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존재에 대한 불감증_송영찬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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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존재에 대한 불감증

송영찬 국장 daniel@rpress.or.kr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이지만 공의를 찾을 수 없을 때 그 사회는 부정과 부패
가 만연하기 마련이다. 최근 국민의 정부 말기를 맞아 레임덕 현상으로 보이
는 각종 이권 개입 비리가 판을 치고 있는 것도 결국은 공의가 그만큼 무너지
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 할 것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 기독인이 
두려워해야 할 것은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에 대한 두려움이라 하겠다.

구약 시대의 이스라엘 백성은 그 어느 민족보다 하나님이신 여호와를 가까이 
모시고 섬기고 있었다. 특별히 제사장 백성들로 선택된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
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성전을 찾을 때뿐만 아니라 그들의 일상의 삶 속에서
도 하나님의 임재를 늘 확인하고 신 앞에서 자신들의 인생을 경영해 나가야 
했다. 하나님께서는 인류의 구속을 위한 선지자와 같은 위치에서 이스라엘 백
성을 돌보시고 인도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왕국 말기에 들어서면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
이 바로 공의의 상실이었다. 당시 선지자들은 이스라엘에서 공의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공의를 바로 세우지 않으면 하나님의 
심판이 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지어 공의를 버린 이스라엘은 멸망할 것이
지만 하나님의 통치가 온전히 구현되는 새로운 나라는 공의가 물같이 흐르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에서 공의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은 결국 그들의 신에 대한 인식에 나
타난 변질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 우주의 창조주이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언약을 세우시고 그 언약을 이루어 가시는 여호와의 인자(헤세드)에 대한 몰
이해와 그 하나님께서 언제나 그 백성과 함께 하신다는 여호와의 임재에 대
한 불감증이 이스라엘에서 공의를 발붙이지 못하게 한 것이다.

우리가 주의해서 보아야 할 것은 바로 이점이다. 공의를 바로 세우지 않는다
는 것은 그만큼 하나님의 임재, 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에 대
하여 무감각하다는 사실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리가 믿기로는 하나
님은 전지전능하시고 무소부재하신 분이라고 하면서도 우리들의 생각과 말과 

동에는 전혀 하나님을 의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론적으로는 하나님의 존재와 임재를 알고 있으면서도 실질적, 기능적으로
는 하나님께서 지금 나와 함께 하고 계신다는 하나님의 임재를 인정하지도 않
고 인식하지도 않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자칫 기능적 무신론자가 될 수 있
다. 그리고 이것은 차라리 하나님은 믿지 않는 불신자들보다 더 위험한 처지
에 서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하나님에 대한 이론적인 이해도 분명해야 하겠지만 실질적으로 우리가 바로 
하나님 앞에서 살고 있다는 신 존재에 대한 민감성과 더불어 하나님의 임재
에 대한 심각한 각성이 필요한 때이다. 이러한 기독인이 많아 질 때 이 사회
는 그만큼 공의를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