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사랑함_조병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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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수의 목회편지(113)딤전 6:10

돈을 사랑함

조병수 교수_합신 신약신학 

최근에 출판된 책에서 미래학자인 자크 아탈리는 세계의 역사에서 오랫동안 
추구되던 부의 창조가 기독교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더 이상 복이 아닌 것이 
되었고, 상업적 체제의 근간을 이루는 자유와 개인주의가 후퇴했으며, 진보
는 아무런 득이 되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기독교와 ‘부’의 관계 부각돼

이런 주장은 기독교에 관하여 적어도 두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 가운
데 한 가지는 미래학자가 보기에도 기독교는 일반적인 인간 정신과 현저하
게 다르다는 사실이다. 기독교의 등장은 물질만능주의로 흐르던 세계의 역사
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었다. 그만큼 기독교는 새로운 정신이라는 말이다. 그
러나 위의 주장에는 허구가 숨어있다. 왜냐하면 기독교의 물질관을 아주 잘
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의 물질관을 몇 마디로 정리하기에는 쉽지 않지만 그 핵심은 의외로 
간단하다. 기독교는 
절대로 부를 부정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기독교는 하
나님이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후히 주시어 누리게 하시는 분임을 믿기 때문이
다(딤전 6:17). 또한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주변에도 그리고 이후에 사도
들의 협력자들 가운데도 풍부한 재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다수 있었다
는 사실로부터 쉽사리 증명할 수 있다. 
나아가서 기독교는 재물을 필요악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기독교의 가르침은 
모든 사람이 자기의 손으로 성실하게 일하여 재물을 얻는 것을 선이며 복이
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사도 바울은 성도들에게 자기들의 손으로 수고하여 
일할 것을 권면했고(살전 4:11), 일하지 않고 게으름을 부리고 말썽을 피우
는 것을 도리어 악한 것으로 간주했다(살후 3:11). 
그런데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기독교의 물질관이 이기적이 아니라 타익
적이라는 사실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비유를 베풀어 어리석은 부자를 비판
했을 때 말씀하시고 싶었던 것은 부자가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두었
다는 점이다(눅 12:21). 사도 바울이 돈을 사랑하는 것은 일만 악의 뿌리가 
된다고 말하는 까닭은 돈을 탐내는 사람들이 “자기를” 찌른
다는 사실 때문
이다(딤전 6:10). 
세상과 역사의 비극은 이기적인 부의 추구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기독교가 
거절하는 것은 “부”가 아니라 “이기적인 부”이다. 사도 바울이 돈을 사
랑함을 비판하는 것은 오직 자기만을 위하여 물질을 추구하는 인간의 이기
적 정신을 비판하는 것이다. 
기독교가 가르치는 부의 사상은 나의 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의 부로 연
결된다. 그래서 엄격하게 말하자면 기독교는 이기적 부가 아니라 타익적 부
를 추구하며, 개인의 부가 아니라 전체의 부를 추구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것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신 모범이다(고후 8:9). 
그리스도께서 부요하지 않다면 우리를 부요하게 하실 수 없고, 그리스도께
서 부요함을 나누지 않는다면 우리는 부요해지지 않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부요하지 않다면 다른 이를 부요하게 할 수가 없고, 우리가 부요함
을 나누지 않는다면 다른 이는 부요해지지 않는다. 바로 여기에서 기독교의 
연보와 구제라는 것이 성립된다. 연보와 구제는 재물을 가지는 것을 전제하
면서 동시에 재물을 나누는 것을 전제한다(행 20:34f.; 엡 4:28). 
게다가 기독교의 물질
관은 언제나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형성된다. 그래서 우
리는 이것을 가리켜 신론적인 물질관이라고 부를 수 있다. 다시 어리석은 부
자의 비유로 돌아가 보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적하고자 했던 것이 바로 이 
점이다(“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하지 못한 자”, 눅 12:21). 사도 바울이 돈
을 사랑함이 믿음에서 떠나는 결과를 일으킨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기독교가 물질관에서 문제시 삼는 것은 하나님보다 재물을 중시하는 생각이
다(딤전 6:17). 신앙으로 재물을 다스리지 않고 재물로 신앙을 억누르는 것
이 문제라는 말이다. 따라서 성경은 하나님에 대한 신앙으로 재물에 대한 마
음을 지도할 것을 심각하게 가르친다. 

재물을 앞세우는 것이 문제

진정한 자유는 물질을 가지고 있을 때 그것에 매이지 않고 다스리는 것이
며, 진정한 개인주의는 남의 가치를 고양함으로써 나의 가치를 인식하는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