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귀츨라프 선교사 방한 180주년 기념 세미나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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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귀츨라프 선교사 방한 180주년 기념 세미나 열려
1832년 최초 내한한 개신교 선교사, 서해 고대도 중심으로 선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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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로 개신교가 선교됐던 충남 보령의 외딴섬 ‘고대도’가 기독교 순례지로 개발 활용될 전망이다.

 

충남 보령시(시장 이시우)는 지난 8월 23일 충남문화산업진흥원(원장 설기환)과 함께 보령문화예술회관에서 칼 귀츨라프(Karl Friedrich August Gutzlaff 1803-1851) 선교 180주년을 기념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선교사의 업적 발굴과 재조명을 통해 관광개발의 주요 콘텐츠를 활용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날 세미나에는 400여명의 교계 지도자들이 참석하여 뜻 깊은 시간을 함께했다.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확신으로 선교여행을 떠난 독일인 칼 귀츨라프는 1832년 2월 27일 중국 광동을 출발, 타이완(4월 11일), 복주, 영파(5월 26일), 상하이(6월 19일) 및 산둥반도(7월 14일)를 거쳐 황해도를 가로질러 7월 17일 오전 10시쯤 황해도의 서해안 장산곶에 도착했다. 

 

이어 22일 녹도와 인근의 불모도를 거쳐 7월 25일 충남 보령시 오천면 고대도에 정박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대도는 7월 25일부터 8월 11일 그곳을 떠날 때까지 17일간 근처 도서와 내륙까지 선교활동을 벌인 기점으로 한국 선교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섬이다.

 

귀츨라프가 고대도를 중심으로 펼친 선교활동은 문화적 중개활동으로 이어졌으며 귀츨라프가 조선 선교 후 배운 한글을 1832년 11월 ‘중국의 보고'(The Chinese Repository)라는 잡지에 소논문 형태로 발표하면서 한글을 세계에 처음 체계적으로 소개한 문화적 중개자 역할도 수행했다.

 

한편 고대도에 머물면서 주민들에게 한문성경과 전도 문서를 배포했으며, 감자를 심은 뒤 재배법을 전수하고 포도주를 담그는 법을 가르쳐 주고, 환자 60여명을 진료하기도 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상규(고신대) 교수는 “귀츨라프가 내한하기 8년 전인 1816년 9월 5일, 영국의 해안 탐사선 알레스트호와 리라호가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진(갈곶)에 상륙, 조선인 첨사 조대복에게 영어성경을 전달한 일이 있지만 이는 한국개신교 선교의 기원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귀츨라프가 고대도에 체류하면서 한문으로 번역된 두 권의 성경과 전도책자로 추정되는 26종의 도리서(道理書)를 순조에게 전달했으며, 이때 주기도문을 한글로 번역, 선교했던 것이 한국과 개신교와의 최초의 접촉이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주제 발표에 나선 오현기(백석대) 교수의 ‘한국 선교적 관점에서 본 귀츨라프’라는 주제 발표에서는 주로 1차 사료를 토대로 하여, 귀츨라프의 선교는 조선을 위한 준비된 선교였고, 그의 선교신학이 예외 없이 적용된 주도면밀한 선교사역이었다는 점을 소개했다. 

 

본 주제 발표에서는 특히 귀츨라프의 선교신학이 독일의 할례경건주의 (Hallischer Pietismus)뿐 아니라, 독일 친첸도르프(Nikolaus Graf von Zinzendorf, 1700-1760) 백작의 헤른후터 형제단(Herrnhuter Br dergemeinde: 이하  헤른후터)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들의 신학과 신앙의 영향으로 귀츨라프의 조선 선교는 내용과 형식적인 면 모두에서 독일 경건주의적 선교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세계 개신교 선교역사를 열었고, 그것의 모범이 된 독일 경건주의 선교역사와 한국 개신교 선교 역사가 서로 깊은 관련성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한국 개신교 선교역사의 출발이 귀츨라프의 개인적이고 우발적인 행동으로 해석될 것이 아니라, 세계 개신교 선교역사의 일부분으로 해석되어야만 한다. 이런 의미에서 본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에 온 첫 번째 개신교 선교사 귀츨라프의 1832년의 조선선교가 역사적 의의를 지닌 명실상부(名實相符)한 선교였다는 점을 밝혔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영준 연구원은 ‘섬 관광의 현재와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섬 관광자원화 과정 초기에 섬의 특성을 살리면서 관광시장의 특성과 요구에 맞는 적정 계획 및 관리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종교 문화의 창의적 콘텐츠와 테마를 발굴, 유인력 있는 체험 관광 상품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세미나에서 최종고(서울대) 교수의 ‘문화교류적 관점에서 본 칼 귀츨라프’, 박동진(목원대) 교수의 ‘보령 고대도 향토자원산업화’에 대한 주제발표에 이어 김동주(호서대) 교수, 유재룡(충남도 농업정책과) 팀장, 최인호(청운대) 교수가 패널로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24일에는 교계 지도자 150여명이 역사적인 우리나라 최초 선교지 고대도 섬을 찾아 칼 귀츨라프 선교사 기념교회인 고대도교회와 고대도의 역사적인 현장을 탐방했다.

 

칼 귀츨라프 기념교회인 고대도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박원열 목사는 우리나라 교계에 독일인 칼 귀츨라프 선교사 방한 180주년을 알리고 학문적으로 귀츨라프 선교사가 고대도에 활동한 것을 정리하기 위해 관광 콘텐츠를 부각시켜 보령시가 일할 수 있도록 설득했다. 

 

한편 TJBC와 공동으로 독일 현지와 홍콩 그리고 고대도를 중심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 9월에 방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