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성경 공부 시간 회복해야
송영찬 국장 daniel@rpress.or.kr
우리 개혁교회의 아름다운 전통 중 하나는 교회가 모여 성경을 공부하는 것이
었다. 이러한 전통은 중세 로마 천주교회에서 신부들만이 성경을 읽고 공부하
던 잘 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종교개혁에 그 뿌리는 두고 있다. 16세기
종교 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성직자들이 독차지하고 있던 성경을 회중
들이 볼 수 있도록 번역되었던 것이 큰 힘이 되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성경
은 히브리어나 히랍어 또는 라틴어로 번역된 것이 전부였다. 때문에 특별히
원어를 공부한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감히 성경을 읽고 공부할 생각을 하
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성경이 자국어로 번역되기 시작하면서 성경은 신부들의 독점에서 일
반 회중의 손에 들려지게 되었고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접하면서부터 교회
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전통에 따라 개혁교회는 교회
의 공예배 외에 별도의 시간을 가지고 성경을 강론하였던 것이다.
이로서 감
추어져 있던 성경의 가르침이 밝히 드러나게 되었고 이에 힘입은 성도들의 삶
에 커다란 진보를 가져다 주었던 것이다.
우리 한국교회에서도 초창기에는 예배 시간 전에 모여 특별히 성경을 공부하
였다. 이 때에는 주로 신경이나 신앙고백서 또는 교리 중심의 공부가 진행되
었다. 특별히 교회가 집중적으로 성경을 공부하고자 할 때에는 별도로 사경회
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이 때에 성경을 공부한 많은 분들이 후에 목회자의 길
로 나섰고 그만큼 한국교회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이다. 그만큼 성경공부 시간은 교회의 예배 시간과 함께 중요하게 여겨져 왔
었던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성경공부 시간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주일날 11시에 모여 예배를 드렸던 공예배 시간만으로는 교인들의 다양한 시
간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이유로 1부, 2부, 3부 등의 예배 시간이 들어서면
서부터 성경공부 시간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교회가 예배를 중요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예배를 어떻게 정
당하게 드려야 하는가를 공부하는 시간을 포기한 것은 큰 손실이 아닐
수 없
다. 사라진 성경공부 시간이 교회에서 다시 자리 매김을 할 수 있도록 그 대
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주일 오후 예배 시간이나 수요 예배 시간을 할애
해서라도 교회는 성경공부 시간을 조속히 회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