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통할 수 있는 자는 복이 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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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기제는 자존심에서부터 최소한의 자기인격의 보호까지의 방법이다.
실체를 맞대할 수 있는 용기가 없어 다른 방법으로 방어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인격과 성격이 형성되지만 과도해진 방어기제는 이중인격과
자기합리화에 능한 사람을 만든다. 너무 멀리 가면 더 이상 자신의 실체를
볼 수 있는 능력도 용기도 없게 된다. 마치 70년대 종합선물세트처럼 겉은
요란하고 화려하지만 그 속은 이미 품절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과자류로
채워져 있는 것처럼 속은 썩어 가고 겉으로만 거룩한 모습만 보이게 된다.
기분장애, 불안장애, 정신분열증도 기저(基底)에는 잘못된 감정표현, 잘못
된 인격을 만든 과장된 방어기제가 있다. 특히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이
중인격은 처음에는 좋은 자기 방어의 기제가 되지만 점차로 자신의 정체성
을 잃게 되고 심지어는 자신의 행동조차 알지못하게 되는 지킬박사와 하이
드 신드롬에 걸릴 수도 있다. 부모로부터의 계속된 억압, 혹은 ‘착한 아이
는 이런 행동을 해서는 안돼’ 하는 식의 교육으로 생
긴 착한 아이 신드
롬, 즉 남이 볼 때는 더없이 착한 아이지만 남이 보지 않을 때는 자신의
욕구대로 다하는 현상이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로 양심불감증을 일으키
게 된다. 일이 잘못되면 그 상황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원인을 타인이
나 자신의 불행한 운명 탓으로 돌리는 것도 성장과정에서의 잘못된 방어기
제 형성으로 생기는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는 부모와 교육자의 잘못이
많다.
아이가 성장과정에서 느끼고 경험하는 부분을 스스로의 방식으로 이겨나
갈 수 있게 하고 부모와 교육자는 이에 도움을 주는 형태의 교육이 필요하
다. 일방적으로 부모의 기준으로 상황을 이겨가게 한다면 스스로의 자율성
과 판단력이 성장하지 못하게 된다. 다만 자신의 욕구에 대해 억압하게 되
고 자신에 대한 정체성과 자존감이 낮아지게 된다.
자신의 영혼 깊숙히 숨겨지고 억눌려진 내재아(inner child)를 밖으로 나
오게 하는 것, 그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가 느끼는 정확한 느낌
이 무엇인지를 알아 그것을 만족시켜 주는 방법을 알아 가는 것이 이러한
이중인격과 자기합리화로 찌들린 영혼을 소생케 하는 방법이다. 그 과
정에
서 그동안 위축되고 초라해져 버린 자신을 보고 애통하는 것이, 그리하여
자신의 실체를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만들어 가는 것이 건강한 정신이 건
강한 육체를 회복하게 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