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석의북카페| 희열의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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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열의 공동체

<서평 조주석 실장/ 합신출판부 press@hapdong.ac.kr>

마르바 J. 던 지음/이종태 옮김/신국판/340면/복 있는 사람/2004.3발행

1983년 어느 통계에 따르면, 세례교인 300인 이하인 교회가 전체의 74%라고 
한다. 옛 자료라서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지나칠 만도 하지만 “여전히 작은 
교회가 한국 교회의 대종이다”라고 지적하는 분도 있다. 이런 작은 교회의 
엄존을 현실로 삼아 성장 정체를 맞이한 한국 교회가 지금 반성해야 할 부분
이 어디인지 차곡차곡 꼬집은 그늘에 가린 빛 바랜 책도 있다.

『작은 교회가 더 교회답다』가 그런 책이다. 책제목만 보면 굉장히 도발적이
다. 하지만 이 책으로 내가 부끄럽기도 하였고 또 그분이 부럽기도 했다. 이
런 생각들이 뇌리를 떠나지 않고 맴돌고 있을 때 더하여 읽은 책이 있다. 

『희열의 공동체』(Truly the Community, ⓒ 1997)라는 책이다. 서체가 작아 
읽기는 좀 불편했지만 전자의 
책 내용을 더 구체화한 제2부쯤 되는 책이라고
나 할까? 물론 저자는 다르다.

내용으로 이제 더 들어가 보자. 본서는 로마서 12장 전체를 차곡차곡 풀어내
고 있다. 저자는 본문과 진지하게 씨름하고 또 공동체에 대한 개인의 이야기
들도 들려준다. 이런 과정을 통해 관계의 중요성이 큰 그림으로 그려진다. 모
두 21절로 된 본문은 더 세분되어 본서에서는 31장으로 묶인다. 

저자는 목발에 의지하며 또 시력장애로 한 눈도 보지 못하는 여성으로서 아름
다운 공동체를 이끄는 지도자요 성경교사요 캐나다 리젠트 대학의 교수이기
도 하다. 이러한 자신의 개인 생활 이야기들을 대목 대목 담고 있다. 그것은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가 추상적일 수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
는 이유이다. 그 타당한 근거는 이렇다. “고대 사람들은 신앙이 깊은 차원
의 개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지극히 개인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을 현대인들보다 훨씬 더 잘 이해하고 있었다”(15쪽). 

큰 그림으로 그린 관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또 다짐해 보는 시간
이었다. 아마 이 책을 읽는다면 내 말에 끄덕끄덕 하실 것이다. 물
론 이 관계
의 중요성이라는 가치가 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결코 새로 발견한 것은 아니
다. 그렇더라도 효율성과 성공을 쫓는 목회자가 적지 않고 또 그런 잠재적 수
효도 무시 못 할 우리의 현실일진대 이런 가치는 소중히 여겨져야 마땅하다.

사실 인격성과 구체성, 자발성이라는 특징은 작은 교회라면 몰라도 큰 교회에
서는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점들 아닌가? 그렇다고 작은 교회가 그 특징들을 
다 잘 드러내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익명성을 띄기 쉬운 큰 교회에서는 그
런 특징들이 수면 위로 오롯이 올라오기는 어렵다. 그런데 이 책은 작은 공동
체의 그런 친밀하고 깊은 관계들을 잘 드러낸다. 

요사히 큰 교회들이 이를 반성하며 그 대안을 찾고 있다니 참 다행이다. 교
회 내 소그룹 모임이 그런 단적인 예로 보인다. 놓친 관계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있는 현실의 반영이다. 그런데도 여러 가지로 헉헉대는 작은 교회들
은 이를 알고도 역행하려 한다. 교회의 본질은 ‘성도의 교통’이다. 이것은 
역사 대대로 진리였다. 그리고 우리 주님이 이 땅에서 찾으시는 교회상이다. 
이만 하면 우리 주님의 눈치쯤은 우리가 볼 줄 알아
야 한다.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다 보면 율법주의, 사회복음주의가 틈을 엿볼 수 있
다. 하지만 본서는 큰 틀에서 보면 그런 위험성은 희박하다. 신자의 행함이 
철저히 하나님의 은혜에 속한 것이라고 저자가 딱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독
자가 잊을 만하면 은사들이 하나님의 은혜에 기초한 것이라고 할머니처럼 이
야기하고 또 이야기한다.

작은 교회가 70%도 넘는 우리 현실일진대 이 두 책은 서가에 꽂아둘 만하다. 
그 책을 펼 때마다 우리 자신을 스스로 매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