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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과 하나님의 계획

서평-조주석/ 합신출판부 편집실장

<김남준/신국판/384면/부흥과개혁사/12,000원/2004년 3월>

우리가 이룩한 경제 성장을 세계는 모두 다 놀라워한다. 또 부러워하는 나라
들도 적지 않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우리는 가난했다. 하지만 이제 한
국 경제는 거품이 끼여 있다고 지적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밤하늘에 빨갛게 물든 십자가로 대표되는 예배당도 우리만큼 많은 나라는 없
다.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신학자나 목사님들이 이 기이한 현상에 놀라워하
고 또 칭찬한다. 교회도 많고 목사도 많고 신학교도 많고 해외선교사도 많고 
열심도 대단하다. 하지만 냉정히 따질 때 한국교회에 거품이 상당히 끼여 있
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거품이 낀 경제나 교회를 놓고 우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아야 하는가? 물
론 이 자리는 경제를 논하는 자리가 아닌 까닭에 교회만 대상으로 삼겠다. 교

는 사실 구원받은 무리들이 하나를 이룬 하나님의 거룩한 사회이다. 이 세
상과는 분명히 구별되는 존재요 사회적 실체이다. 따라서 구원과 아무 상관없
는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교회라면 이름은 교회여도 하나님의 교회일 수는 없
다. 아마도 한국교회의 거품을 논하자면 문제점이 여기에 있을 것 같다. 그 
핵심 사안은 구원이다.

구원은 무엇인가? 왜 구원은 필요한가? 구원은 누가 계획하고 주는 것인가? 
김남준 목사의 <구원과 하나님의 계획>은 이런 물음에 답변을 하고 있다. TV 
토론장에 나와 한 것이 아니라 시무하시는 교회에서 한 것이다. 2003년 고난
주간에 교회 사경회에서 시작하여 약 16주간에 걸쳐 전한 설교로써 그 교인들
에게 답한 것이다. 

구원이란 무엇인가? “구원이란 … 절망적인 영혼의 죽음의 상태로부터의 구출
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과 화목하고 생명적인 관계를 다시 회복
하여 창조 목적을 따라 존재하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71쪽). 즉 구원이란 
하나님께서 주시는 새로운 삶의 시작이요 과정이다. 구원이란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죄인으로 인정하고 사죄를 받는 것이요 하나님
의 말씀에 따라 
거룩한 삶을 살게 해 주시는 것이다. 

구원은 사죄와 성화이다. 하나님은 이러한 삶을 인정하시고 받아주시고 기뻐
하신다. 하지만 구원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구원은 영화를 포함한다. 우
리 주님과 같은 부활의 몸을 입는 영화에서 완성된다. 그래서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롬 1:16)이다.

본서는 대체로 이런 내용들을 담고 있는데, 죄와 사죄의 관계 문제를 잠시 생
각해 보자. 죄가 없는 개인이나 사회나 나라는 없다. 죄는 재판으로 그 형벌
의 경중도 가려진다. 대선자금으로 드러난 볼썽사나운 치부가 법의 심판대 앞
에 놓인 현실이 매스컴을 통해 구구절절이 보도되고 있다. 이전 같으면 상상
조차 할 수 없는 사법권의 독립성이 드러나 뿌듯함도 있다. 하지만 이런 사법
기관보다 높은 판단의 잣대도 있다. 인간의 도덕적 양심이다. 이 기준에 따
라 한 점 부끄럼 없는 깨끗한 사람이란 아무도 없다는 말에 수긍이 갈 것이
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성경의 다음과 같은 선언에 선뜻 수긍하려 들지 않는
다. “기록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 선을 행하
는 자는 없나니 하
나도 없도다”(롬 3:10,11). 죄가 하나님과 관련된 것이라고 하면 어쩐지 찜찜
해 하고 등부터 돌리고 싶어한다. 이것이 현대인이 갖는 특징이요 욕구요 어
두움이다. 하지만 그것은 오래 전부터 있어온 일이라고 시편기자는 지적한
다. “어리석은 자는 그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도다 저희는 부패하
고 소행이 가증하여 선을 행하는 자가 없도다”(시 14:1). 이런 현대인을 향
해 설교자는 죄의 실체와 그 무서운 형벌을 들이대어 죄인이라 자복시키고 하
나님의 은혜의 구원을 선전해야 한다. 하나님의 사죄의 은혜를 구하게 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죄를 추궁하는 식의 협박조 설교는 성경의 태도와 거리가 
멀다. 죄를 깨달을 수 있게 전해야 한다.

이 글들을 처음부터 읽어온 독자들에게 이제 한 가지 밝히고 싶은 바가 있
다. 그것은 복음이 무엇이냐 하는 문제를 풀어내려고 <복음이란 무엇인가>(1
월), <그리스도의 십자가>(2월), <신약에 나타난 부활>(3월), <부활>(4월)과 
같은 여러 책들을 소개해 왔다는 점이다. 이러한 책들은 그리스도께서 우리
를 위해 십자가에 죽으시고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
아나신 사실, 그리스도
의 구속 곧 복음을 풍부히 다루고 있다. 

이 복음을 믿고 고백하는 무리의 수가 더 늘어난다면 교회에서 거품은 사라
질 것이다. 본서는 저자의 시무하는 교회가 그런 교회로 서기를 원해서 가르
친 설교였으리라 그려 본다. 우리 곁에 이러한 목회자와 교회가 더 늘어나기
를 주님께 한구석에서나마 빈다.