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찬송가,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
송영찬 국장 daniel@rpress.or.kr
현재 한국 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통일찬송가’는 한국찬송가출판위원회와 생
명의 말씀사가 공동 지분을 가지고 제작 공급하고 있다. 이들 기관들은 판매
이익 중 일부를 각 교단의 교세에 따라 교단에 배분함으로서 통일찬송가를 사
용해 준 교단들과 지속적인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통일찬
송가’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는 한국 교회 교단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
로 ‘통일찬송가’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통일찬송가’가 과연 예배 찬송으로 적합한지, 그리고 교단이 추구하
고 있는 신학적 사상과 일치하는지에 대해선 지금까지 어느 교단도 시도하지
않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교단들이 난무하고 있는 한
국에서 이상하게도 찬송가만은 하나의 찬송가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
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찬송은 하나님께 예배하는 요소로서 중요한 역할과
의미가 있다는 것쯤은 특
별히 신학을 공부하지 않은 성도라 할지라도 익히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찬송
가 곡조와 가사가 하나님께 대한 경배에 적합한 것인가 하는 문제는 결코 소
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에서는 신학 사상을 서
로 달리하는 교단과 교회들이 하나의 찬송가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지금 사용하고 있는 ‘통일찬송가’에 대한 우리 교단의 신학적
입장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새롭게 ’21세기 찬송가’의 시제품이 등장한 것이
다. ’21세기 찬송가’는 그동안 판권을 소유했던 기관들의 이해타산에 앞서
그 신학적 배경과 예배 찬송으로서의 적합성 여부, 그리고 음악적 완성도 등
의 문제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으며 출판되었다. 이로 인하여 일부 교단에서
는 ’21세기 찬송가’ 사용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사용되던 ‘통일찬송가’는 말 그대로 한국 교회 교단의 난립에 따른 부
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찬송가만이라도 하나를 쓰자는 모토 아래 각 교단들
이 동조함으로서 그 신학적 문제나 완성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히 성도들의 신앙을 책임져야 할 교단들의 직무유기에 해
당한다. 또한 지교회들의 신앙 양심을 짓밟은 교권주의의 횡포이기도 하다.
차제에 우리 교단만이라도 ’21세기 찬송가’를 예배 찬송으로 사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어야 한다. 우리 교단이 ’21세기 찬송가’를 아무
런 검증 없이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은 더 이상 하나님을 경배하는 일에 관심
을 갖지 않겠다는 무모하고 방자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이번 봄 정기 노회
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문제 제기가 이루어져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