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苦難) 후에 영광(榮光) _조석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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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단상<4>

고난(苦難) 후에 영광(榮光)

조석민 목사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 교수

“모든 사람들에게 부활의 소망 전할 수 있어야”

매년 부활절 때쯤이면 산에는 온통 연분홍빛으로 물들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금년에는 부활절이 예년보다 이른 시기여서 그런 모습을 볼 수 없
는 것이 아쉽다. 왜냐하면 산속에 피어있는 철쭉꽃, 진달래꽃들의 붉은 빛
을 보면 예수께서 십자가 위에서 붉은 피 흘리시며 돌아가신 모습이 연상되
기 때문이다. 

봄에 피는 꽃에서 
십자가 보혈 느껴

예수 부활의 역사적 사실은 로마의 전형적인 사형제도 가운데 하나인 십자가
형의 역사적 의미를 이해할 때 그 의미가 더욱 살아난다. 예수 당시 로마의 
사형제도는 십자가형(十字架刑), 화형(火刑), 교수형(絞首刑) 등이 있었다. 
그 중에서 십자가 사형제도는 죄인을 가장 고통스럽게 죽이기 위한 수단으
로 채택되었다. 
이런 십자가 처형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실시되어 
모든 일반 사람들이 자신
의 눈과 귀로 그 고통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로마에 대한 반역을 꿈도 꾸
지 못하도록 하는 정치적 압박 수단과 효과를 위한 제도였다. 또한 십자가형
은 죄인이 처형이 되면 반드시 그 죽음이 확인된 후에야 그 형틀에서 내려
올 수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런 고난 속에서 죽으시고 자신이 예언하신 대로 다시 살
아나신 것이다. 결국 예수께서 얻으신 부활의 영광은 십자가 고난 후에 주어
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부활절이면 고난 후에 영광이 
주어지기에 이 땅에서 영광 얻을 것을 기대하기 전에 먼저 그리스도의 고난
에 기꺼이 동참해야한다는 것을 기억하며 고난을 기꺼이 감내(堪耐)할 필요
가 있다. 
부활절이면 교회들은 잠시나마 교단과 교파의 벽을 넘어서 한 지역의 교회들
이 연합하여 기쁨과 감사한 마음으로 부활절 기념 행사를 한다. 예수 그리스
도의 부활을 되새기며 부활의 소망을 확인하는 뜻 깊은 행사를 교단과 교파
의 벽을 넘어서 함께 하는 것은 분명 매우 뜻 깊은 일이다. 그러나 부활절 
행사가 말 그대로 행사 자체로 끝나는 모습을 볼 때면, 예수 그리스도의 부

n활의 의미가 점점 퇴색해져 가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부활절 행사의 의미가 무엇인가? 예수 부활의 놀라운 소식을 온 세상에 알리
며, 이 땅에서 고난 가운데 살아가지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부활의 소망
을 다시 되새기며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것이리라. 부활절 행사를 
앞두고 교단과 교파 간에 행사 순서 담당자와 후원 문제, 어떤 이름으로 행
사를 개최할 것인가를 놓고 설왕설래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교단과 교파
의 벽을 허물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 자매된 놀라운 사실을 확인하
는 자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각 교회에서도 부활절 행사를 준비하면서 연례 부활절 음악 발표회를 하는 
것처럼 행사 자체에 너무 치중하여 예수 부활의 참된 의미를 잊어버리지 않
도록 조심해야 한다. 더욱이 연중 행사로 한번 지나가는 부활절 행사이기보
다는 예수의 고난에 동참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강조하며, 우리가 현재 고
난 가운데 있지만 결국 부활의 영광이 약속으로 보장되어 있음을 확인하며 
고난 가운데 있는 사람들을 계속 돌보며 다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확인하
는 계기가 되는 절기여야 할 것이다.
신약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이 이미 영적 부활을 경험한 사람이
라고 말한다. 에베소서 2장 1절은 그리스도인들이 본래 자기의 허물과 죄로 
죽었던 사람들인데,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난 것
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이 땅에 살면서 예수 그리스도 안
에서 영적 부활을 이미 경험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영적 부활의 경험이 없는 사람은 마지막 육체의 죽음 이후에 몸의 부활을 맛
볼 수 없다. 예수께서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어도 
살고, 살아서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아니할 것이다.”(요 11:25-26)
라고 말씀하신 것은 이 땅에서 믿는 자들이 이미 부활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시켜 주신 것이다. 이런 부활의 소망을 가지고 살아가
는 사람들이기에 이 땅에서 그리스도를 위하여 받는 고난과 핍박을 감내할 
수 있는 것이다. 

부활 소망 안에서 고난도 
감내할 수 있어

부활절에 예수 부활의 의미를 보다 더욱 뜻 깊게 되새기기 위하여 로마의 십
자가 사형제도 속에 무고하게 고난당하시며 처참하게 돌아가신 그리스도의 

고난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모든 교회들의 부활절 행사 속에 예수께
서 당하신 고난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는 순서들이 함께 있어서 소망이 없
는 이 땅에서 여러 가지 고통 속에 힘없이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부활
의 소망을 굳게 붙잡고 살아가도록 격려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