
고, 저 마다 “나는 누구의 편이다”라고 분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
을 들었을 때, “내 형제들아 글로에의 집편으로 너희에 대한 말이 내게 들
리니 곧 너희 가운데 분쟁이 있다는 것이라. 내가 이것을 말하거니와 너희
가 각각 이르되 나는 바울에게, 나는 아볼로에게, 나는 게바에게, 나는 그리
스도에게 속한 자라 한다는 것이니, 그리스도께서 어찌 나뉘었느냐 바울이 
너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혔으며 바울의 이름으로 너희가 세례를 받았느
냐”(고전 1:11-13)라고 반문하며 고린도 교회 공동체의 일치를 호소했다. 
바울이 고린도 교회를 향하여 질책하며 또한 애정 어린 말로 권면하며 호소
한 것은 단순히 말다툼이나 싸움을 그만 두라는 정도가 아니라, 같은 마음
과 같은 생각으로 공동체의 일치를 위하여 힘쓰라는 것이었다. 고린도 교회
가 분열
의 징조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그들이 바울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
로 신뢰하지 못했기 때문이었고, 이것은 거짓 사도들이 그들을 속였기 때문
이었다. 
지도자가 신뢰를 잃게 되는 것은 먼저 자기 자신을 속이면서 거짓으로 공동
체의 지체들을 인도할 때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사람이 거짓을 말하
면 어느 일정 기간 동안 그 거짓을 숨기는 것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결국 
그 거짓된 속내와 말 바꾸기가 드러나고 시간이 지나면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된다. 
그렇지만 거짓을 일상의 삶으로 살아왔던 사람은 그 거짓된 것이 드러나도 
그 사실을 속히 인식하지 못하는 불행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은 거
짓된 삶이 자신의 자연스러운 삶의 한 부분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거짓을 말하는 지도자는 사람들에게 몇 가지 수사적 표현을 사용하여 말을 
바꾸면서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꼬리가 길면 잡힌다”는 속담처럼 거짓
의 본색은 시간이 문제이지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다. 더욱이 거짓은 감추려
고 하면 할수록 또 다른 거짓이 동원되며 결국 무의미한 시간 낭비일 뿐이
지 드러나게 된다. 그렇지만 사람은 
어리석어서 자신의 거짓을 포기하고 시
인하며 회개하기보다는 말 바꾸기와 또 다른 거짓을 동원해서라도 자신의 신
뢰를 유지해 보려고 몸부림친다. 
교회의 지도자가 신뢰를 잃어버리면 그 교회의 성도는 모두 비극을 맛보게 
된다. 그런 공동체는 불신의 깊은 늪 속에서 병들어 신음하며 식물인간처럼 
모든 기능이 마비된 채 목숨만 유지하게 된다. 이런 경우 교회의 지도자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하여 솔직하게 자신의 거짓을 시인하고 회개하면 그 지도
자와 공동체가 새롭게 회복 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자신의 권력을 사용하여 거짓을 지적하는 사람들을 징계하고, 
자신이 저지른 거짓을 은폐하려고 하거나,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동원하
여 신뢰 회복을 부추기면 결국 그 공동체는 더욱 깊은 불신의 수렁으로 빠져
들며, 그 지도자는 존재의 터전을 잃어버리게 되는 불행을 맛볼 수밖에 없
다. 
교회의 지도자가 신뢰할 수 없는 자리에 떨어져서 회개하지 않고 또 다른 거
짓의 몸부림을 칠 때 결국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를 드물지만 찾아 볼 
수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를 소유한 공동체는 행복 그 자체이다. 한 
나라 
뿐만 아니라, 교회와 어느 작은 단체일지라도 그 지도자가 신뢰를 잃어
버리면 소속된 모든 사람들은 불행을 맛 볼 수밖에 없다. 

거짓은 또 다른 
거짓을 가져올 뿐

사회가 악해지고 불신의 그림자가 더욱 짙어질 때일수록 교회의 지도자들이 
신뢰를 잃지 않고 한 줄기 빛처럼 모든 성도들에게 소망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